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 이야기

한 번 만이라도

송삿갓 2015. 9. 11. 20:57

한 번 만이라도

 

번쩍 눈이 떠졌다

잠을 자겠다고

눈 감은지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다

며칠째 반복되는 일이다

 

다시 자야 하기에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본다

몸은 무겁고 피곤해

잠을 찾지만

정신은 이도저도 아니게

잠과 대치하고 맛선다

 

결국

슬며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내 자신에게

일어나야 할 구실을 만든 것이다

 

자리에 눕는다

눈을 감고

자야 함을 주문 걸 듯 되 뇌 인다

하지만

이내 눈을 뜬다

 

다시 슬며시 일어나

냉장고로 향한다

잠을 못 이루어서가 아니라

갈증 때문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 하듯

 

또 다시 몸을 누이며

조용한 음악을 튼다

리듬에 숨결을 실어 잠을 청해본다

하지만

잠은 오지 않고

베개만 적신다

 

한 번 만이라도

만져 봤으면

잠깐 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안타까움의 탄식이

그칠 줄 모른다

 

그 사이

CD 한 장 분량의 음악아 끝나고

고요함이

그리움에 더욱 빠지게 한다

마음은 흐느끼고

눈은 계속 오열 하는데

이를 어쩌나

이 그리움을

어찌 해야 하나

 

한 번 만이라도

단 한 번 만이라도

 

September 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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