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46일째, 2015년 11월 13일(금) 애틀랜타 맑음

송삿갓 2015. 11. 14. 11:46

천일여행 146일째, 20151113() 애틀랜타 맑음

 

오늘이 내 56 번째 생일

나는 19591113일 금요일에 태어났는데

오늘이 13일에 금요일이네

미국사람들 싫어하는 날인데 미신 같은 거지 뭐

그런데 예전에 미국에서 영어 배우러 다닐 때 선생님이 그러는데

13일 금요일에 태어난 사람은 상관없다는 말에

그 담부터는 13일에 금요일에도 당당해졌지

 

요즘은 SNS에 이메일이 하도 발달 되어 생일축하 쉽게 많이 하잖아

나도 다른 사람들 생일이라고 하면 간단하게 SNS나 이메일로 축하하니까

오늘 참 많이 받는다

텍스트, 페이스북, 이메일 등등

 

오늘은 오렌지색 옷을 폴라를 입었어

날씨가 추운 탓도 있지만 오늘은 유난히 입고 싶었다

마저 오늘도 해는 있는데 어제보다 평균 12도 내려갔다고 한다

거기에 바람도 부니까 더 추위를 느끼는 거지

 

그래 그런지 마음이 조금 착찹해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서 점심을 사 먹어야 하는데

혼자 가서 먹으려니 괜스레 착찹해지네

굶기는 좀 그렇고, 클럽하우스에 가서 샌드위치 먹어야 할 까봐

실은 그것도 기분은 좀 그렇기는 한데

그것 역시 혼자 점심 먹는 거잖아

심통난다고 하면 혼나려나?

 

그럼에도 큰 위로가 되는 것은

동영상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받았다는 거 아니겠어?

물론 다른 사람들의 메시지도 좋기는 하지만

길벗의 동영상은 최고였다

오래오래 간직해야지~~~

 

그동안 금요일에는 내가 잔디를 깎았잖아

오늘부터 새로 들어온 친구가 깍는다

내가 깍는 이유가 따로 있는데

자기가 굳이 하겠다는 거야

그러니 어쩌겠어

그렇게 하라 해야지

이러다 Cut off 당하는 거 아닌가?

후훗~

 

오전 일을 끝내고 CPA에게 들려 회계자료를 건네주고

클럽하우스로 향했어

CPA에게 가는 길에 그냥 집으로 갈까 하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는데

일단 클럽하우스로 가기로 마음을 정한거지

다른 식당에서는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클럽하우스는 아는 한국 사람이 나타 날 확률이 매우 적고

또 그곳은 혼자 먹는 골퍼들도 많은 편이기에 가끔 혼자 찾는다

오늘 같은 날은 괜스레 혼자 있는 게 내 마음이 편치 않을 수도 있잖아

 

오늘 클럽샐러드와 커피로 점심을 대신했어

아주 자연스럽게 새로 구입한 노트북으로 일을 하면서 말이야

조금 적은 듯 했지만 잘 먹고 운동하러 나갔지

가을 햇빛은 있었지만 바람이 불고 온도가 내려가서

조금 쌀쌀함을 느끼고 몸도 뻣뻣했지만 운동하는 건데 뭐

내일 토너먼트를 위한 연습하려는 골퍼들이 제법 많이 나왔더라고

나처럼 혼자인 사람도 있고 둘, , 넷 등 다양하게 어울리데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왔지

샤워를 하는 중에 다시 저녁까지 클럽하우스에 있다가

대진표 추첨에 참석도 하고 저녁까지 해결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

하지만 결국 집으로 내려왔어

CBMC ·구 임원회식이 있어 오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대답은 안 했지

가게 될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했거든

집에 도착해서 까지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

 

생일이자 금요일 저녁인데 집에 있자니 그렇고

그렇다고 모임에 가자니 그것도 마음에 걸리고

나답지 않게 왜 갈팡질팡 했는지 모르겠어

어쩌면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게 내 자신이 더 허전할까봐 그랬나?

예전에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

직원들이랑 회식을 하고 2차 간다고 클럽하우스에 춤추러 갔잖아

그 때 직원들 격려하며 함께 놀아 준다고 막 흔들다

갑자기 천장에서 돌아가는 싸이키조명을 올려다보며

내가 여기서 젊은 친구들과 뭐 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들면

슬쩍 빠져나와 돈만 내고 사라지던 일들

그게 잘 어울리지 못하는 습성에 시간 낭비 같은 생각 말이야

오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닐까?

총무가 스페셜이니까 꼭 오라는 메시지를 여러 번 보내도 대답하지 않다가

30분전에 선약에서 놓아 주질 않아 못 가겠다는 답신을 보냈는데

실은 회장님 깜짝 생일파티가 준비 되어 있다는 회신을 받았지

잠깐 갈등하기도 했지만 결국 못 가겠다는 답을 했지

‘2차라도하는 메시지도 뭉개고

미역국에, 닭가슴살 야채볶음, 두부부침, 김치에

자축 저녁을 혼자 먹었다

슬플 것 같지?

전혀 그러지 않았어

이미 다 포기하고 혼자 하겠다고 마음먹으니까

허전하지도 않고 오히려 편안 한 거야

 

저녁을 먹고 차 한 잔 마시면서 쉬다가 이제 잠자리에 들려고

이렇게 생일날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침대에 누워서 오늘 받은 생일축하노래 동영상이나 봐야지

가장 큰 선물이라니까~~~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