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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여행 3712일째 2025년 8월 18일(월) 송도/맑고 무더움

천일여행 3712일째 2025년 8월 18일(월) 송도/맑고 무더움 61/231 한국살이 137일차지난밤에도 잘 자고 아침을 맞이했다. 자는 중에 더위 때문에 깨서 에이컨과 실링팬을 켜고 조금 더 편하게 자고 일어났다. 올리브오일을 먹고 스트레칭을 했다. 몸이 묵직했지만 꼼꼼히 스트레칭을 마치니 훨씬 좋아졌다. 당근과 사과의 생식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쾌변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장비를 챙겨 집을 나서 자전거를 끌고 센트럴파크로 가니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적은 편이었다. 자전거를 타기 전 선선하다고 느꼈는데 바퀴가 거듭 될수록 습함으로 몸에 땀이 많이 났다. 운동을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빵과 치즈, 커피 등으로 아침을 먹고 잠시 쉬다가 어머님과 통화를 했다. 지난 토요일 집으로 올 때 ..

천일 여행 2025.08.18

천일여행 3710일째 2025년 8월 16일(토) 아침/강화/맑음, 점심부터/송도/맑음

천일여행 3710일째 2025년 8월 16일(토) 아침/강화/맑음, 점심부터/송도/맑음 61/229 한국살이 135일차어제 시골을 가고, 오는 길에 졸음이 쏟아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졸거나 자지 않았다. 지다 졸던 어머님이 "졸지도 않네."라는 말씀에 "옆에서 운전하는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지요."라며 참았다. 그리고는 저녁에 잠사리에 들었는데 오랜 여행의 고단함 때문이었는지 화장실에 자주 가지 않고 곤하게 잤다. 6시 30분 조금 전에 몸을 일으켰는데 어머님이 일어나지 않으혔다. 방문이 열려있어 슬쩍 보니 침대에 누워 주무시고 계셨다. 궁금했지만 지난번처럼 두려움에 다가가지 못하다가 요가매트를 들고나와 깔고는 어머님 방으로 가서 “어머님!”하고 흔들어 보았다. 그랬더니 큰 숨을 쉬고 코가 벌렁거린다. 안도..

천일 여행 2025.08.16

천일여행 3709일째 2025년 8월 15일(금) 강화/맑음, 어쩌다 소나기

천일여행 3709일째 2025년 8월 15일(금) 강화/맑음, 어쩌다 소나기 61/228 한국살이 134일차 열심히 잘 자고 6시에 일어났다. 더위 때문에, 동생이 거실에서 자고 있기에 불편했지만 열심히 자고 일어나 나오니 어머님이 내게로 다가와서는"콩물 줄까?""어머님, 저 눈 좀 뜨고요."라며 손사래를 치고는 화장실에서 물로 입가심과 눈 닦기를 마치고 요가매트를 들고 나와 스트레칭을 했다. 스트레칭을 시작할 때 어머님께 콩물을 달라고는 스트레칭을 했다. 마치고 콩물을 먹는 중에 어머님은 아침준비를 하고 계셨다. “동생이 밥을 먹겠다.”고 해서 준비 중 이라며 내게도 죽을 먹자고 반 강요를 했다. 아버지 납골당을 들려 어머님 친정(내가 실제 태어난 곳)까지 가려면 오랜 시간 자동차를 타면 멀미가 있을 ..

천일 여행 2025.08.16

눈물

눈물 아버지가이 세상을 떠나셨을 때못 울었다아니, 못 울었다기 보다는울지 않으려 애를 썼던 것 같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떠남이실감이 나지를 않은 데내가 운다는 것은사실로 믿어야 하는 것 같아울지 않으려 참았던 것 같다 염을 하면서얼굴을 잡은 손을 통해냉기가 나에게 전해졌을 때도울다가 억지로 참았다그러면 현실이 되지 않을 것 같은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하루, 이틀 그렇게 날이 지날수록현실로 받아들여야 했다때때로 아버지의 부재를 자각할 때많이 울었다 그렇게 눈물이 많아졌다나이 들어 많아 진 건지그 때 울지 않아서인지알 수 없지만눈물이 많아진 건 현실이다 만일그 때참지 않고 그냥 울어 버렸음지금 눈물이 덜 했을까 August 7 2025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괜찮아. 나한테 불이 있어.인선이 있는 쪽의 어둠을 향해 나는 말했다. 상체를 ㅇㄹ으켜 주머니 속 성냥갑을 꺼냈다. 거칠거칠한 마찰면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거기 성냥개비를 부딪치자 불티와 함께 불꽃이 일었다. 황 타는 냄새가 번져왔다. -본문 3부 불꽃 중에서- 성냥으로 불을 켜서 어둠을 밝힐 때 눈으로는 밝아오는 주변을 보지만 코로는 황 냄새가 난다. 너무도 알고 있는 냄새지만 잊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으로는 읽고 있지만 마음으론 무언가 갈망하는 것이 있었지만, 그래서 어려운 방언을 일고 또 읽으며 장을 넘기다 위 본문의 ‘황 타는 냄새가 번져왔다.’라는 문구에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왜 그랬을까? ‘우듬지’ : 나무의 꼭대기 줄기를 의미하는 ..

