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306일째, 2016년 4월 21일(목) 애틀랜타, 맑음/저녁 흐림
표현이 너무 거친 것인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계속해서 잠과 사투를 벌이는 것 같다.
밤사이 수시로 깨는 것은 물론 자면서,
혹은 깨서 ‘왜 이리 잠자는 것이 힘들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곤 아침에 매우 고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신경이 날카롭다.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 일어나서는 도 닦는 사람처럼 마음을 무디게 하는데 열심을 다한다.
내가 수도구(Sudoku)를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안지만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던 40대 후반 치매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을 거다.
전에는 주로 잠자리에 들어 자기 직전 종이로 된 것을 한 장씩 짖어 하다가
스마트 폰으로 가능하게 되었을 시점부터 출근해서 아침에 화장실에 앉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만일 아침에 하지 못하면 점심 때 혹은 오후에라도 거의 매일 하는 것 중 하나가 수도구다.
아침 출근해 시스템 백업 및 공장일 돌아가는 것 확인하곤 운동하러 클럽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연습장에 올라가니 Stater가 내 손님이 와 있다는 것이다.
내가 부른 Guest가 없는데 있다고 하니 당황할 밖에······
그가 가리킨 사람은 African-American,
인사를 나누고 그가 46살로 나 보다 열 살 아래라는 사실과
오늘 우리 클럽에 처음 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족들 보러 왔다 예약을 하면서 누구와 골프하는 것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클럽하우스에서 "Kenny"라고 하며 내 Tee Time에 Join 시켰다는 거다.
조금 있다가 클럽하우스에서 연락이 왔다.
Tee Sheet에 나 혼자 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처음 온 사람을 가장 잘 해 줄 사람 같아서
Join 시켰으니 잘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당부까지 곁들인다.
나쁠 것은 없지만 낯가리는 내가, 언어가 서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였다.
다행이 그도 말이 없는 편인데다 특유한 그들의 껄렁거리며 입안에 굴리는 발음이 아니고
영국식 영어처럼 정확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이라 많지 않은 대화였지만 불편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다 클럽하우스에서 어떻게 설명했는지 모르지만 선생 모시듯 깍듯하게 대우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면서 오늘 공도 잘 맞는 편이라 어깨가 으쓱거리기도 하였다.
출발 할 때는 18홀을 다 할 것 같았는데 앞 팀이 너무 느려 시간이 많이 지체된 데다
평상시 주중에 9홀만 한다는 내게 미안했는지 전반 9홀을 끝내고 그만 하잖다.
내심 18홀을 다 하려는 마음에 무리하지 않고 중간에 허기지지 않게 잘 먹었거늘
중단하는 바람에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또 한 사람을 만나 최선을 다해 어울렸다는 것에 만족.
사무실로 돌아와 Ear Piece 고장 난 것에 대해 Beats와 채팅을 하였고
점심은 지난 화요일 클럽에서 Togo 해 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거래 처 중에 주문을 하면서 도면을 이메일로 보내오는데 Sales 쪽에서
첨부파일을 열지 못한다며 해결해 달란 일이 있었다.
며칠을 찾아다니다 열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인스톨해 주고 테스트까지 마쳤다.
한 가지 프로그램에서 기본 단위가 mm인데 거래처에서 사용하는 Inch 변환에 문제가 있어
‘미국은 왜 지내들이 제정해 놓은 미터법을 쓰지 않는 거야?’하면서 숙제로 남아있다.
통신회사에 'Over price, over spec'하며 메일을 보내고 기다리고 있는데
똑 같은 내용을 다시 보내 왔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보내야 할 것을 착각하고 나에게 내용을 바꾸지 않고 보낸 것 같다.
‘이런 무성의한 녀석 같으니라고’
조근 짜증 섞인 메일을 보냈더니 바로 잘못 보낸 듯이 Void 메일을 보내왔다.
퇴근해서 에스프레소와 치즈를 먹고 쉬다가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메인 메뉴는 스팸, 양파, 샐러리를 볶았고 며칠 전 먹고 남긴 된장찌개를 곁들였다.
혼자 살면서 불편한 것 중의 하나가 음식을 만들 때 한 번에 다 먹지 못하는 것이다.
너무 작은 양을 하면 만들기 힘들 뿐 아니라 맛도 덜하기 때문에 조금 많이 하면
남기게 되는데 그렇게 남는 것이 하나씩 모여지면 음식을 담은 조그만 그릇이 냉장고에 가득~
잊거나 순서에 밀려 결국 버리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오늘도 전에 닭백숙을 해먹고 남은 것으로 배춧국을 끓인 것이 맛이 조금 이상해 버렸다.
또 다른 불편함이 재료나 과일 등을 버리게 되는 것인데
조금 산다고 사도 종류가 많아지면 미뤄지고 결국 버리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오늘 지난 주 사다 놓은 무가 상해서 버렸다.
원래 무가 잘 상하지 않는데 잊어버리고 플라스틱 백에 넣어 보관을 했더니 곯아버렸다.
해서 생각해 낸 것이 건조기에 말리는데 모든 종류를 항상 할 수 없으니 버리게 된다.
농사를 지은 사람들과 굶는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한 일이다.
그렇다고 사지 않을 수도 없고 말이다.
저녁을 먹고 그동안 말린 키위를 진공 포장하였다.
5팩을 만들었으니 당분간 키위는 말릴 일이 없을 것 같다.
오늘 늦은 밤과 내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더니
바람이 강하게 불고 해가 질 무렵에는 구름이 잔뜩 끼는 것이 비가 제법 내릴 모양이다.
날리던 꽃가루가 떠내려가려나?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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