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152일째, 2018년 8월 15일(수)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8. 8. 16. 08:08

천일여행 1152일째, 2018815() 애틀랜타/맑음

 

아해에게 가는 날

드디어 그 날이 되었다, 아해에게 가는 날

오전의 일과는 여느 날과 똑 같았다.

아해의 모닝콜에 몸을 일으켜 간단한 아침을 먹고 스트레칭에 집을 나서 골프장으로 향했고

연습장에 들려 잠시 연습볼을 치곤 Pines 1번 홀로 갔다.

오늘 함께 한 멤버들은 Dr. Fang부부와 Yang Kim 등 넷이,

9홀만 할 예정으로 시작하면서 오늘은 시간 꽤나 걸리겠구나.’였지만

그보다 힘들었던 것은 템포를 맞추기 어려워 자꾸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지치는 속도가 빨라져 9번 홀에서는 꼭 18홀을 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Air CompressorPush Cart를 청소 할 것을 기대하였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No working,

손으로 대충 털어 내고는 따스한 물로 샤워할 것을 기대하였지만 No hot water,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는 데 어찌나 차갑게 느껴지던지 나중엔 한기를 느끼며 마치곤

샐러드를 Togo해서 사무실로 가는데 코가 막히면서 감기가 문턱에 온 듯 목까지 잠겼다.

 

사무실에 도착 점심을 먹고는 필요한 Checks 발행해 서명하곤 집으로 출발,

집에 도착하는 데 어찌나 고단하던지 얼른 자고픈 생각에 아해와 통화를 마치고

바로 의자에 앉아 잠을 청해봤지만 집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혀

벌떡 일어나 냉장고에 있는 떡에 고등어자반, 그리고 자두, 치즈 햄 등을 챙겨 넣고

무게를 재가며 가방정리를 끝냈을 때 세탁기가 자기 할 일을 마쳤다며 부르기에 빨래 널기,

가방과 Tag를 사진 찍어 아해에게 보내곤 바로 통화를 하였다.

아해는 잠자리로 향하고 빈 박스를 정리해서 버리면서 생각은 공항을 어떻게 갈까?

가방이 크고 2개나 되어 택시를 탈 생각으로 도로상황을 확인하니 온통 짙은 빨강이다.

결국 Marta를 타기로 하고 큰 가방을 밀며 집을 나섰다.

 

Marta를 탔으니 공항까지 도착은 순조로웠고 Ticketing까지도 No problem,

Securityaks 생각하면 긴장이 되고 마음이 콩닥콩닥하는지?

3개의 Line 중 하나를 선택해 줄의 꼬리를 따라 한 참 가는 데

"Turn around another line, please"

이건 또 뭐람? 하는 사이 앞에 사람이 왜 그러냐고 따지듯 물으니 짐 검사 기계가 고장이란다.

에궁, 줄을 잘 서야 한다니까

돌아서 처음에 가려고 했던 줄을 섰는데 나와 비슷하게 들어온 사람들은 벌써 기계를 통과한다.

줄 한 번 잘 못 섰다가 killing time'

정말 내 몸에는 뭐가 있는 걸까?

자주 그렇듯 화면엔 왼쪽 옆구리부분과 오른쪽 사타구니부분에 사각으로 표시 되어있다.

다른 날 보다 한 나 늘었군.’

주머니나 허리에 Metal 같은 거 있느냐는 물음에 단호히 "no!'

기분 나쁠 정도로 고무장갑을 낀 두 손으로 허리와 사타구니부분을 샅샅이 훑는다.

그리곤 그동안 한 번도 안 하던 여권을 보자더니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다

이미 만기가 된 알제리아의 비자부분을 뚫어지게 보더니 돌려주고 손을 내밀란다.

Wet paper로 손바닥을 씻듯 문질러 기계에 넣고 또 한참을 기다리다 "Ok you can go".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은 그냥 내 맘이 그런가?

잘못 할 것도 없는데 이게 뭐람~‘

정말 내 몸에 Metal이라도 들어있는 건가?

 

아해에게 가는 날 마음은 이미 수 없이 다녀왔는데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라운지에 앉아 간단한 저녁을 먹으며 쉬고 있다 보니 실내를 비추는 그림자가 길어진다.

이제 비행기를 타면 파리에서 아침을 맞이하겠지?

 

아하에게 가는 오늘 이렇게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