책을 읽고 2025.07.18

소년이 온다-한강

소년이 온다-한강 네 중학교 학생증에서 사진만 오려갖고 지갑 속에 넣어놨다이. 낮이나 밤이나 텅 빈 집이지마는 아무도 찾아올 일 없는 새벽에, 하얀 습자지로 여러번 접어 싸놓은 네 얼굴을 펼쳐본다이. 아무도 엿들을 사람이 없지마는 가만가만 부른다이. ······동호야 -본문 [꽃 핀 쪽으로] 중에서- 이 책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났던 10일간의 광주민주화운동에서 ‘동호’라는 이름의 중학교 3학년이 중심이 된 사실적 소설이다. 위의 본문은 소설의 거의 끝 부분에 있는 소년의 어머니가 서른 살에 낳았던 막둥이가 죽고 난 후에 아들에 대한 사무침과 그리움의 탄식으로 보여 진다. 보관하고 있는 사진이 중학교 학생증에서 오렸다는 것으로 소년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고 ‘아무도 찾아올 일 없는 새벽에’라는 ..

책을 읽고 2025.06.24

엄마는

엄마를 찾는 길도착 30분 전에 전화를 걸었다엄마 저 밥좀 주세요꼭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내가 감을 알릴 겸그냥 가면밥 차린다 허둥대지 마시라무슨 반찬이 이리도 많아요응 너 많이 먹으라고그런데 이것 하고 이건어제 네 할머니와네 아버지가 와서밥 달라기에 만든거다두 분 다녀가셨어요?응 갑자기 와서 밥 달라곤차렸더니훌쩍 갔어말도 없이그냥 갔어아버지 17년할머니 10년넋이 되신 햇수그럼에도 불구하고엄만 그 넋을 맞이한다내 엄마 어떻하냐파도에 아스러지는 모래성처럼내 맘이 무너진다April 23 2025

흰-한강

흰-한강 “딸은 낳아 보지도 못했어요.” 나는 1959년 11월생이다. 그리고 이 글은 2025년 4월 23일에 쓴다. 그러니까 내 나이 65세다. 1963년 우리 가족이 소사에 살고 있던 때의 일이다.11월의 하루 새벽 내 엄마는 자고 있던 나와 내 동생을 흔들어 깨우고는 윗목의 구석진 곳에 이불을 개서 “거기서 꼼짝 말고 있어”라는 엄포를 놓고는 애를 낳았다. 아들과 딸 두 동생을 낳은 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할머니가 와서는 물을 끓여 두 아기를 씻기고 흰 천으로 감쌌다. 내 나이 네 살,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그러니까 거의 62년 가까이 된 일이다. 기억은 갑자기 아버지의 고향 할머니 집이다. 엄마는 두 아기가 울 때면 번갈아 젖을 물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 하나가 세상을 떠났다. 엄마..

책을 읽고 2025.04.23

친구가 떠났다

친구가 떠났다 입관 직전 조심을 다해 얼굴을 감쌌다떨리는 손바닥에 차가움이 전해왔다팔로 몸으로 밀리는 싸늘함은 발끝을 시리게 했고마음은 감당하기 버거운 슬픔이 넘쳤다 권식씨 만나는 날이면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어요만나고 집에 들어설 때 상기되어 있었고대화가 되는 친구라고 그래서 좋다고 했어요 고인의 신원 확인을 위해 안치실로 가는 길에친구의 와이프가 했던 말이다 나이 오십줄에 사는 곳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있을 즈음한두 달에 한 번씩 거의 정기적으로 만나 삶을 나누던 베프는 홀연히 떠났다 권식이형, Y형이 죽었어요농담인 줄 알았다친구와 나나에게 연락을 준 후배 등 셋 우리는 애틀랜타에 산다두어 달 전 만나 저녁을 먹으며비슷한 시기에 한국방문을 알게 되어한국 가서도 만나 맛있는 거 먹자했었다그런데 한국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