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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괜찮아. 나한테 불이 있어.인선이 있는 쪽의 어둠을 향해 나는 말했다. 상체를 ㅇㄹ으켜 주머니 속 성냥갑을 꺼냈다. 거칠거칠한 마찰면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거기 성냥개비를 부딪치자 불티와 함께 불꽃이 일었다. 황 타는 냄새가 번져왔다. -본문 3부 불꽃 중에서- 성냥으로 불을 켜서 어둠을 밝힐 때 눈으로는 밝아오는 주변을 보지만 코로는 황 냄새가 난다. 너무도 알고 있는 냄새지만 잊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으로는 읽고 있지만 마음으론 무언가 갈망하는 것이 있었지만, 그래서 어려운 방언을 일고 또 읽으며 장을 넘기다 위 본문의 ‘황 타는 냄새가 번져왔다.’라는 문구에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왜 그랬을까? ‘우듬지’ : 나무의 꼭대기 줄기를 의미하는 ..

책을 읽고 2025.07.18

소년이 온다-한강

소년이 온다-한강 네 중학교 학생증에서 사진만 오려갖고 지갑 속에 넣어놨다이. 낮이나 밤이나 텅 빈 집이지마는 아무도 찾아올 일 없는 새벽에, 하얀 습자지로 여러번 접어 싸놓은 네 얼굴을 펼쳐본다이. 아무도 엿들을 사람이 없지마는 가만가만 부른다이. ······동호야 -본문 [꽃 핀 쪽으로] 중에서- 이 책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났던 10일간의 광주민주화운동에서 ‘동호’라는 이름의 중학교 3학년이 중심이 된 사실적 소설이다. 위의 본문은 소설의 거의 끝 부분에 있는 소년의 어머니가 서른 살에 낳았던 막둥이가 죽고 난 후에 아들에 대한 사무침과 그리움의 탄식으로 보여 진다. 보관하고 있는 사진이 중학교 학생증에서 오렸다는 것으로 소년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고 ‘아무도 찾아올 일 없는 새벽에’라는 ..

책을 읽고 2025.06.24

엄마는

엄마를 찾는 길도착 30분 전에 전화를 걸었다엄마 저 밥좀 주세요꼭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내가 감을 알릴 겸그냥 가면밥 차린다 허둥대지 마시라무슨 반찬이 이리도 많아요응 너 많이 먹으라고그런데 이것 하고 이건어제 네 할머니와네 아버지가 와서밥 달라기에 만든거다두 분 다녀가셨어요?응 갑자기 와서 밥 달라곤차렸더니훌쩍 갔어말도 없이그냥 갔어아버지 17년할머니 10년넋이 되신 햇수그럼에도 불구하고엄만 그 넋을 맞이한다내 엄마 어떻하냐파도에 아스러지는 모래성처럼내 맘이 무너진다April 23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