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776일째, 2017년 8월 4일(금)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8. 5. 09:27

천일여행 776일째, 201784() 애틀랜타/맑음

 

오늘은 혼자 걸었다.

원래 9:30이었지만 Meadows로 먼저 나가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하여

9:10경 터벅터벅 많은 생각을 하며 걷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속이 불편하거나 두통 때문에 아니면 감기나 몸살기운 때문에 약을 먹곤 하는데

약과 궁합이 맞지 않는 날은 효과가 크지 않아 더 먹어야하나?‘를 고민한다.

약을 많이 먹으면 안 좋은데하는 당연한 생각과

참지 말고 약을 먹고 달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조언 사이에 갈등을 하다.

그냥 참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라다 싶을 정도로 많이 먹는 날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 두통이 있으면 오늘 또야?’하는 약간 불만스러운 생각을 하다가도

스트레칭을 하면 좋아지겠지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아침 운동을 마치면

정말로 언제 아팠느냐는 듯이 말끔해 지는 경우도 있다.

자주 두통이 오면 내 잠자리에 문제가 있나?’하면서 이사까지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건 그냥 잠시 생각 뿐, ‘터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로 달래며 약을 먹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두통이 없고 몸도 가뿐한 날이 있다.

대체적으로 어떤 날이 그럴까?

깊이 잔날?

아님 오래 잔날?

아님 늦게 잔날, 아님 늦게 일어난 날?

그것도 아님 전날 저녁을 잘 먹은 날?

감이 잡히지는 않지만 그런 날은 왠지 땡 잡은 날처럼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다 사무실에 출근해 짜증스러운 일이나 갑갑한 일이 있으면 몸에 힘이 빠지고

때로는 속애 불편해 지거나 머리가 아파오기도 한다.

거기까지 좋아도 운동하려 클럽에 도착했을 때부터 몸이 무겁고 둔해져

골프 스윙이 버겁게 느껴지는 날도 있는 데

그런 날은 땡 잡았다 놓친 날로, 물론 골프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어제 저녁 한국과 통화를 하느라 그리고 가슴앓이를 하느라 늦게 잠들었고

여느 날과 크게 다르지 않게 잠에서 몇 번이나 깨서 버겁게 잠들곤 하였다.

한 마디로 잘 자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 없고, 속 편하고, 몸 무겁지 않았다.

바로 땡 잡은 날이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공장식구들 주급계산?

뭔가 엉성하고 문제투성이에 어떤 자재는 가격도 몰라 약간 짜증이 나려했다.

심호흡을 하고 나를 달래며 그냥 빈칸으로 두고 메모를 남기는 것으로 정리하여

Jonas 책상위에 던져 놓고 사무실을 떠나 클럽으로 향했다.

여기까지도 그런대로 잘 하고 있는 거였다.

가면서 아해와 통화를 하는데 어제 가슴앓이 했던 것을 쏟아 놓으며 투정부리고 싶은 심정,

하지만 마냥 그럴 수는 없는 게 지금의 아해 상황을 고려해서다.

그래도 조금은 징징징~

 

클럽에 도착해서는 준비하고 연습장에 올라가 Mark에게 조금 이르게

Meadows로 나가게 해 달라는 부탁을 하곤 연습하는데 볼이 좌에서 우로

높이 혹은 바닥을 굴러가며 종잡을 수 없어 오늘 힘들겠군하며 잡은 땡은 끝나는 것으로 생각.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를 안정을 찾아가며 탄착점이 잡힌다.

드라이버를 빼 들 무렵, Mark가 다가와서는 'Kenny, you can go"

중간에 조금 실수를 했지만 만족할 만한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도착해 보니 사무실의 모든 문이 열려있었다.

에궁, 에어컨이 또 고장 났나?’

밖에서 자기 차를 바라보고 있는 Christian에게 "What's wrong?"

실은 네 차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물었던 건데

Sales Office 바닥공사를 마치고 닦아내느라 냄새가 많이 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Liana도 이르게 점심 먹으러 나갔고 자기도 밖에서 배회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무실로 들어서니 정말 아세톤 냄새가 진동을 하면서 꼭 환각작용이 일어나는 것처럼 어지럽다.

에궁, 오늘 두통도 없는데 이 때문에 머리 아픈 거 아니야?’

하지만 점심을 먹어야 하고 공장식구들 주급 수표도 발행해야하기에 꾹 참고 자리에 앉았다.

점심을 먹고 자료를 검토하고 몇 가지 정리하는 동안 몸이 공중에 떠다니는 것 같았다.

 

130, Liana가 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질 않아 언제 오느냐?’는 메시지를 보내니

2시에 온다며 사무실에 냄새가 빠졌느냐?‘기에 조금 힘들긴 하지만 괜찮은 것 같아

좋아졌다는 답신을 보냈더니 금방 온단다.

하지만 2시를 넘겨 사무실에 와서는 코를 쥐어 잡으며 :“직도 이렇게 냄새가 난다며 화를 낸다.

아니 점심시간을 두 시간이나 넘게 보내고 와서는 왜 저런데?’라고는

무엇이 문제?”냐고 물으니 냄새가 너무 심해서 머리가 아파 약을 먹었다며 짜증을 부린다.

뭐 저런 게 다 있어?’하면서도 무슨 약을 먹었냐? 내 약을 줄까?”했더니

자기가 죽으면 내 Fault라고 신경질을 부리곤 자리로 돌아간다.

은근 부아가 올랐지만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는 생각에 하던 일을 마치고

그녀에게 다가가 웃으라고 하니 있는 데로 인상을 찌푸리며 못 웃겠단다.

부글부글, 그래도 참고는 그렇게 아프면 Christian 들어오면 집으로 가라는 말을 하고 돌아섰다.

공장식구들 수표를 발행하라고 하여 서명까지 마치곤 더 이상 사무실에 있다간

뭔가 일이 일으킬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Accounting 사무실에 갔더니

Christian이 들어 왔기에 Liana보고 집으로 가라고 하곤

Christian에겐 퇴근할 때 사무실 잘 잠그고 주말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곤 회사를 떠났다.

아무래도 Liana와는 월요일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리했다.

 

중간에 풍년떡집에 들려 챙겨간 빈 병 네 개를 주고 포기김치와 고추장을 샀더니

오늘도 인절미에 현미가래떡, 그리고 가래떡 한 줄을 싸서 건네주며

몸이 너무 작아지는 것 같으니 운동 줄이세요라는 말을 들으며 나섰다.

사무실에서 두 시간을 넘게 맡았던 아세톤 냄새 때문인지 두통이 시작되어 아스피린 2,

오늘 끝까지 땡 잡은 날로 보낼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집에 와서는 어지러움과 두통으로 침대에 누워 TV를 보다 깜빡 졸다 일어나 저녁 준비,

바지락으로 우려낸 국물에 동태알, 버섯, 무 등을 넣고 알찌개를 끓였다.

오늘 사 온 김치 조금 자르고 감자볶음, 조개젓을 곁들여 저녁을 먹었다.

한 참 알찌개를 끓이고 있는데 선배를 만나러 나갔던 아해가 집으로 돌아 와

영상통화를 하다가 잠자리에 들게 하였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TV를 보다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에

성큼성큼 다가오는 어둠을 맞이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오늘, 조그만 사건이 있기는 했어도 나름 잘 보낸 하루였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