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842일째 2020년 7월 5일(일)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7. 6. 10:28

천일여행 1842일째 202075() 애틀랜타/맑음

 

아버지와 아들

오늘 Ho D Lee와 그의 아들 Jay, 그리고 Eric이 첫 타임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Mr. Lee부자는 다른 스케줄이 있어 못 나온다고 했었는데 나타나서는 9홀만 걷겠다고

Eric은 원래 뒤에 있었지만 첫 그룹이 셋인 걸 알고 9홀만 걷겠다며 Join했다.

Mr. Lee는 자기 가방은 Push Cart에 올려 밀고 아들 가방을 메거나 카트에 얹어

걸으면서도 방향을 오른쪽을 더 틀고.”, “먼저 가서 얼른 치고.”, “퍼팅으로.” 등의

수시로 잔소리처럼 주문을 하고 Jay는 꼭 잠도 덜 깬 청소년처럼 나타났는데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듯 성의 없이, 치고 나서는 있는 대로 싫은 표정을 하며 수시로 땅에 주저앉고

걸을 땐 갈지자걸음은 물론 몸을 뒤틀며 설렁설렁했다.

그럼에도 특이한 것은 아버지는 아들의 그런 행동에 야단 한 번 치지 않고 인내를 가지며

나와 Eric에게 덜 피해가 가도록 하는 주의까지 아들을 다독였고 아들은 아버지의 끝없는

잔소리에 반항한 번 하지 않고 홀을 진행했다.

“Jay! 얼른 집에 가서 자고 싶지?”라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터덜터덜 걸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고 싶은 마음과 운동을 하게끔 데리고 나온 것 같은데

누구를 위한 걸까?’, ‘아들이 아버지와 좋은 추억으로 기억할까?’라는 생각을 하다

나는 진얼이 어렸을 적 함께 놀아준다고 싫은 걸 억지로 한 것은 없었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 모습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지만 어찌어찌 Stables9번 홀을 마쳤을 때

세 사람이 떠나면 조금 진행을 빨리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인사를 하는 데

간다던 Eric이 바로 Pines 1번의 여자 Tee box로 이동을 한다.

9번 홀 티 박스에서 몇 시냐고 물어 대답을 했던 터라 나머지 9홀도 같이 칠거라는

생각을 하며 나 역시 위로 올라가지 않고 그냥 여자 Tee box에서 샷을 했다.

그리고 페어웨이로 이동을 하려는 데 Eric이 자기는 1번 홀을 마치면 9번 홀로 돌아 갈

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건 또 무슨 얌생이 같은 매너 없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You go first, after I'll flow you."라며 먼저 가라고 했더니 놀라는 표정으로

"We should go together!“이라기에 멈춰 서선 먼저 가라고 했다.

사람이 예의나 매너는 1도 없이 자기만 편한 대로 하겠다는 행동에 동조할 마음이 없음을

강하게 표현하곤 그를 먼저 보내고 천천히 뒤를 따랐다.

1번 홀 페어웨이에서 그가 먼저 두 번째 샷 하기를 기다렸다가 이어 샷을 하곤 그곳에서

멈춰 퍼팅을 하고 가도록 기다렸는데 그는 여전이 내개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한다는 듯

퍼팅을 마치고도 움직이지 않고 내가 가기를 기다리기에 손으로 빠이빠이...

정말 매너 꽝인 놈이다.

 

3일 연휴가 끝나간다.

연휴기간 내 거의 비슷하게 반복된 일정을 잘 쉬며 보냈는데 끝나가니 정신이 멍하다.

더 쉬고 싶은 마음은 없는 데 다시 출근하려니 귀찮아 그런가?

출근이라고 해 봐야 매일 잠시 뿐이고 많은 일들은 집에서도 할 수 있기에

실제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일은 수표에 서명하는 일과 Crew Pay이 주 업무이기에

다른 큰일은 없음에도 가는 것 자체가 점점 싫어지는 건 나이가 들어가는 건가,

아님 Jonas와 마주치기 싫은 건가?

암튼 내일도 잠시 출근해 몇 가지 일만 점검하고 처리하면 퇴근 할 예정이다.

 

오후에 주로 TV를 보며 널브러져 있다가 버섯과 양파를 넣어 볶고 소고기뭇국을 데워

무생채와 양상치쌈으로 저녁을 먹고는 잠시 기다리다 출근준비를 하는 아해와 통화,

이어 설거지에 이어 마음수련을 하곤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잘 놀고 마무리 하는 것에 감사......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