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850일째, 2017년 10월 17일(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10. 18. 09:40

천일여행 850일째, 20171017() 애틀랜타/맑음

 

일기예보대로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 집 근처는 50도를 조금 넘었고

클럽가까이 갔을 땐 50도 아래, 즉 한 겨울의 따스한 날씨 정도까지 떨어졌다.

낮 기온도 70도를 조금 넘는다고 하니 하루 종일 덥지는 않을 것 같았다.

지난번처럼 떨지 않기 위해 긴 바지에 바람막이 겉옷까지 입고 운동을 했다.

어제 깊이 오래 자서 그런지 발걸음이 가벼운 것은 물론 몸 움직임도 좋았다.

운동을 시작한 지 몇 홀 지나지 않아 맑은 햇살이 따스하게 비춰

바람이 부는 날씨임에도 몸으로 느끼는 햇살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Stables 8번 홀을 마치고 다음 홀로 이동할 무렵 Jonas에게서 전화가 왔다.

잘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Water leaking“”Doesn't work"

뭔가 일이 있지만 심각하지는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9홀만 마치고 가서 볼 것인지 아님 18홀까지 다 할 것인지 잠시 고민했다.

만일 백 9을 돌면 내내 사무실 생각에 제대로 운동이 되지 않을 것 같고

혹여나 심각한 문제라 일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샤워를 하고 점심을 Togo해 사무실로 와서 확인하니

Polishing RoomHeat Tank의 파이프 연결부분에서 물이 새고 작동도 되질 않았다.

Power 문제는 며칠 전 Christian이 문제가 있는 듯하지만 자기가 해결하겠다던 거였고

물이 새는 건 아직 사용할 때가 되지 않아 천천히 해도 되는 문제였다.

에궁~

Christian을 믿은 내가 잘 못이고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내가 또 잘못이지 뭐~

이 친구 해결 못하면 나에게 도와 달라고 할 일이지, 왜 해결도 못하는 Jonas에게?’

Jonas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호들갑은 1등인데

내가 확인하고 나서 하는 말

“We can call Valentino."

내가 자리에 없을 때 혹은 힘든 일을 해야 할 때 부르는 Handyman이다.

우선 내가 Power부터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결정하겠다는 대답으로 상황정리,

결국 내가 할 일만 남았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Christian이 돌아왔을 때 작업 시작,

일단 Power부분을 점검하여 수리를 마치곤 물이 새는 부분은 Christian에게 하라 이야기하며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것으로 정리는 되었는데 마무리 잘 하겠지?

 

퇴근 후 노을이 질 무렵 건너편 숲을 보는데 가을의 찬바람을 눈으로 느끼며

올 가을은 예쁜 낙엽을 볼 겨를도 없이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면 클럽의 황금빛 단풍의 소식을 아해에게 전했었는데

그 마저도 잊은 것이 정신은 온통 한 가지에만 매달리다 가을의 중턱에 다다랐음을

오늘 저녁 문득 깨달으며 가벼운 탄식이 절로 나왔다.

앞으로 언젠가 이런 추억의 날을 맞이하겠지?

그 때 우리 참 많이 기다리며 나날을 보냈다.”

물론 엄청 많이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을 회상할 것을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참 열심히 살았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