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기계시대
“어느 학군으로 이사하면 알파고(高)에 보낼 수 있나요?” 지나친 학구열과 인공지능 컴퓨터의 대표주자처럼 등장한 기계를 조합해서 만들어진 유머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초 한국 발 지구는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바둑대결로 논란과 열기를 더했다. 지금까지 컴퓨터가 어렵다고 한 몇 가지 대표적인 것이 원중율(π)과 바둑이었다. 원주율은 계산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19x19칸으로 된 바둑은 경우의 수가 10억이 넘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수순을 한 번도 없을 정도의 확률로 컴퓨터로 쉽게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바둑의 9단은 입신(入神)이라고 하여 신의 대열에 올라 선 것으로 표현할 정도로 수가 많은지 예상할 수 있다. 이세돌은 한국이나 세계 랭킹 1위가 아니지만 입신의 대열에 있는 9단 중 가장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바둑으로 이번 대결에서 컴퓨터의 상대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대결에서 컴퓨터가 사람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이세돌이 5승, 어쩌면 4승 1패정도로 예측하였지만 결과는 그 반대로 알파고가 4승 1패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컴퓨터에서는 ‘무어(Moor)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Moor는 PC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CPU(중앙연산처리장치)의 가장 큰 회사인 인텔의 창업자로 간단히 표현하면 약 1년 8개월 만에 기술이 두 배로 발전한다는 공식이다. 이런 설명으론 별로 실감이 나질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 이전의 기계시대는 산업혁명으로 이야기되는 증기기관의 발명이다. 증기기관은고 100년 동안 지구의 기계를 지배하였고 생산성 향상은 두 배 조금 넘었다. 사람의 100미터 달리기 속도는 지난 백년간은 물론 앞으로 백년이 지나도 지금의 두 배는 절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초반을 지나는 지금 컴퓨터로 인한 기계는 매 18개월마다 두 배의 성장을 하는 것이다. 이에 의하면 앞으로 18개월 찍힐 사진은 지금까지 찍힌 사진의 두 배 이상의 양이 될 것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저장되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세계의 모든 컴퓨터가 오늘 가지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데이터는 앞으로 18개월 내 두 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며 이제는 어떤 우수한 바둑천재도 앞으론 컴퓨터를 일방적으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1년 8개월 내 지금까지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사람보다 실력이 두 배는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사물인터넷이라는 신종어가 종종 등장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많은 것들을 컴퓨터와 인터넷을 연결하여 사용될 것을 설명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팔이나 허리에 찬 조그만 기기는 매일 운동하는 양이나 맥박, 스트레스 지수 등을 감지하는 센서로 활동량을 기록하여 하루 혹은 일정기간 동안 얼마나 운동하며 건강에 도움을 줬는지 확인하게 하는 것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로 집안의 히터, 에어컨, 습도나 가전기기 등을 감지하여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확인으로 원격에서 조절하는 것은 물론 자녀들이나 손자 손녀들이 유치원,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우리는 것이나 어떠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사물인터넷의 한 부분이다.
이 같은 현상으로 어떤 이들은 이제 컴퓨터가 인간도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기는 했지만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결에서 내리 세 판을 지고는 “인간이 컴퓨터에게 진 것이 아니라 개인 컴퓨터에게 패배한 것이라”는 인터뷰를 하였다.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연구가 중 한 분인 스탠포드 대학의 제기 캐플런 교수는 이세돌보다 알파고가 바둑을 잘 둔다고 해서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었다’라고 할 수가 없다고 단적으로 이야기한다. 단지 반복해서 하는 것은 기계가 사람보다 잘 할 수 있고 그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물류업체인 아마존은 많은 일을 컴퓨터와 로봇이 함으로써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트럭자동차 운전을 기계가 대체하여 쉬지 않고 운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계는 노조도 없고 임금을 올려 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기에 회사들이 쉽게 옮겨갈 것으로 추측한다.
앞으로 누가 바둑의 챔피언이 될 것인가? 10여 년 전 서양장기 체스에서 그랬듯이 사람과 컴퓨터의 조합이 왕좌가 될 것이다. 많은 직업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계와 공조하는 사람이 오래 동안 자기 직업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이가 들어, 나는 컴퓨터 문외한이라, 내 직업은 철밥통이야’라고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18개월 뒤 컴퓨터가 ‘자리 내놔’ 하기 전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April 8 2016
'그리메의 컬럼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희들은 모르지 (0) | 2016.04.14 |
---|---|
그곳엔 빨간 등대가 있다 (0) | 2016.04.14 |
꽃피는 봄이 오면 (0) | 2016.04.14 |
그 계단 (0) | 2016.04.14 |
이따 만큼 내 땅 (0) | 2016.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