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212일째, 2018년 10월 14일(일) 강화/맑음

송삿갓 2018. 10. 15. 10:48

천일여행 1212일째, 20181014() 강화/맑음

 

한국도착 4일차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만큼 이르게 잠에서 깬다.

하지만 깨는 시각이 조금씩 늦어지는데 오늘은 4시경에 깨서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은 일요일이기에 동생과 함께 교회를 가기로 한 날이다.

동생과 교회는 전혀 관계가 없을 듯하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오늘 그 이유를 조금 알았다.

어떻게 언제부터 지금의 제수씨와 함께 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운전하는

둘째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충은 짐작하게 되었다.

제수씨가 동생을 만나기 전의 두 아들 중 작은 아이가 장애자인데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의 복지시설인 예닮에 넣기 위해 1년 동안 성경 전체를 필사까지 했다는 이야기에

적지 않게 놀랬다.

형제들 중에 가장 과격하고 그래서 어린 시절 말썽도 많이 부렸기에 쉬이 이해는 안 되지만

결국 다빈이는 복지시설에 들어 갈 수 있었고 오늘 예배를 마치고 서너 시간 강화를 돌며

다빈이를 돌보는 모습이나 아이가 잘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쉬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오늘은 어머님이 강화로 이사하여 어떻게 지내는 지 조금 더 알게 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마친 어머님은 서둘러 준비를 하고 동생오기를 기다렸다

동생의 차를 타고 교회로 가서는 예배,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장애인들이 뒤섞여 식사를 하는 통에 어머님의 편하지 않음이 표정으로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그리곤 그곳에 있는 아이를 데리고 외출은 1주일에 한 번 누릴 수 있는 바깥세상을 보는 것

말고도 양아버지가 준비한 과자나 사탕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드라이브다.

물론 어머님께도 흔히 말하는 코에 바람을 들이키게 하는 즐거운 외출의 날이기도 하다.

내가 와서 아님 어머님께 강화를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함이었는지 모르지만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오랜 시간 드라이브를 하면서 강화의 명소와 크기를 즐겼다.

 

아침에 예배에 이르게 도착하여 교회 주변을 거닐자며 돌다가 교회의 밭에 뽑아놓은 고춧대를

보곤 담당하는 권사님께 어머님께 드리겠다며 고춧잎을 부탁했었는데 교회로 돌아가는 길에

고춧잎이 준비되었다는 전화를 받곤 음료수를 사 들고 교회에 도착해 다빈이를 내려주곤

교회의 집사처럼 농사를 짓는 권사님을 방문 큰 자루 2개 분량의 고춧잎과 고추를 받아들곤

답례로 음료수를 건네주니 뭐 이런 걸하면서도 좋아라 받고 어머님을 살갑게 대한다.

나보단 인간관계가 뛰어난 동생의 삶의 방식을 새삼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

 

집에 도착해 나는 힘들다며 tv를 보며 쉬는데 어머님은 서너 시간 이상을

고춧잎과 고추를 다듬으며 막내가 옆에 살면 가져다 줄 텐데를 반복하신다.

너무 많다 싶어 혼자는 다 못 드실 것 같으니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막내이모를 읊으신 게다.

어머님과 둘이 오붓이 저녁을 먹고 나는 tv에 어머님은 고춧잎에 열중하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교회 집회를 마친 동생부부가 와서는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하는 제수씨의 말에

미안한 마음과 감동이 함께 하였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기꺼이 감당하는 동생부부에 대한

것에 대한 생각이었다. 동생 부부가 돌아가고 일을 마치신 어머님과 tv를 보는데 수시로

잠에 떨어져 코를 고신다. 들어가 주무시라는 내 말에도 연속극 봐야 한다며 고집을 피우시는

어머님과 9시까지 밀당을 하다 방에서 tv를 보신다는 어머님을 뒤로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