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05일째, 2016년 1월 11일(월) 애틀랜타/매우 춥고 맑음

송삿갓 2016. 1. 12. 10:02

천일여행 205일째, 2016111() 애틀랜타/매우 춥고 맑음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우다 보니 출근할 기력이 남아있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최악의 상태에서 출근하면 파트너나 직원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출근을 하지 않거나 오전에 쉬고 오후에 출근할까 하는 생각을 오래하였지만

휴가를 마치고 새해 첫날 출근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사장이 되는 것과

지금까지 살아 온 내 방식에 용납이 되지 않는 것에

오전에 출근해서 인사하고 급한 것 처리하고 일찍 들어오자는 생각에 출근을 결심

 

힘이 없고 배가 고픈 것을 지나 쓰리면서 자꾸 일어나는 경련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마음을 다지고 이른 아침에 회사로 발길을 하게 된 다른 이유는 최저 온도가

0도 훨씬 아래로 내려간다는 예보에 공장에 문제가 생길 수 도 있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내 책상 위에는 예상 했던 대로 밀린 서류가 잔뜩 쌓여있었다

공장에는 추위로 인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 한 것은 다행이었다

10시를 넘겨서까지 참 많은 일을 처리했다

대충 마무리하고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UPS에 들려 일처리 한 가지 하고

알제리에서 가지고 온 선물과 떡국 떡을 사기 위해 떡 집에 갔더니

여자 사장 왈 어쩌면 그렇게 감성이 풍부하게 글을 썼어요?

그리고 사장님 참 유명하신 분이더군요하는 것이다

여행을 가기 전 떡을 사러 가면서 내 시집을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고

다른 하나는 사장이 다니는 교회가 예전에 내가 출석하던 곳이고

시집과 관련하여 교회 사람들과 이야기 하던 끝에 나에 대한 뒷 이야기에 대한 것이다

한 참 전에 교회를 다니면서 문제가 있고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따지고 들었던 것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교회에서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야 한다는 부류와

누군가는 들어나는 문제에 대해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부류 등의

극명하게 갈린 평가의 뒷담화 였을 것이다

 

떡을 사고 집으로 와서 어제 먹으려고 끓였다 불었던 만둣국을 다시 데우는데

회사에서 컴퓨터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며 전화 호출

전화상으로 처리하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직원의 의식이 부족한 것인지

아님 의지가 없어 그런지 도저히 해결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내가 회사로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만둣국 몇 수저 뜨고 바로 출발

 

지난 10월에 채용한 직원이 춥다며 집에서 가지고 온 히터의 용량이 너무 커

과부하가 걸려 스위치가 내려가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직원에게 응급처치 요령을 설명해 주고 서버를 복구 시키고 다시 돌아오는데

시차의 어려움에 어제 잠을 못 잔 것과 몸으로 견뎌야 했던 스트레스 덕분에

몸은 만신창이가 된 것 같이 무겁고 힘들었다

한 숨 자 보려고 침대에 누워 잠들기 위해 노력하다 겨우 잠들었을 무렵

전화벨 소리에 번뜩 잠에서 깼다

히터 설치했던 회사인데 문제가 없느냐며 몇 가지 질문을 퍼 붓는다

전화 응대를 하고 나니 눈이 더 무거워 졌지만 잠은 이미 달아나 버렸다

침대에서 뒤척이다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저녁이 되었다

 

저녁 메뉴로는 먹으려다 만 불운의 만둣국이 자꾸 걸린다

속이 편치 않아 떡집에서 얻어 온 누룽지를 먹으려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만둣국에 역시 어제부터 비슷한 운명인 녹여 놓은 현미밥을 넣고 끓였다

누룽지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끓였지만

먹으면서 생각하니 차이가 나도 크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것

김치를 반찬으로 짬뽕만둣국을 먹으려다 소화불량이 걱정되어

추가로 준비한 것이 키위를 반찬 대용으로 먹은 것

 

해가 넘어가고 나서 밖의 기온이 계속 떨어지는지 히터는 쉬지 않고 돌지만

집 안의 온기 또한 제자리거나 식어가는 느낌에 자꾸 몸이 으슬으슬 떨린다

운동은 건너뛰어야 할 것 같고 목욕 또한 생략하기로 한다

이러다 병치레 하는 것 아닌가?

먹은 것 조금 내려는 듯하면 자리에 누워 이불 뒤집어 써야 하겠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