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779일째, 2017년 8월 7일(월)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이른 새벽,
그러니까 3시를 조금 넘겨 잠에서 깼을 때
느낌으론 일어날 시간이 된 것 같은 것
하지만 모닝콜이 없었기에 Alexa 화면을 보니 3시 몇 분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잠을 청했지만 깊은 잠에 들지못하고 뒤척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다시 잠에 빠졌다.
모닝콜에 눈을 떴지만 이번에 몸을 일으키기 싫다는 게으름이 마음을 툭 건드린다.
‘몸이 왜 이러지? 날이 흐린가, 더 잘까?’
하지만 몸은 게으르고 싶은 마음을 거부하고 스르르 일어나 블라인드를 여니 도로가 촉촉하다.
달리는 차들은 도로의 물을 하늘로 날리려는 듯 마찰을 일으킨다.
‘아! 이래서 몸이 무거웠구나’
꾸역꾸역, 이럴 때 몸의 움직임에 가장 적당한 말이다.
머리를 퉁~ 치는 듯한 약간의 두통이 있지만
이건 아침 스트레칭을 기다리는 몸의 신호정도로 생각하며 해갈이라도 하려는 듯 운동시작,
하지만 배의 신호가 화장실을 먼저 다녀오게 한다.
스트레칭을 마쳤을 땐 두통은 사라지고 꾸물거리던 몸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한 젊은 여자와 눈을 마주쳤고 3층이 눌려져있다.
내가 내릴 4층을 누르고 그녀를 보니 한 참 하던 스마트폰에 타이핑하는 손가락이 바쁘다.
물론 머리를 수그린 시선은 전화기에 넣으려는 듯
띠링~ 하며 내가 내릴 4층에 멈추자 잠시 고개를 들고
"Have a good one"
"You too, thank you"
인사를 주고받기 무섭게 시선은 원래대로
이렇게 인사를 하곤 자주 느끼는 마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Thank you, you too'
‘다음에 순서를 바꿔 봐야지’
하지만 다음에, 또 다음에, 또 그 다음에도 바꾸질 않는다.
때론 백인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나와 같은 순서로 인사하는 것에 위안을 갖기도 하지만
순서를 바꿔야 한다는, 그래서 한 번은 시도해 보고 싶다는 내 신념은 변함이 없지만
한 번도 그래보지 못 했다.
이게 뭐 별거냐고?
그동안 미국서 태어난 미국서 학교를 다닌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할 때
나와 같은 순서인데도 바꿔보고 싶다는 것은
영어로 살아야 하는 내가 제대로 된 영어인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신호다.
지난 달 Amazon을 통해 샀던 Puma의 Hightop 골프화가 물이 스며들어
Replace 요청을 했더니 30일이 지났다며 바로 Seller에게 Return하라기에 그렇게 하였다.
잘 받았다는 이메일과 함께 같은 사이즈가 없으니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몇 가지 Option을 제시하기에 그 중 한 가지 작은 것으로 요청하였다.
답신은 내가 신을 수 있는 크기는 더 이상 없으니 Shop Credit을 발행하겠다는 답신이 왔다.
조금 못 마땅하였지만 그러라는 메일을 보냈는데 영 회신이 없다.
2주가 지나는 동안 두 번을 더 요청하였음에도 반응이 없기에
주말에 Amazon에 Claim을 하였더니 24시간 내 회신을 할 것이고 2주 이내 해결하겠다는 회신.
오늘 아침 Seller는 Refund하겠다는 내용과
Amazon에서는 그래서 Case Close 한다는 이메일이 왔다.
이상한 것은 내가 Return한 size를 Amazon에서는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데
Seller은 왜 없다고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거야 원~ 매일 아귀하고 Claim하는 등 동네 싸움하는 것처럼 살아야 하니 원~
Liana가 출근해서는 컴퓨터 Login이 되질 않는다고 한다.
또 뭐가 문제래? 하면서 확인하니 Network부분이 깨져서 복구가 되질 않는다.
바이러스 아님 뭔가 사용상에 문제가 있어 그런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뭐 어쩔 건가?
금요일 일도 있고 해서 그런지 도저히 밝은 표정이 되질 않는다.
일단 밖에 덩그러니 널려져있는 Chris Computer로 대체를 하였지만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Check scanner,
Liana 점심 먹으러 간 사이에 은행과 연락해서 해결해야 한다.
일단 대체를 해서 일은 하게 해 놓고는 빼낸 컴퓨터의 기본부터 Reinstall
이래저래 또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게 되었다.
바둑의 지도대국 하듯이 세 대의 컴퓨터와 씨름을 하며 점심을 먹고
Liana가 점심 먹으러 나가는 사이 Slab이 도착하여 Unload하는데
Driver에게 조금 도와 달라고 하니 자기 일이 아니라며 거부한다.
‘뭐 이런 친구가 다 있어?’하면서도 ‘그렇게 잘 먹고 살아라’하고는
공장의 한 친구를 불러 도움을 받아 완료할 수 있었다.
그러곤 은행과 연락하여 Check Scanner Setup을 하는데
처음으로 한국말을 하는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언제 왔느냐고 물으니 6개월 되었단다.
지금까지 여려 차례 IT Department 도움을 받았지만 중간에 외부 Service하는 회사와 연락해
마무리 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 친구와 둘이 해결하여 가장 실력이 좋은 것 같았다.
Chris의 컴퓨터도 Setting을 완료하였지만 조금씩 문제를 일으켜 얼마가지 않아
다시 문제가 될 것 같아 내가 집에서 사용하던 Desktop으로 예비컴퓨터를 준비하였다.
Sales Office Computer Setup까지 대충 마치곤 퇴근하였다.
중간에 H-Mart를 들릴 생각으로 사무실을 출발 하였지만 조금 고단해 마음을 바꿔 바로 집으로,
집에 도착해 빵을 구워 치즈를 얹어 먹으며 아해와 영상통화를 하다 마치고
아해는 침대로 나는 9층 Gym으로 가서 한 시간을 빡세게 걸었다.
프라이팬에 임연수를 굽고 미역국 데워 오이무침과 함께 저녁상을 차렸다.
후식으로 체리를 먹고 내일 운동하고 입을 옷과 가방을 챙겨 차에 두고
Package를 Pick up하여 집으로 올라오니 하루가 저물어 간다.
가슴앓이가 점점 심해져 자주 눈꺼풀이 아프고 가슴이 찌릿찌릿
종일 정신없이 일하는 중에도 가슴과 눈을 문질러야 했다.
이러다 아픈 건 아니겠지?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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