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459일째, 2016년 9월 21일(수) 애틀랜타/맑음
오늘이 올해의 여름 마지막 날이고 내일부터는 가을이란다.
한국 같으면 처서니 하는 절기들이 있지만 미국은 어떤 기준일까?
암튼 아침 일기예보에서 내일 날짜에 단풍을 그려 넣고 가을의 시작이라고 하니
괜스레 마음이 착 가라 앉는 것이 이유를 모르겠다.
올 여름이 유난히 덥고 길어서 그랬나?
7월의 폭염에 거의 매일 골프한다고 참 땀 많이 흘렸는데 그런 여름이 간다고 하니
안심으로 생각 되서 그런 건가 아님 무더웠지만 나름 더위와 정들어 그런 건가?
그럼에도 주말의 온도는 90도에 가깝게 덥다고 하니 가는 여름과 오는 가을이 만나
씨름이라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침 바람이 참 선선하다.
늘 그렇듯 선선함을 뚫고 퍼붓는 햇빛의 사랑은 더 선명하게 강렬한 것 같아
어렴풋이 보면 거의 검게 느껴질 정도로 녹음이 더욱 짙어 보인다.
오늘은 클럽에서 여성 멤버들이 <솔하임 컵> 토너먼트로 오전에 Block하였기에
오후에 운동하러 가야 한다.
해서 사무실에 앉아 뒤로 밀어 두었던 일들 처리하고는 어제 새로 받은 전화기를 붙들고
나에게 맞게 정리하였다.
11시경 점심도시락 샐러드를 먹고 운동하러 올라갔다.
도착해서 막 출발하려는 데 Yang Kim께서 “함께 해도 되냐?”기에 그러자고 하곤
그 분은 카트를 타고 나는 걸어 9홀 운동을 마쳤다.
둘이 골프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카트를 타면 내가 페이스 조절이 쉽지가 않다.
종종 걷는 Kim 선생께서 그런 사정을 아는지라 속도를 나에 맞추려 하지만 그럼에도
홀과 홀 사이가 긴 곳이나 심한 언덕이 있는 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카트 속도를 따라가려는 통에 헐떡거릴 수 밖에 없어 Miss Shot이 많다.
오늘도 몇 홀은 그런 현상이 일어나며 끝날 무렵에는 다른 때보다 많이 지치고 힘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남은 일 정리를 마치고 퇴근길에 H-Mart에 들려
오징어, 콩나물, 무, 푸른 고추, 두부, 삼겹살 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운동 할 때 힘들어 그랬는지 저녁에는 조금 맵고 개운한 생선찌개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봐야 생태 혹은 대구탕을 뜻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좋은 생선을 사기가 쉽지 않아 그러려니 했는데, 그러다 떠 오른 것이 <오징어 국>,
물론 아해와 통화를 하면서 바꾸것 이기는 하지만 암튼 저녁 메뉴를 위해 마트에 간 것이다.
집에 와서 대충 정리하고 오징어 국을 끓였는데 너무 맵다.
조금은 매콤한 것을 먹고는 싶어 푸른 고추가 그리 매운 줄 모르고 두 개나 썰어 넣었더니
어찌나 맵던지 간을 보면서부터 재채기는 물론 땀이 나더니 나중에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땀과 속 쓰림이 정신을 혼란케 했다.
어째 갈수록 매운 것을 더 못 먹는지······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늘 뭔가 하면 남겼다 다음에 또 먹어야 하는데
오징어국이 매웠음에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저녁을 먹고 치우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뉘엿뉘엿 해가 밤길을 떠나면서
땅거미가 성큼성큼 다가와 자리를 차지하며 자신의 세상을 선언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가을이가 오는 내일은 온도가 내려가지만 금요일부터는
여름이에게 쉬엄쉬엄 가라며 낮 시간에 세를 놓는다고 한다.
하루하루 가더니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구나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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