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30일째, 2015년 7월 20일(월), 애틀랜타 맑음

송삿갓 2015. 7. 21. 00:05

천일여행 30일째, 2015720(), 애틀랜타 맑음

 

위에 보이니?

천일여행 30일째라는 첫 줄

벌써 한 달이 되었다는 거야

지난주에 지금 시대에 한국 지성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이어령 교수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

‘80이 지나면 내일이란 게 없고

항상 오늘이 마감 이예요

무서운 말이기도 하지만

인간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아

우리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잖아

그래서 오늘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삶을 살자는 것 아니겠어?

 

지난 토요일에 북 클럽 모임에서 한 분이 이런 말씀도 하셨다.

내 남편은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해요.

잘 못 되었다고 그렇게 이야기해도 못 알아들어요

다행이 최근에는 조금 알아듣는 것 같기도 하고

 

천일여행을 시작하고 지난 한달

정말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다

꼭 나에게 내일이 없는 것처럼 열심히

그러다 보니 한 달이 지난거야

나에게 천일여행은 여행 이후에 잘 살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오늘을 희생하지는 않을 거야

하루하루 열심히 즐겁고 행복하게···

 

조금 부족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얼굴 마주하지 못하고

각자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라도

사랑을 이야기하며 나누고 행복과 즐거움을 함께 하겠다는 거야

물론 손잡고 함께 뒹굴지 못하는 것의 아쉬움도 있지만

그건 내일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오늘 즐겁고 행복하고

내일은 더 즐겁고 행복하기 위한 것으로 말이야

 

물론 두려움과 떨림도 있고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고갤 떨구고 한숨지으며 슬퍼하지 않겠다는 거지

날씨는 더워 조금은 지치지만

맑은 하늘이 참 보기 좋다

내 사랑의 웃는 얼굴만큼이나

 

어제는 오늘을 위해 무국을 끓였어

육수를 낼 때 생강을 조금 넣었더니

맛이 조금 강하다

그래도 약한 불에 고아내듯 잘 우려내며

오래 끓였더니 맛이 깊어,

무고 잘 물렀지만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어

씹히는 느낌도 나쁘지 않고

한 마디로 잘 끓였다고 자랑하는 거야

또 다른 메뉴 한 가지를 하려는데 잘 모르겠다

암튼 노력은 해 보려고······

 

오늘 오전은 조금 분주하다

파트너가 프랑스로 휴가를 갔잖아

그래서 파트너 컴퓨터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다

뭐가 그리 많은지 가끔은 느리다고

또 가끔은 멈췄다고 투덜거리는데

꼭 내가 그렇게 만든 것처럼 말이야

그래서 컴퓨터 청소를 하고 있지

시간이 좀 걸릴 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없을 때 해 놓는 것이 내가 편해

 

천일여행의 30일째인 오늘

맑은 하늘의 오늘

난 행복을 누리고 즐긴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