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623일째, 2017년 3월 4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3. 5. 10:26

천일여행 623일째, 201734() 애틀랜타/맑음

 

어제 몸이 약간 좋지 않아 아스피린을 먹고 뒹굴다 잠자리에 든 시각이 10시경,

아침 7시까지 몇 번을 깼다 자다를 반복했다.

그래도 오래 누워 있어 그런지 몸은 많이 개운해졌다.

 

흐느적거리며 잠자리를 정돈하고 창의 블라인드를 올리니 붉은 여명이 시야를 잡는다.

날씨는 좋은데 온도는 낮은가 보다하면서 TV를 켜니 아니나 다를까

어제보다 온도가 더 내려갔고 평균최저기온보다 5도 이상 차이가나는 32, 얼었단다.

커피를 준비하고 아침 운동을 하는 사이 해는 기지개를 마치고 세상을 밝혔다.

침대에 누워있던 530분경 옆구리가 결려 몸을 뒤틀었었는데

아침운동을 하면서 비틀며 풀어내는데 그냥 늘어지고 싶은 게으름이 방문하였다.

 

오랜만에 치즈와 과일 잼을 발라 빵을 준비하고 아보카도 반 개에 커피까지로 아침,

코스가 얼어 늦어졌다는 이메일이 늦장을 부리며 여유를 찾게 한다.

참 이상하지?

늦장부릴 수록 더 늘어지는 거

 

아침에 얼어 늦어진다는 이메일 직전에 우리 그룹에 Yank Kim이 들어왔다는 이메일이 왔었다.

따라서 오늘은 넷이 플레이를 하게 되었는데 모두가 부지런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한 시간 늦어진다는 이메일이 있었음에도 불구 이른 시간에 모두 모이게 되었다.

연습을 하려는데 Starter가 오더니 지금 나가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피칭웨지로 겨우 5개의 볼을 치고 바로 출발하였다.

아마도 우리 앞의 어떤 그룹이 춥다는 이유로 취소를 했거나 늦장을 부렸나 보다.

우리 원래 시간보다 30분 늦은 10시에 운동을 시작하였다.

곽 회장과 김 선생의 늦은 플레이 때문에 5번 홀 티 박스에 올라섰을 때

마샬이 오더니 10분 늦어지고 있다며 노란 깃발을 카트에 부착하려 들었다.

뒤를 따라 오는 팀에서 거의 매 샷을 기다리다보니 전화를 건 것으로 추측된다.

시간을 보니 대략 5~6분 늦어졌기에 10분은 아니라며 경고 깃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였더니

약간 Speedup 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이후에 한두 샷은 마음이 상해 실수를 하였지만 이내 안정을 찾아 전반9을 마쳤을 때

늦었던 시간 모두를 Catch up하고도 10분을 당겼다.

 

10번 홀 세 번째 샷에 약간 훅이 나면서 벙커 왼쪽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는데

곽 회상이 그쪽으로 카트는 몰고 간 후 내가 가 보니 볼이 없다.

기분이 너무 상한 상태에서 칩 샷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린 위에서

곽 회장과 안 사장이 퍼팅을 주고받으며 떠들고 있어 다시 기분이 확 잡쳤다.

칩 샷을 일부러 다른 벙커 쪽으로 치면서 기분 나빠하는 표정을 하자

그리곤 "I'm over"하면서 마무리하지 않자 그것을 보고 있던 김 선생이 미안한 표정을 하면서

자기가 공을 줍겠다고 하자 안 사장이 알아차리고 자기가 얼른 뛰어가 벙커에서 공을 꺼낸다.

카트로 걸어가며 안 사장! 이런 식으로 하면 난 간다. 이게 무슨 매너냐?”라고 했더니

미안, 미안하며 나를 말렸다.

분명 이야기 하지만 한 번만 더 이런 매너 보이면 함께 안 한다고 하자 얼굴이 벌개 진다.

이후 계속 좋지를 않다가 마지막 홀에서 또 다른 사건이 생겼다.

