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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여행 1855일째 2020년 7월 18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7. 19. 10:53

천일여행 1855일째 2020718() 애틀랜타/맑음

 

어린 시절 시골에 살 때 어른이나 형들이 겨울이면 토끼 올가미 놓곤 했었다.

정확한 기억인지 모르지만 동물들은 자기가 다니는 길이 있어 길목에 올가미를 놓는데

특히 토끼는 나무가 쓰러져 있으면 사이를 비집거나 타고 넘지를 않고 돌아 구멍이 있는

곳으로 가기 때문에 길목에 나무로 옆으로 길게 담을 쌓고 중간에 구멍을 만들어

올가미를 만들어 놓으면 그리고 지나가다 잡히는 방식이다.

나는 너무 어렸고 또 무서움이 만나 잡혔다 하더라도 만지지도 못했을 텐데

형들이나 어른들이 올가미에 걸려 얼어 죽은 토끼를 가지고 오는 모습은 여러 번 봤다.

 

골프장에서 Eric 만나는 게 반갑지가 않다.

하는 짓이 얄미운 게 많고 특히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음에 마음이 편치

않은 데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플레이를 할 때 유독 거슬리는 짓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다.

하지만 골프장에서의 내 원칙 중 하나가 내 티 타임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는 것인데

같은 멤버로서 같은 시각에 한 멤버라도 더 치는 게 멤버십 룰이라는 생각에서 그렇다.

해서 Eric이 가능한 Join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들어오는 것은 막지 않는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엔 박 사장과 Eric이 함께 있는 시각보다 앞으로 가서 친 것도

가장 큰 이유는 더위 때문에 이르게 친겠다는 것이지만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그를 피하기

위함이었는데 오늘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안 사장과 그의 직원인 하 부장, 그리고 Eric

등 넷이 함께 치게 되었는데 꼭 토끼 올가미를 놓고 걸려들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니까 그냥 내가 먼저 가든가 아님 그를 먼저 보내든가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심보를 가지면 안 된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그가 하는 행동이나 매너가 너무 거슬리게

하기 때문에 자꾸 그런 마음이 들게 되었는데 나도 참 좋지 않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언젠가 박 사장도 몇 번 지적했지만 Eric의 이상한 행동 중 하나가 자기가 샷을 하고

다른 사람이 샷을 할 때 뭔가를 뜯어서 먹는 데 그 소리가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다.

중간에 그런 일이 있어 어드레스를 했다 풀어 다시 쳤는데 16번 홀(3)에서 또 그런다.

그래서 어드레스를 풀고 뒤를 보자 멈칫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 번 그러고 나면 실수 할 확률이 많아 신경이 쓰이는 데 아니나 다를 까 너무 옆구리를

때리면서 그린을 넘어가 버려 참 속상했다.

그린에서 Eric 먼저 퍼팅을 끝내고 그냥 떠나버리기에

안 사장! 내가 조금 심한 말해도 되요?”

그럼 되지.”

저 시키는 조금 기다렸다 과자를 까서 처먹든지 하지 왜 꼭 남 어드레스 할 때 그러지?”

사장님, 그건 심한 게 아닌데요? 욕도 아닌데요 뭐~”라고 하 부장이 말하자

송 사장이 저 정도면 아주 심한거야.”라고 안 사장이 장단을 맞춘다.

그리곤 퍼팅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하는데 Eric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여 자세를 풀고 서서

Eric을 바라보고 있자 이상했는지 멈춰 나 쪽을 바라보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다시 어드레스를 하고 퍼팅을 시작했는데 그가 이동하는 소리가 들려 한 숨이 절로

나오자 안 사장이

아니, 어떻게 쳤기에 볼이 출발하자마자 한 숨부터 쉬냐?”

치는 순간 오른쪽으로 흐르는 것을 느껴서.”

또 심한 말을 해 봐야 내 마음에 상처만 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대답하곤

가능한 만나지 말아야겠다.’란 다짐을 또 하였다.

 

무더위 속에서 골프를 마치고 Costco에 들려 약을 Pick up하곤 대구 살과 호박을 샀다.

Costco의 약국이 점심시간이라 40여분을 기다여야 해서 뭔가 생선 먹을 게 없나하고

돌아보는 데 순 살만 발로 놓은 게 하도 좋아 보여서리...

 

스칼렙와 새우, 호박과 양파, 그리고 버섯 등을 넣고 조금 얼큰한 대구탕을 끓여 저녁식사

조금 많이 먹은 듯 배가 불러 과일도 못 먹고 쉬면서 속을 달래다 마음수련을 했다.

오늘은 디지털로 인한 주의 산만이었는데 하루에 두세 번만 이메일을 보고

인터넷도 정해진 시간만 연결 되도록 하는 게 좋다는 권고를 했지만 이건 쉽지 않을 듯...

뭔가 다른 대안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