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9일 째, 2015년 6월 29일(월), 애틀랜타 맑음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선선하다.
약간은 쌀쌀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아침이라
맑은 햇살이 조금 더 투명하고 밝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어머님께 전화를 한다.
“애비야!”
“네?”
“별일 없니?”
“네, 왜요?”
“어제 밤 꿈에 네가 나타나서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뭔가 열심히 먹기만 하더구나.
그래서 무슨 일이 있나 하고 하루 종일 궁금했단다.“
밤잠도 설치고 내가 전화 걸 때까지 하루 종일 얼마나 궁금하셨을까?
어머니는 나에게 전화를 걸지 안하신다.
전화기에 번호만 누르면 자동으로 걸게 되어 있는데
내가 일하는데 방해가 될까 하여 전활 안 하신다.
그래도 그리 궁금하면 전화를 하시지.
“어머님, 저 아무 일도 없어요. 걱정 끼쳐 죄송해요.”
“아니, 별 일 없으면 됐다.”
“애비야!”
“네, 어머니”
“미역냉국 해먹으니 맛있다. 너도 해 먹어라.”
“네, 그러지요”
“어떻게 하는 게 맛있냐 하면···”하며 설명을 하신다.
“미역을 물에 잘 불리고, 불리고 나면 물을 꼭 짜내고
간장에, 고춧가루, 마늘을 넣어 양념장 만들고
매운 고추 하나 잘게 썰어 넣고,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조물조물 무치고 나서
찬 물 붓고 오이 채 썰어 넣은 다음
식초 조금 넣어 시큼시큼하게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면 시원해진다.
먹을 때 식초가 부족한 듯하면 조금 더 넣으면 된다.“는 설명을 하며
“에구, 내가 옆에 있으면 직접 해 줘야하는데,
멀리 있으니 이렇게 성의 없게 말로 가르친다. 미안하다.“
“괜찮아요, 어머니. 저 요리 잘하는 거 아시잖아요.
오히려 제가 모시고 해드려야 하는데 죄송해요. 제가 잘 해먹겠습니다.“
맛있는 미역냉국을 생각하니 시원함과 군침이 돌면서도
마음은 먹먹해 진다.
이번 주에 한 번 쯤 미역냉국을 해 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천일여행의 9일차를 걷는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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