두 번째 내 샷이 조금 감기긴 했지만 아주 잘 날아갔다.

위에서 보며 내려가면서 나름 좋은 곳에 공이 있어 잘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기대로 가는데

곽 회장이 카트를 운전하며 자기 볼 있는 곳으로 갔다가 내 볼 위치로 오더니

내 볼이 김 선생 볼이라며 다시 자기 볼 위치로 돌아간다.

분명 내 볼인데 둘이 그러고 떠나니 딱히 달리 할 말이 없어 그냥 두고

Drop하여 친 볼이 물에 빠졌다.

이미 마음이 상했기 때문에 잘 될 리가 없는 것,

혹시 내가 실수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김 선생이 퍼팅할 때 다시 확인하니 내 볼이 확실,

남의 볼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 볼이라고 하는 곽 회장이나

자신의 볼을 확인하지도 않고 남의 볼로 마무리하는 김 선생이나

참 딱히 할 말이 없어 그냥 말없이 마치고 안 사장에게만 저게 내 볼인데하는 말만 했다.

 

운동을 마치고 주차장에 올라 왔을 때 곽 회장 부인이 기다리고 있다가 갈려고 하기에

내가 차로 다가가

곽 회장님, 김 선생이 친 볼 제 것입니다. 확인도 안 하시고 김 선생 볼로 단정 지으세요?”

아니, 나는 잘 못 봤는데 본인이 자기 볼 이라고 하니까 그렇지요

내가 볼로 걸어 갈 때 분명 곽 회장이 김 선생 볼 여기 있네요라고 했었는데 말이다.

기가 막혀 하자 사모님이 안타까운 모습으로 나를 바라본다.

 

집에 오는 사이 안 사장이

주중에 곽 회장 사모님 만나면 주말에 따로 모시고 나가라고 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거 잘 안 될 걸하고 답신을 보내자

아마도 원수가 되겠지?”란다.

그래서 원수가 되면 안 되겠지요. 하지만 오늘 10, 15, 18번 같은 일이

또 생기면 바로 방출할 겁니다라는 회신을 보냈다.

15번에서 퍼팅을 하려는데 대충 퍼팅을 마친 곽 회장이 김 선생에게 걸어가면서

뭔가 쉬지 않고 계속 떠들다가 내가 퍼팅을 마치자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 선생이

누군가 퍼팅을 하는데 떠드는 사람이 있더라구요하기에

떠들기만 합니까? 퍼팅라인을 밟지 않나,

퍼팅 어드레스를 마쳤는데 앞으로 지나가기 까지 하는데요라고 하자

곽 회장이 미안 합니다. 내가 잘 못 했어오라며 지나간다.

 

내가 연세 드신 분들과 골프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매너가 나쁜 것은 견디지 못한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

정말 이러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래가지 않아 내 티타임(Tee time)에 못 들어오게 할 것 같다.

 

집에 와서 치즈를 바른 빵에 씨리얼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아이언 클럽 헤드커버에 단추를 달았다.

며칠 전 단추를 실로 꿰매려 하다 Snap in으로 하는 단추를 주문했는데 오늘 왔기에

오렌지색으로 골라 작업을 완료하였다.

 

Costco에서 메일이 왔는데 Membership fee를 내지 않았다며 Late fee $25

이자까지 $2.50까지 합쳐 $192을 내라는 Statement가 왔다.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 Bill을 받은 일도 없었고

Costco에 갔을 때도 Membership fee 내라는 말도 없었다며 항의를 하자

미안하다며 모두 waive 해 주겠다며 오늘 내라고 한다.

마음 같아서는 Member card를 취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 봐야 득 될게 없었다.

Fee를 지불하는 선에서 마무리하였다.

 

김치콩나물국, 야채전, 동태전, 조개젓 등으로 저녁을 먹고 빨래를 널고

싱가포르에서 하는 LPGAYou Tube로 보면서 토요일 저녁을 보냈다.

오늘 하루도 그런대로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