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의 컬럼과 글

미안, 미안, 정말 미안

송삿갓 2016. 9. 19. 07:33

미안, 미안, 정말 미안

 

아침 운동 길에

이슬에 푹 젖은 잠자리 한 마리 발견

어느 작가가

동물이나 곤충 자연사 한 것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했든데

나는 보게 되었다 해서

사진 한 장 찍었다.

 

사람의 발에 밟힐까

아님 잔디 깍는 기계에

말려들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숲으로 옮겨 주려 날개를 잡았더니

힘없이 푸덕 거린다.

 

그럼에도 풀숲으로 옮기고

나 갈 길 가는데

편히 잠자는 걸 건드렸나

조용히 임종을 맞이하려는데

방해 한 건 아닐까

마음이 쓰인다.

 

미안, 미안

몸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며

미안, 미안, 정말 미안·······


August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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