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2일 째, 2015년 7월 12일(일), 애틀랜타 맑음

송삿갓 2015. 7. 13. 23:04

천일여행 22일 째, 2015712(), 애틀랜타 맑음

 

모든 알람을 끄고 아침에 늦게까지 자려고 했지

그런데 아침 일찍 눈이 떠졌고

고민을 하다가 골프를 가겠다고 준비를 했지

우선 커피를 내려 준비하고

늘 먹던 아침을 먹으려 하는데 우유가 없잖아

그래서 물에 콩과 호두 등등을 갈아 아침을 해결하고

서둘러 준비하는 데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드는데

가지 않을 핑계를 찾고 있는 듯 한거야

하지만 준비하고 집을 나서는데

 

아뿔사!

커피를 담은 보온병을 열고 가방에 넣었더니

커피가 쏟아져 지갑, 선글래스, Parking lot 오프너 등이

커피에 잠긴 거 아니겠어?

가기 싫은 거 억지로 가려하면 이런 사단이 난다니까?

발길을 돌려 급한대로 지갑을 비롯한 모든 것을 꺼내고

가방을 거꾸로 엎어 커피를 쏟아내곤

골프를 포기했지

 

지갑에 있는 카드와 운전면허증, 현금 들을 꺼내 식탁에 펼치고

마른걸레로 지갑의 구석구석을 닦아내고 말렸지

그러고 나니 집에 더워 에어컨을 보는데

온도가 내려가질 않고 있는거야

어제부터 이상하다고 했는데

확인 하니 결국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고장이 났지 뭐니?

 

에궁, 갑자기 몸이 무거워지며 어지러워지는데

여행의 후유증이 한꺼번에 확~ 밀려오는 게 아니겠어?

결국 자리에 누웠지

더위를 참으며 뒹굴뒹굴 하다가 잠이 든 것 같아

잠에서 깼는데 몸은 땀으로 범벅, 정신은 몽롱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누워서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또 뒹굴뒹굴

 

에어컨 고치는 사장님께 전화를 했더니 받지를 않네

교회에 가신 것 같아 미안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남겼는데

나중에 전화가 오더군

주중에는 알라바마에 가서 일 하고

, 일요일 주말에는 교회에서 일하느라 내것 봐 줄 시간이 없다고 하는 거야

해서 예전에 고쳐주었던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역시 일요일이라 전화를 받지 않아

더위와 씨름하면서 여행 후유증과 줄다리기를 했다.

 

TV에서 US Women's Open 중계를 보는데

전지인이라는 첫 출전한 한국 선수가 우승 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다.

고려대학생인데 IQ 138의 수학천재라는 프로필을 보고

수학 동지를 만난 것처럼 동지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더위를 달랬지

 

아침에 대충, 점심 또 대충

그러다 저녁 무렵에 콩국수를 해 먹었다.

냉동실에 있는 서리태와 팥 삶은 것을 넣고

호두를 넣은 다음 잘 갈아서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만들고

메밀국수를 삶아 얼음에 차갑게 만들어 김치와 함께 간단한 저녁을 먹었다.

해가 떨어지면서 온도도 내려갔으면 좋으련만 그러지 않은 것 같네

결국 장보러 집을 나선다.

장을 보고 집으로 와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집안의 온도 내리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지

발코니 문과 출입구를 여는 거야.

그랬더니 복도 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마루를 거쳐 발코니 쪽으로 나가면서

집이 시원해지는 거야, 진작 이럴 걸

그렇게 하고 여행기를 쓰는데 밖에서 자동차소리와 함께 매미소리가 들려온다.

올 들어 처음 듣는 매미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이것 또한 더위가 안겨준 하나의 선물로 생각하니 나쁘지 않네

그나저나 오늘 밤 잘 잤으면 좋겠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