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그럼 저절로 죽었단 말이지.”“저절로 죽긴 어떻게 저절로 죽냐. 자살을 한 거지.”“자살? 나무가 말야?”“그래 그 나무는 나를 좋아했으니까. 나를 좋아하지 않음 내 창가에 어떻게 그런 예쁜 꽃을 피울 수가 있겠어. 우리 집 능소화처럼 화려하게 피는 능소화를 난 어디서고 본 적이 없어.”“그래도 그렇지 나무가 어떻게 자살을 하냐?”“얘 좀 봐. 왜 못해. 나무는 자살할 수 없다고 누가 그래? 나무 우습게 보지 말아 너. 나무도 사랑을 잃으면 자살할 수도 있다는 걸 우리 집 능소화가 확실하게 보여줬잖아? 그래도 못 믿겠어?” -본문 ‘일탈의 예감’ 중에서- 이 이야기의 시작은 화자인 영빈, 그의 친구 한광, 그리고 두 사람에게 30여년 넘게 연민을 안겨준 현금 등 세 사람은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