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267일째, 2018년 12월 8일(토) 애틀랜타/비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부스스하게 느지막이 일어나 빵으로 아침을 먹고
침대에서 뒹굴뒹굴 지내다 영화 한 편 보고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유연하게 만드는 척 하다가
어제 끓여 놓은 갈비탕을 덜어 당면을 넣고 끓이다 차가운 물이 담갔던 썬 가래떡을 넣고
한 참을 더 끓였더니 훌륭하고 맛있는 떡국이 되었다.
어제 인삼을 많이 넣었던 탓에 쓴맛이 약간 있었지만 꼭 영양식을 먹는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리곤 잠시 쉬었다 욕조에 물을 받아 한 참 몸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내 존재는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나를 감싸고 있는
그래서 마냥 좋지만 실제 옆에 있지 않음에 큰 허전함으로 공허함이 더 큰 한 사람......
밖을 보면 흐린 날씨에 약한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많이 헐벗은 숲의 나무들이 더욱 쓸쓸하게 풍경을 그려내는 건 허전함을 더욱 깊게 만든다.
암튼 허전과 공허함, 그리고 멍함으로 오후 시간을 5시 알람이 울렸을 때 나갈 채비를 하였다.
추위에 대비해 따뜻하게 입고 두르고 쓰고 집을 나서 콘도 건물을 벗어나니
집에서 보던 것 보다 빗줄기가 훨씬 더 세차고 굵어서 놀랬다.
이미 어두워진데다 도로의 많은 물기로 불빛을 반사하니 운전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밝아야 할 때 어둡고 출렁거리는 불빛 반사로 운전의 힘들 때 나이가 들었음을 여실히 느낀다.
조심스럽게 운전하다보니 생각한 것 보다는 늦었지만 약속시간보단 10여분 빨리 도착,
진얼이와 상아는 약속시간인 6시에 정확하게 나타났다.
상아가 6 Flag에 가서 허리를 다쳐 고생한 이야기가 첫 인사의 화제일 밖에 없었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는 아직 알리지 않았지만 다음 주에 한국을 방문한다니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많은 걱정을 할 것은 분명하고 아마도 손잡고 울 것까지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움이 얽히면서 안쓰러운 탄식이 절로 나왔다.
2시간 정도 저녁을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고 생각하는 데 그 둘도 그랬으면 참 좋겠다.
늦었지만 축하한다는 카드와 함께 생일선물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
저녁에 계속 내린 비로 도로에 빗물은 더욱 많아져 곳곳에 물이 고여 물보라가 일어
운전이 쉽지 않았고 집에 도착하니 오랜 운전이 아니었음에도 급 고단해졌다.
식사를 하는 도중 한국에 잘 도착했다는 아해의 메시지가 도착해 마음이 놓였고
그 고마움을 안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도 종일 비가 내린다는 데 잘 보낼 수 있겠지?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천일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일여행 1270일째, 2018년 12월 11일(화) 애틀랜타/맑음 (0) | 2018.12.12 |
---|---|
천일여행 1269일째, 2018년 12월 10일(월) 애틀랜타/비 (0) | 2018.12.11 |
천일여행 1266일째, 2018년 12월 7일(금) 애틀랜타/흐림 (0) | 2018.12.08 |
천일여행 1264일째, 2018년 12월 5일(수) 애틀랜타/맑음, 하지만 매우 춥다 (0) | 2018.12.06 |
천일여행 1263일째, 2018년 12월 4일(화) 애틀랜타/맑음 (0) | 2018.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