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676일째 2020년 1월 21일(화) 애틀랜타/맑음, 그러나 몹시 추움

송삿갓 2020. 1. 22. 10:25

천일여행 1676일째 2020121() 애틀랜타/맑음, 그러나 몹시 추움

 

어제 저녁 늦게 두 가지 소식을 접했다.

하나는 오늘 너무 추워서 골프장이 Close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정순 집사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다.

벌써 두 번째다.

누군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데 가서 본다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기회를 놓친 일이...

10년도 더 전에 교회에서 함께 소식지를 만들던 손 집사님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가 봐야지 하다가 어느 날 내가 전화를 걸었나, 집사님으로부터 아님 걸려왔나?

송 집사. 나 딸이 있는 시카고로 가요. 꼭 완치되어 보러 올게요.”

그러곤 그곳에서 돌아가셔서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몇 년 전 정정순 집사님이 암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드고 가 보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정광박 장로님이 집에서 간병을 하면서 외부인을 만나지 않는다기에

몇 번의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받지를 않아 연락이 안 되었다.

지난 주 꽃집 형수님으로부터 정정순 집사님이 호스피스에 계신데 정신을 멀쩡하다.‘

소식을 듣고 시간 내서 한 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지난 주말에 기계가 고장났고

그걸 수리한다고 집중하다가 고단함이 밀려와 정 집사는 뵈러가는 걸 미뤘다.

어제까지도 기계와 씨름하느라 힘들어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돌아가셨다는 가슴 아픈 소식.

누군가의 죽음 앞에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은 허공으로 날아간 공수표가 된 것이다.

게을러진다는 자책을 하면서도 아직은이라는 그러니까 너무 소홀한 다짐이

영원히 잊지 못할 아픔으로 남았다.

내일 장례식엔 당연히 가겠지만 돌아가신 다음에 가는 건 아무 소용없는 것임에 아프다.

그럼에도 가야겠지?

 

출근해 마음을 다잡았다.

세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Luis SawPartOrder했고 오늘 도착예정이니 기다려야 하고

Cesar Saw는 어제 오후에 문제가 있다고 연락을 받았기에 아침에 점검예정이다.

그리고 컴퓨터의 Windows 교체를 해야 하는 데 작업 중인 Jonas의 컴퓨터 진행에 문제....

 

날이 밝기 전에 작업 중인 컴퓨터에 가서 몇 가지 점검을 하는 데 원활하지가 않다.

안 그러면 모두 포맷하고 처음부터 다시 할 요량으로 몇 가지 시도 끝에 한 가지 해결,

하지만 이어 할 일이 적지 않아 일단 접었다.

 

두 번째로 Cesar Saw를 점검했더니 Fuse 한 개가 끊어 진 것을 찾아내서 교체,

작동은 하는 데 조금 느린 게 마음에 걸린다.

근본적인 원인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고민을 더해야겠지만 아마도 너무 추워

모터에 있는 그리스가 굳어 그런 것으로 추측은 된다.

여기까지 마친 시각이 830, 추위에 떨어 그런지 몹시 고단하다.

 

2020년 사업계획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어제 주문한 Parts가 도착했다.

반가운 마음에 Box를 열어보니 눈앞이 캄캄했다.

회사만 바뀌었을 뿐 전에 것과 똑같다고 하더니 연결의 핀 배열이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연결 단자에 쓰여 있는 글씨도 같은 게 거의 없어 어떻게 단자 배열을 할지

많이 난감하면서 넋을 잃을 정도가 되었다.

전에 것과 같은 모델을 인터넷을 뒤져 찾았지만 제조회사에서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는 수리만 가능하다는 결과에 더욱 낙담하였다.

해서 이전 모델의 매뉴얼을 인터넷에서 겨우 찾아 단자 연결 고리를 찾았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Christian에게 구입한 곳에 연락해 확인하라고 하였지만

회신이 없어 내가 찾아 낸 방법으로 일단 한 개를 연결해 보기로 하였다.

달라진 연결 방법을 여러 번 확인하고는 작동을 해 보니 잘 된다.

해서 나머지 두 개의 보드를 연결해 작동을 시키는 데 좌·우로 움직임이 문제가 있다.

몇 번의 다이얼 조작을 통해 안정을 찾아 완료하였다.

모두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학습의 효과처럼 반복할수록 안정을 찾아간다.

인터넷을 통해 이전 모델의 매뉴얼을 찾은 게 행운이었고 나이가 들수록

게으름이 늘어 걱정은 했지만 집중 할수록 방법을 찾아가는 감이 아직은 남은 것도

또 다른 행운이었다.

수리를 마치고 퇴근 샤워 후 쉬는 데 아침부터 시작된 고단함에 몸이 늘어졌다.

그럼에도 잠시 쉬다가 건조대에 있는 세탁물 정리하고 아스파라거스 스팀에 이어

무와 양파를 넣은 어묵국을 끓여 저녁을 먹고 널브러져 쉬었다.

오늘 하루 이렇게 저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