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365일째, 2016년 6월 19일(일) 애틀랜타/맑음
아침에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 클럽하우스 바로 앞에 작은 토끼 한 마리가 열심히 식사 중
방해하지 않으려 돌아가려 하다가 아도 신기하고 귀여워 전화기의 카메라를 들이 댔다.
에궁~
바스락 소리에 놀라 그런지 식사를 중단하고 조금 움직여 미안해하며 사진을 찍었다.
가면서 두리번거리며 누가 방해하나 찾다가 나를 보곤 포즈를 취하듯 멈춰 선다.
골프클럽에서 Deer는 자주 보는 편인데 토끼는 흔치 않아 잠시 서서
대화를 하듯 바라보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한 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게 되었다.
요즘 카트를 밀며 걷다가 개미나 이름 모를 곤충이 지나면 바퀴에 깔리지 않게 멈춘다.
예전엔 그런 것 상관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
며칠 전 카트 길을 가다가 작은 개미 한 마리가 바퀴에 살짝 걸러 부상을 입고
둥글게 말려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더라고
이후론 카트 길을 걸어갈 땐 바닥을 보며 개미나 곤충이 없는지 보게 되었다.
길거리에 차이 치어 죽은 다람쥐나 동물 등을 보면 인간인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늘 내가 첫 티타임, 7:30분
조금 이르게 준비를 마치고 1번 홀에 가서 티샷을 하고 볼 있는 곳으로 걸어갔는데
뒤에 한 사람이 티 박스에 올라오더니 앞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고 샷을 했다.
페어웨이의 내 볼 옆에 멈췄는데 티샷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하나 더 샷을 하려다 나를 보고는 손을 흔들어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다.
손짓으로 괜찮으니 샷을 하라고 했는데 부담이 되었는지 왼쪽을 꺽였다.
카트를 타고 내 옆으로 와서 하는 말
“연습장에 나 혼자 있어서 앞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
내가 11시에 교회를 가야하니 먼저 가면 안 되겠느냐?“
원래 tee sheet에는 나 다음 7:40분에 예약한 Andy Gentle,
세 사람의 이름이 있는 걸 보았는데 두 사람은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이 친구는 15번 홀 티 박스 바로 앞에 사는 사람으로
펜스에는 Alabama 천이 걸려 있는 것으로 출신 대학을 알 수 있는데
유색인종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그 친구가 성격 탓인데 내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첫 만남에서 그런 마음이 각인되었고
이후에 토너먼트에서 몇 번 만날 때 마다 싫어하는 것을 숨기지 않았었다.
그러다 어느 대회에선가 내가 우승을 하고 나서야
골퍼들이 자기보다 월등히 잘 하는 사람에게 예를 갖추듯 겉으로 싫은 내색은 안 했다.
Tee Sheet를 봤다면 분명 내가 있는 것을 알았을 텐데 없을 것으로 알고
앞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샷을 하는 것을 보면 충분한 예를 갖추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암튼 그가 오는 중에 내가 세컨 샷을 하고 그가 세컨 샷 후 카트를 타고 가는데
Starter인 Jim이 쫒아와 그를 확인하고 돌아가는 것으로 봐서
출발하기 전 Starter 확인 없이 티 박스로 나온 것도 평범하진 않다.
오는 목요일 Sugarloaf cup 1st Match를 위한 연습하는 마음으로 즐겼다.
9번 홀, 약간 장난기도 있었고 볼을 수집하려는 명분으로 약간 오른쪽으로 티샷
카트를 밀고 걸어오다 멈춰 조그만 개천을 건너 동산에서 30개가 넘는 볼을 모았다.
오늘은 골프가 끝나고 클럽에서 샤워를 하지 않고 집으로 바로 왔다.
Father's Day라 그런지 클럽하우스에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많고
내가 끝냈을 무렵이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주차장에 차가 많아
빨리 피해주는 것이 그들도 좋고 나도 덜 심란할 것 같아 피하듯 떠나왔다.
이틀 전에 끓여 먹고 남은 누룽지, 어제 만든 닭볶음, 김치로 점심을 먹고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일어나서 눕기전 시작한 빨래를 널고 아해와 1시간 가까이 통화를 했다.
아해가 저녁으로 미역냉국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 역시 미역을 담가 삶았는데
양이 너무 많아 미역냉국 말고도 일부는 냉미역무침을 만들어
저녁을 먹고 나니 오랜만에 차가운 것을 먹어 그래서인지 한기가 든다.
꿀과 홍삼을 넣은 따스한 차를 마시며 US Open을 보며 일요일 저녁 시간을 보냈다.
116회 US Open은 Dustin Johnson이 우승했다.
5번 홀의 그린에서 두 번의 연습을 하고 퍼팅을 위해 Address 하려는데
볼이 약간 뒤로 굴러 커미셔너를 불러 이야기를 했고 퍼팅이 홀에 들어갔다.
후반에 들어와 커미셔너가 그를 찾아 벌타가 있음을 설명했고
TV 중계석까지 나와 벌타라고 하였지만 18홀 마무리하기 전까지 내내 논란이 많았다.
로리 맥킬로리는 트위터로 벌타가 아니라는 의견을 올렸고
Cutoff 된 릭키 파울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원래 룰대로 하자면 Address 이전이기 때문에 벌타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18홀을 버디로, -5로 끝내고 벌타를 적용하더라도 합계 -4가 되어
-1인 2위 그룹과 3타차로 우승하였다.
하지만 이 룰 적용에 두고두고 가십거리가 될 것 같다.
에궁~
오늘도 내내 골프이야기만 하다가 하루를 마무리한다.
선선한 저녁 햇살이 참 좋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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