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366일째, 2016년 6월 20일(월) 애틀랜타/맑음
그냥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러질 못한다.
실은 오늘이 천일여행 첫 해의 마지막 날이다.
작년, 그러니까 2015년 6월 21일 시작했으니까 오늘이 1년의 마지막 날인데
올 2월이 29일까지 366일이 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멀기만 하지만 천일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며
즐거움으로 시작했지만 여행기를 몇 번 건너뛸까 아님 중단하는 것은 아닐까를 걱정했는데
다행이 며칠 뒤에 정리한 일은 있지만 하루도 건너뛰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갖는다.
어떤 날은 대충, 어떤 날은 전 날과 비슷한 내용을 쓰기도 했지만
아프거나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결석하지 않아 1년 개근상을 받는 기분 같다.
지난 1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아해의 갑작스러운 발령, 알라스카 크루즈, 라스베가스, 파리를 거친 알제리아
년 말의 사하라, 봄에 프랑스 남부의 여행, 한국을 거쳐 다시 방문한 알제리아
점점 줄어 지금은 많지 않지만 아직도 냉장고 구석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해의 흔적
너무 답답하면 슬그머니 찾아 멍하니 바라보며 보고픔을 달래는 옷장의 물건들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한 편으로 생각하면 너무도 훌쩍 지나가버린 1년이다.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
삶의 의미를 찾고 쉬지 않고 열심히 열렬히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들이
아쉬움과 한탄을 모두 제하고도 행복과 즐거움이 남으니 다행도 큰 다행 아닌가?
아주 간단하게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쭉 잘 살자’
지난 6월 초 삼성 스마트워치의 Back 유리가 깨져 전화와 채팅을 하고
Shipping Label을 받아 6월 6일 UPS를 통해서 보냈다.
삼성은 Back 유리는 Warranty에 포함되지 않아 $70을 내야 한다고 것과
UPS로 보내면 이틀 만에 자신들이 받을 것이며 Business 7 Days 안에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내가 떨어뜨리거나 부딪치지 않았는데 왜 Cover가 안 되냐 하니
자신들 ‘Rule이 그렇다’고 설명을 하기에
‘너희들이 그러고도 세계최고를 추구 하냐?’고 생각하며 고치기로 하고 보낸 것이다.
오늘이 20일, 오늘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 전화를 걸었다.
첫 번째 통화에서 잘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를 하면서도 전화 상태가 고르지 않아
알아들을 수가 없어 다시 설명해 달라고 하면 그냥 자기 말만 한다.
겨우 이해 한 것이 빠르면 다음 주에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거다.
그들이 약속한 7일은 제대로 확인도 못 한 채로 통화가 끝났다.
확실하게 확인하고픈 생각에 홈페이지로 들어가 어렵사리 찾아내 채팅을 했다.
지금 Evaluation 하고 있는데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전화하란다.
삼성에 전화를 하면 기다리는 중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반복되는데 기껏 연락했더니 자세한 것은 전화로 물으라며 번호를 알려준다.
전화를 걸었다.
다행이 이번엔 목소리도 뚜렷하고 도와주고자 하는 적극성이 보인다.
내 Ticket Number를 주고 기다리자 조금 있다가 하는 말
“3일 전인 지난 주 금요일에 받아서 기다려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설명한다.
“내가 6월 6일에 보냈는데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UPS가 가끔 늦게 배달한다며 배달사고가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내가 6월 9일에 삼성이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하니 기다리란다.
잠시 후 “맞다. 네가 6월 6일 보냈고 9일 받은 것은 맞는데 서비스 센터에는 17일 도착”이란다.
자신은 이유를 모르고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며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질 못한다.
그리곤 “다음 주에 받을 수 있을 거다”라는 아주 친절(?)한 설명을 한다.
예전에 소니가 세계 전자제품 시장을 주름잡다가 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전화기 시장을 모토로라가 석권하다시피 하다 겨우 연명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 컴퓨터 시장에서 <Compu USA>라는 회사가 있었다.
그 시절 이번에 내가 경험한 비슷한 일을 겪으면서 매니저에게 이야기하였다.
“나는 앞으로 모든 사람에게 <Compu USA>으 서비스가 나쁜 회사다”라 할 것이고
너희는 지금 이 순간 손님 하나를 잃었지만 내가 떠들고 다니면 결국 많은 손님을 잃을 거고
그걸 고치지 못하면 망하게 될 거다.
결국 그 회사는 문을 닫았다.
물론 나 때문이 아니고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그런 것이지만
서비스에 대한 기본자세를 바꾸지 않고 세월이 흐르면 손님은 등을 돌린다.
내가 장담 하건 데 지금과 같은 일을 고치지 않으면 소니나 모토로라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하향세로 고전하고 있다는 애플도 삼성보다는 훨씬 더 잘 하고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할 거다.
아유 열받아..
그래봐야 나만 손해겠지만, 참 안타까워 서리
점심은 정말정말 오랜만에 컵라면을 먹었다.
아해가 두고 간 컵라면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따스한 국물이 땡겼다.
분말스프는 반만 넣고 따스한 물을 채워 두려는데 언젠가 영화에서
Microwave에 넣고 돌리던 장면이 문득 기억나서 맛있을 것 같아
컵에 써진 ‘3분’을 Setting 하고 돌렸다.
다 되었다며 ‘디링’하고 소리가 나기에 문을 열었더니 국물이 넘쳐서
Disk처럼 생긴 유리회전판이 온통 벌겋게 되었다.
실은 지금까지 한 번도 Microwave에 돌려본 경험이 없었거든
그리고 사무실에서 냄새는 어찌나 나던지 얼른 휴지뭉치를 들고 열심히 닦았지.
국물이 반으로 줄어 국수만 보이는데 어찌나 뜨겁던지 먹기는 힘들었지만
제법 쫄깃한 것이 잘 끓여낸 라면 같았다.
라면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경험도 없이 한 덕분에 냄새까지 많이 나서
씹는 둥 마는 둥 하며 부리나케 먹어치우며 ‘다시는 못할 일이네’
점심 먹고 조금 쉬다가 퇴근하면서 한국 마트에 들려
무, 단호박, 고무장갑, 붉은 팥에 속 푸른콩 서리태와 식초를 사고
Costco에 들려 물, 스파클링 물, 아몬드, 호두 등을 사서 손님맞이 준비를 했다.
집에 오자마자 9층에 내려가 한 시간 조금 넘게 걷고 집으로 올라와
어제 밤 물에 불린 현미를 아침에 발아현미 취하를 맞춰놓아 다 된 현미밥에
카레, 콩나물북어국(이거 참 여러 번에 걸쳐 먹는다), 김치로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오늘 왜 이리 피곤하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겠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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