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44일째, 2015년 8월 3일(월), 애틀랜타, 맑음

송삿갓 2015. 8. 5. 02:51

천일여행 44일째, 201583(), 애틀랜타, 맑음

 

실수와 사건이 많은 8월의 첫 월요일,

정말 길고 긴 하루였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침 시작을 하면서

조금씩 꼬이는 것이

오늘 일진은 좋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씨가 되었는지

아니면 많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발걸음과 품을 많이 판 하루였다.

 

첫 사고는

손으로 쓰는 작업 보드를 TV 스크린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요즘은 웬만한 곳에는 대형스크린으로 현황을 보여준다.

공항, 전시장은 물론 맥도날드나 버거킹에서도

메뉴나 가격표를 LCD/LED 스크린을 쓴다.

회사에 작업현황이 컴퓨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트너나 Salesmen 등은 손으로 쓴 작업현황을 고집하고

공장의 직원들은 컴퓨터를 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지웠다 쓰는 수작업 작업현황판이 있었다.

일이 많아지면서 여직원이 수시로 지웠다 쓰기를 반복하고

또 그것을 하느라 몇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많아

언젠가는 TV 스크린으로 바꿔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파트너가 옛 방법을 고집하고 나도 은근히 게을러

바꾸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파트너가 휴가를 간 사이

TV스크린으로 바꾸었다.

며칠 동안 책상위에 스크린을 놓고 사용하다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을 거치고

드디어 오늘 벽에다 걸기로 작정하고

작업을 하는 도중 Sample 돌이 스크린으로 떨어지면서 깨지고 말았다.

에궁, 조금 더 조심할 것을 하였지만 이미 늦은 것

다행인 것은 돌이 내 발로 떨어지지 않고

스크린의 옆으로 떨어져 내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

 

Costco에서 2~3주 전에 사면서 Insurance 들을 거냐고 묻기에

당연히 "NO" 했는데 사고가 터진 것이다.

일을 중단하고 TV를 들고 Costco로 향했다.

가면서 뭐라 사정 하지?‘했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다.

도착해서 사실대로 설명하니

“Return가능

야호, Costco 만세!”

“Remote Control하고 Stand 가지고 왔니?”

아니

그거 가지고 와야 Return 가능

그리고 사무실로 돌아와

Remote Controller, Stand, Power cord 등을 가지고 다시 Costco,

Return이 끝나고 같은 모델을 찾으니 없다.

그래서 조금 더 큰 것으로 구입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오려는데

기분이 이상해서 영수증을 보니 Instant Rebate를 주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두 번째 Killing Time

매장을 다시 찾아 항의를 하니 Customer Service로 친절히 안내하고 돌아간다.

아까 Return을 받아 줬던 직원의 손길이 바쁘고 기다리는 사람이 제법 많다.

거의 1시간을 기다려서야 차례가 왔다.

그리고 뭔가 잘 못 된 것을 바로 잡는데 또 30여 분,

그래도 내가 실수로 깨진 것 받아줬는데 뭐~~’라는 자위를 하지만

그건 이미 아까 일이고 시간 보내는 것이 아까워 죽겠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한 것인가?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나 자신을 자책 하고

그리고 TV 제조회사(삼성)에 미안함을 맘에 담았다.

 

오전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오후에 집에 고장 난 Microwave를 구입하러 갔다.

원래 삼성제품을 구입할 마음이 있기도 했지만

오전에 TV 사건으로 다른 회사 제품은 고려하지도 않고 삼성제품 선택,

집으로 가서 설치하려고 뜯어보니

벽에 설치하려는 Mount Plate가 예전 것과 판이하게 다르다.

그냥 사용해 보려고 별 생각을 다 해보기도 하고

삼성 수리 센터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설치부탁도 해 보았지만

불가능이라는 답만 들었다.

어쩔 수 없이 삼성제품 다시 반납,

마음속으로는 ‘Box를 뜯어 정말 미안하네, 삼성에 피해 가지 않기를...’

 

원래 설치되었던 회사의 제품은 Mount Plate가 당연히 같을 것으로 생각하여

같은 제품으로 구입하였다.

저녁을 먹고 다른 일 때문에 집을 나섰는데

여기서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고 조금은 지치고 피곤한 맘으로 집으로 와서

다시 구입한 Microwave를 설치해 보겠다고 뜯어보니

아뿔사! Mount plate가 다르다.

결국은 설치를 뒤로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꼬이고 꼬인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내일은 다 잘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잠을 청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