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427일째, 2016년 8월 20일(토) 애틀랜타/맑음

천일여행 427일째, 2016년 8월 20일(토) 애틀랜타/맑음

 

온도가 그리 높지는 않겠지만 습도가 97% 라고 하더니

클럽에 도착해 30여분 연습하는데 목줄기를 타고 땀이 줄줄 흐른다.

다음 주 토너먼트를 대비해 폭과 스피드를 올려 스윙을 하니 땀이 더 흐를 밖에······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에 함께 골프를 했던 Yang Kim 선생님이

“곽 사장이 나를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아요. 내가 요즘 자기보다 잘 치니까 자꾸 견제 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최근에 김 선생 실력이 많이 늘어 곽 회장보다 잘 치는 경우가 많으니까

견제를 하는 것은 물론 약간 심통을 부리는 것도 볼 수가 있었다.

주말이면 나와 가장 많이 플레이를 하는 안 사장이 비슷하다.

물론 나도 ‘못 치면 어떻게 하나?‘하거나 그가 잘 치면 경쟁심도 있지만

안 사장의 경우 정도가 심한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도 첫 홀에 그가 파를 하고 나는 보기를 했을 때 약간 속상했었다.

하지만 ‘내 경쟁은 그가 아니라 내 자신이고 오늘은 내주 토너먼트 준비를 위한 연습위주다’라는

스스로의 다짐을 하고 나서 두 번째 홀부터 이내 경쟁심은 사라졌다.

두 번째 홀에서 그가 파, 나는 보기를 했지만 ‘오늘은 더블보기 없으면 된다’는 재 다짐

 

네 번째 홀, 파 5에서부터 조금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최근에 안 사장 드라이버 거리가 많이 늘었다.

오늘 함께한 곽 회장이 “저 친구 꾸준히 연습하더니 많이 늘었어” 할 정도로 늘었지만

드라이버 샷 거리 또한 열 번에 아홉은 나 보다 길다.

네 번째 홀 역시 드라이버 샷이 나 보다 많이 길은 데다

내가 세컨 샷에 탑 볼이 나면서 굴렀고 그는 잘 쳐서 서드 샷에서는 100야드 이상 차이가 났다.

4번 하이브리드로 잘 쳤지만 도저히 그린에 올릴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그린 앞에 멈췄다.

안 사장은 쉽게 서드 온을 해서 쉽게 파를 할 수 있는 상황인데

약간 뒤땅을 쳐 온 그린을 못했다.

결과는 둘이 함께 4 온을 했지만 나는 1퍼팅으로 파, 그는 2퍼팅으로 보기를 했다.

이후에 안 사장의 견제와 방해가 시작되었지만 나는 그야 말로 더블 보기 안 하는 'my way'

그 사이 안 사장은 두 홀 연속 더블 보기를 하면서 자멸하면서 한 참을 뒤로 처졌다.

남자들 이란 게 참 묘해서 지기 싫어하는 습성 때문에

좋았던 사이가 벌어지곤 하는 경우가 많다.

뒤로 갈수록 서먹해 지면서 조금은 씁쓸하게 골프를 마쳤다.

마치면서 “한 달 뒤 봅시다”라고 했더니

마지못해 “다음 주 토너먼트 잘 해요. 내가 점수를 주시 할 거야”하는 표정에 밝지는 않았다.

에궁 남자들이 이래서 나이 들수록 여자들한테 혼나며 산다니까...

암튼 오늘 목표로 했었던 ‘Double boggy free' 달성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귀가했다.

 

집에 와서 토마토에 치즈 올려 마이크로웨이브에 1분 돌려 카프레제와

물을 끓여 홍삼차를 곁들여 점심 대용으로 먹으면서 아해와 영상 통화를 했다.

어제 저녁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머리가 아프다는 아해는

오늘 낮에도 좀 자기를 기대 했지만 박인비가 금메달을 딴 올림픽 여자 골프 중계를 보느라

잠을 자지 못했다며 툴툴~, 그러다 약 먹고 잘 자보겠다고 일찍 침실로 갔는데 어떨지....

 

저녁은 삼치를 굽고 있던 김치찌개, 고추마늘짱아지와 생고추를 반찬으로 현미찹쌀밥, 잘 먹었다.

지난 5월 한국에 갔을 때 맞췄던 안경이 태가 부러져 수리를 보냈었는데 오늘 돌아왔다.

새것을 끼웠는지 수리를 했는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깨끗하다.

참 먼 길 다녀왔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