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61일째, 2015년 11월 28일(토) 한국 용인/흐림, 애틀랜타 맑음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늘은 한국으로 올 때와는 다르게 한국과 미국 두 곳에서 같은 날을 맞이하게 된다
지금 현재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이다
어제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내 책을 세상에 공개한 날이기도 하고
오늘 어머님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뭐라 할 수 없는 묘한 감정에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나는 평상 시 어머님이 주무시는 침대에서
가기 전에 나를 한 번 더 보겠다고 온 동생과 어머님은 거실 바닥에서 주무신다
어머님은 혼자 계실 때도 많은 경우에 거실 바닥에서 자고
동생은 어머님과 함께 잠자리하는 것을 당연시 한다
어머님은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을 지으신다
난 아침을 먹지 않지만 아침을 꼭 챙겨먹는 동생을 위해서 준비하신다
날 위해서는 삶은 서리태에 들깨를 넣은 마실 것을 준비 해 주신다
바로 밑 동생이 강화에 살기에 어머님 드시라고 보내준 수삼을
매일 아침 한 뿌리씩 나에게 주셨는데 돌아가는 오늘도 거르지 않으신다
원래 이번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200권의 책을 가지고 가려 했지만
예상 했던 것 보다 부피가 크고 무거워 100권도 못 가지고 가게 되었다
어머니가 주신 큰 가방에 가득 넣은 책은 50 여권을 겨우 넘겼지만
무게는 가방 한 개의 한계 무게인 32Kg에 거의 다다랐기 때문에
다른 가방과 뒤로 메는 가방에 20여 권을 넣어
70권을 겨우 넘게 가지고 갈 수 있게 되었다
큰 가방 두 개, 드는 가방과 메는 가방까지 짐은 네 개가 되었다
무게 또한 만만치 않아 애틀랜타에 사는 동생에게 공항 Pick up을 부탁하였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을 책으로 인해 하게 된 것이다
많은 짐을 메고 끌고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갈 것을 고민 했었는데
다행이도 셋째 동생이 아침에 함께 나오게 되어
짧은 거리지만 어머님과 함께 정류장으로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집에서 작별하자는 내 말에 어머니는 “버스정류장까지만 이라도 함께“라며 사정 하신다
“또 언제?”라는 말이 나올까 걱정되어 그것만은 거절하지 못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어머님은 옆에서 이것저것 말씀하시며
건강을 그리고 쓸쓸하기 않게 살 것을 당부 하신다
내가 드릴 말씀을 오히려 하시는 것다
버스에 타서 도로가 방향으로 자리하니 어머님이 손을 흔들고 계신다
손을 흔들며 답례하면서도 ‘절대 눈물을 보이지 말자’ 다짐하며 미소를 보낸다
억지 미소, 아쉬움의 슬픈 표정을 하면서도 내 미소에 미소로 답례 하지만
많이 부자연스럽다
버스가 출발한다
눈물을 참아야 하기에 눈을 감는다
1시간 30분으로 예상 한 버스는 40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토요일의 이른 아침이라 막히지 않고 달린 때문일 게다
티켓을 받으며 큰 가방 두 개를 보내고 라운지에 들려
잘 마시지 않던 에스프레소로 어머님과 작별로 쓰려진 마음을 달랜다
어머님과 약속한 내년 봄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며
한국의 일정을 마친다
이번 한국 여행은 정말로 어머님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자위와
내 책을 발행했다는 들뜬 마음을 담고 집으로 돌아간다
비행기의 바로 앞좌석에 18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탄 엄마가 있었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아이가 빽빽 소리를 지르며 심통 부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에궁~ 자리를 잘 못 잡았구나 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엄마가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도 하였다
멀미를 하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속이 더부룩하면서 심한 두통이 시작되었다
지난 번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비슷한 증상으로 꽤나 고생을 했는데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두통이 있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배는 고픈데 속이 편치 않으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아이는 가만히 있지를 못해 뛰어다니고 엄마는 아이를 부르며 쫒고
내 자리 근처로 온 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보내니 같이 웃는다
영화를 보고 잠을 자다 책 보기를 반복하다 보니 도착하였다
다행인 것은 예정시간보다 거의 한 시간 빨리 도착한 것이
여기서 갈 때보다 훨씬 덜 걸린 것 같은 느낌이다
내 시집을 가지고 와야 했기에 동생에게 Pick-up을 부탁했더니
제 시간에 나와 있어 빨리 집에 올 수 있었다
10시 반 경 집에 도착해 급한 짐정리를 하고
떡국을 끓여 먹고 조금 쉬었다 한 숨 잤다
너무 길게 자면 저녁에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
한 시간 조금 넘게 잠을 자고 길벗의 호출로 잠을 깼지만 멍하다
깨서 도착하자마자 세탁기에 넣었던 빨래를 마무리하고
나머지 짐정리를 하고 없는 동안 도착한 Package Pick-up하고나니
시장기가 돌아 다트에 초콜릿 먹고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한다
밥이 없고 현미만 있기에 조금 난감해 했지만 현미밥을 하며
양파와 멸치를 넣은 어묵국을 끓인다
무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양파만을 넣게 되었다
오후에 이것저것 하는 동안 계속 잠이 밀려온다
참자, 가능한 참아 조금 이르더라도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 시차적응이 되겠지
이번 여행은 참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을 한다
원래도 주로 어머님과 함께 하기로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되었고
책 출간도 예정대로 잘 되어서 80여 권을 가지고 왔고
너무 짧아서 충분하지는 않지만 내가 보려했던 토지도 봐서
부족함이 없는 한국 여행이 되었다
오늘은 정말 일찍 잠자리에 들거다
그렇게 해서 시차적응이 빨리 되기를 바라며
천일여행의 161일째를 길게 보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천일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일여행 163일째, 2015년 11월 30일(월) 애틀랜타 흐림/비 (0) | 2015.12.01 |
---|---|
천일여행 162일째, 2015년 11월 29일(일) 애틀랜타 흐림 (0) | 2015.12.01 |
천일여행 160일째, 2015년 11월 27일(금) 한국 용인, 흐림 (0) | 2015.11.28 |
천일여행 159일째, 2015년 11월 26일(목) 한국 용인, 맑음 (0) | 2015.11.27 |
천일여행 158일째, 2015년 11월 25일(수) 한국 용인, 비 (0) | 201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