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364일째, 2016년 6월 18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6. 6. 19. 08:54

천일여행 364일째, 2016618() 애틀랜타/맑음

 

어제 저녁 잠자리에 들었을 때 Jonas로부터 전화가 왔다.

공장의 한 팀이 내일 공사를 해야 하는데 Sink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Out of Town, 어찌해야 하나? Christian이나 Liana창고 키를 가졌지?

그들에게 전화할까?"

순간 그럴 거면 바로 전화를 하지 왜 나에게 전화를 했니?’ 하면서도

몇 시에 필요한데?”라고 물었다.

"9시 혹은 10

그 때는 나도 안 된다

아침 930분에 tee time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지

머릿속에 복잡하게 시간 정리를 하고

"8시면 내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 알았다. Luis(공장의 한 팀장)에게 그렇게 이야기 하겠다

Luis는 우리와 함께 일 한지 12년이 되었는데 오래 되다보니 뺀질이가 다 돼서

말 안 듣고 시간 약속 잘 지키지 않아서 점점 신뢰할 수 없는 친구다.

한 참을 기다려도 결과에 대한 Return Call이 없다.

내일 Luis 약속되었냐?”고 메시지를 보내니 “8라는 회신이 왔다.

그러면 결과를 알려줘야지. 그런데 이번인 Luis가 약속을 잘 지킬까?’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잠이 오질 않아 결국 11시를 훌쩍 넘기고 잠에 들었지만 수시로 깼다.

한 마디로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하는 생각을 수시로 하였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서둘러 준비를 하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810분 전

사무실로 가는 동안 ‘Luis가 내 성격을 아니 미리 나왔겠지?’하는 희망을 가졌지만 역시나,

Luis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몇 시에 오냐?”

지금 가는 중인데 5분이면 도착한다

이 친구 봐라. 사람 되었네라며 기특함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

하지만 8시를 지나도 오질 않아 믿었던 마음은 물거품이 되었다.

다시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으니 회사에 있다고 대답한다.

보이질 않는데 그렇게 이야기한다.

잠시 후 도착했을 때 왜 너는 항상 거짓말을 하느냐?”고 이야기하자

오히려 몇 분 안 늦었는데 뭘 그러냐?”며 악수 하자고 손을 내민다.

이 놈아 그래서 나는 너를 신뢰하질 않고 결국 그 피해는 너에게 간다하며 Sink를 출고했다.

 

서둘렀던 탓에 골프장에는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아침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사과에 바나나를 먹고 바로 연습장에 올라갔다.

 

내가 골프를 할 때 하얀 셔츠나 바지를 입으면 징크스가 있다.

커피를 마시며 하얀 옷에 흘리는 것이다.

오늘도 하얀 셔츠에 피하지 못하고 앞자락에 커피를 흘렸다.

얼마 전엔 내가 커피를 그만 마시던가, 하얀 옷을 입지 않을 거다는 생각을 했지만 요원한 일

 

골프라는 게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중독성이 참 강한 운동이다.

어제 잘 되었다고 오늘도 잘 되는 것이 아니고, 될 듯 될 듯하지만 잘 안 되기도 하고

엉뚱한 짓 하다가 한두 개 원하는 대로 될 때 전해지는 짜릿함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끌려가게 만든다.

뻥뻥 갈기며 멀리 가는 안 사장 볼이 부러우면서도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 달래고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더 마무리를 잘 하면 우쭐해지면서

잔디를 차듯 걷는 내가 참 어린애 같다는 생각에 쑥스러워지기도 한다.

더블보기 하나, 보기 열하나, 버디 둘, 파 넷, 합계 열한 개 오버, 점수 83

볼은 한 개로 18홀 다 치고도 깨끗하다.

이 의미는 Cart Path나 돌에 맞지 않았다는 뜻으로 만족한 하루였다.

물론 중간에 이상한 샷 몇 개가 있었지만 Good recovery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골프를 끝내고 집으로 내려오면서 마트에 들려 장을 봐왔다.

뭘 사야 할지 몰라 아해에게 물어 다양하게 샀는데 갑자기 닭볶음탕이 생각났다.

작은 닭 한 마리를 사서 가슴살은 도시락에 넣기 위해 따로 떼서 굽고

나머지는 양파, 감자, 당근을 넣고 조금 맵게 끓였다.

갈수록 매운 것을 먹기 어려워하는데 오늘은 매콤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짜지 않게······

 

저녁을 먹고 나니 몸이 늘어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