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457일째, 2016년 9월 19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6. 9. 20. 10:36

천일여행 457일째, 2016919() 애틀랜타/맑음

 

어제 내리던 비의 양이나 상태로 봐서는 오늘도 궂을 것 같더니

밤사이 자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오늘 아침은 맑고 구름의 거의 없는 전형적인 가을의 날씨다.

아침 일기예보에 의하면 3일만 지나면 가을이 온다는 데 기준이 뭘까?

 

가을 날씨는 참 묘하다.

햇살이 강하고 뜨거워 그늘을 찾기라도 하면 땀이 다 가시기도 전에 한기를 느끼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햇살 아래서는 선선하게 느껴지지만 그늘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그리고 아침·저녁으로는 살이 아플 정도로 차가워져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오늘부터 출근을 하기에 어제 저녁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머리가 지근지근 한 편두통으로 참을 설쳐야 했다.

자다 일어나 약을 먹기는 했지만 바로 누워 잘 소화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약으로 달래기에는 어림도 없는 두통이기에 그냥 참으며 끙끙 앓아야 했다.

아침까지도 왜 두통이 심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가

저녁 먹은 게 체했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된장국이 그렇게 심하게 체하지는 않을 거였다.

아해와 통화를 하다가 머리를 퉁 치듯 떠 오른 것이 고구마다.

 

어제 아침에 운동할 때 곽 회장 부인께서 고구마, 삶은계란과 사과를 한 개 주셨다.

계란은 운동하면서 먹고 나머진 나중에 먹으려다 비가 와서 운동을 멈추고 집으로 들어오며

그냥 버리기 아깝다며 남은 것을 가지고 와서는 점심 대신에 먹은 게 고구마

 

어린 시절 시골에 살면서 여름에 가장 많이 먹은 게 삶은 고구마다.

고구마는 다른 것에 비해 심기만 하면 땅 속에서 쑥쑥 자라 수확이 많아

가장 쉽게 편하고 싸게 먹을 수 있는 주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는 삶은 고구마를 좋아하지 않은데다

시골을 떠나서는 삶은 고구마를 대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배고픈 시절이 생각나 멀리하였다.

그러다보니 삶은고구마 신이 심통을 부리는지 잘 체하기까지 해서 더 멀리 하게 되었다.

이상하게 생고구마나 군고구마는 나름 먹을 만 한데 삶은 고구마는 쉽게 탈이 난다.

어쩌다 먹어야 할 때 아주 천천히 고구마 보다는 물을 더 많이 마시며 달래듯 먹는다.

어제 낮에 그걸 잊고 절반 이상을 먹은 것이 위의 한 귀퉁이에 숨어 있다가

잠자리에 들었을 때 이때다 싶어 심통을 부렸던 것 같다.

아침에 갈아먹는 우유를 마시고 스트레칭을 했더니 몽니를 멈추고 아래로 내려갔는지 말끔하다.

에궁~ 오늘 점심 도시락인 샐러드에 생고구마를 넣었는데 그건 괜찮겠지

 

여행을 다녀왔더니 방에 있는 공기정화기에 먼지가 많이 껴서 그런지 빨간불이 들어오고

윙윙 소름을 내며 필터를 갈아 달라고 징징대었다.

대리점에 가서 필터를 갈기 위해 출근길에 들고 나왔다.

 

사무실 도착하니 책상위에 잔뜩, 뭐 늘 그렇지 뭐~

급한 것들 분류해서 처리를 끝내고 VerizonChatting을 했다.

지난 토요일에 매장에 가서 International Package Charge를 빼 달라고 했는데

이번 달 Bill에 들어 있는 것은 빼지 않아 계속 남아 있어 다시 Contact 하게 된 거다.

상황 설명을 하고 빼 달라고 하니 이미 뺐다며

다른 Plan으로 가입하면 비용을 줄인다며 영업을 한다.

채팅방에서 조금 화가 나서 “Don't change the subject"하며 빼지 않았다고 했더니

자꾸 Bill을 보라고 조른다.

한 참을 설명하고 나서야 뺀 것은 지난 달 것이고 이번 달 것은 그대로 있음을 인정하고

전부 조정해서 마무리하고는 공기정화기 회사로 출발

 

도착해서 온 이유를 설명하고 정화기를 건네자 필터가 없어서 한 달 뒤에 교환이 가능하단다.

제품은 잔뜩 쌓여 있던데 필터가 없다니 너무 어이가 없었다.

전에 확인 했을 때는 언제든 들고 오기만 하면 교환이 가능하다 말하곤 정작 오니까 없다는 설명

그리고 하는 말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살 수 있지만

서비스 계약을 하면 정기적으로 교환을 해 준단다.

한 마디로 팔고 돈 되는 것에 집중하고 돈이 안 되는 서비스는 잘 안 하는 것

이래가지고야 어디 한국회사를 믿고 사용하겠나?

 

앞 뚜껑을 열고 먼지를 잘 털어 주기에 도로 차에 싣고 Costco로 향했다.

계란, 당근, 토마토, 샐러리, 버섯, 빵과 Faucet을 사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샐러드 도시락을 먹었다.

 

어제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Faucet의 물을 틀고 잠그는 손잡이가

덜렁거리더니 쑥 뽑아진다.

내가 힘이 좋아졌나?‘ 하며 자세히 보니 고정해야 하는 나사 같은 것이 없어 진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낡아서 뽑아지는 것 같은데 다시 끼워서 해보니 일단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계속 마음에 걸리면서 잘못하면 큰 일이 되는데라는 생각에

당분간 그냥 사용할까?‘ 고민을 하면서 접어두었는데 오늘 Costco를 갔더니

제법 좋은 제품을 $60 할인 해 준다기에 덥석 사게 되었다.

 

안방 화장실의 물 내리는 것이 잘 되질 않고 욕조의 꼭지가 새는 것에 Faucet까지 그러니

날 잡아 잔치하듯 대대적인 수리를 해야 하는 마음의 부담이 되었나보다.

 

오후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선 아해와 잠깐 통화를 한 후 덜렁이는 Faucet을 분해하기 시작

생각했던 것 보다 공간이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분해를 마치고

새로 사 온 것을 조립해서 교체하였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적어도 1시간 30분 길게는 족히 두세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 하였지만

한 시간 조금 넘어 마칠 수 있어 화장실 변기 물 내리는 것 까지 고치기로 대들었다.

한 번 누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 참을 누르고 있어야 돼서 불편한 것을

뚜껑을 열고 한 참을 바라보며 고민하다 원인을 알게 되어 쉽게 수리가 끝났다.

두 가지를 다 마쳤는데 1시간 30, 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히게 빠르게 끝냈기에 나에게 짝짝짝

 

지난 토요일에 끓여서 남긴 닭백숙의 일부를 덜어내서

샐러리, 버섯, 양파를 잘게 썰어 넣은 치킨스프를 끓이고

양파짱아지, , 멸치볶음으로 저녁을 먹었다.

 

교체한 Faucet을 뿌듯하게 사용하며 설거지를 마치고 9층에 내려가 운동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나니 830분을 넘긴다.

오늘 하루도 분주하게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