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678일째, 2017년 4월 28일(금) 애틀랜타/안개, 맑음

송삿갓 2017. 4. 29. 09:23

천일여행 678일째, 2017428() 애틀랜타/안개, 맑음

 

아침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어 조심운전 하라는 일기예보가 반복되었다.

집을 나서니 예보대로 안개 정도에 그치질 않고 안개비가 내리고 있어 촉촉하였다.

출근해 공장 식구들 주급을 계산에 Jonas 책상위에 올려놓곤 클럽으로 향했는데

북쪽으로 갈수록 안개비는 보슬비에 가까울 정도로 굵은 물방울을 공중을 날았다.

30분 이상을 연습하는데 높은 습도에 급격히 올라간 온도는 몸에서 줄줄 땀이 흐르게 하였다.

어제 저녁까지 멀쩡하던 오른쪽 발목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조금 시큰거렸다.

작년 아해가 왔을 때 된통 접질린 자리가 어제 밤에 뭔 일이 있었는지 좋지 않아

클럽에 도착했을 때 진통완화제인 Bio Freeze를 바르고 High top golf 화를 신었는데

통증이 조금 가라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편해서 조심스럽게 운동을 했다.

 

코스엔 땅에서 올라오는 습한 열기가 거의 사우나에 가까워 몇 홀 지나지 않았음에도 땀범벅

그래도 기분은 좋았고 발걸음 또한 가벼웠다.

아해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상당한 비가 내렸던 모양인데

운동하는 동안 비가 내리질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아 그런지 오늘은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며 9홀을 끝냈다.

물론 첫 세 홀 내리 벙커에 들어가 위기가 있기는 했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아

그리 나쁘지 않게 위기를 넘겼다.

오늘의 묘미는 Course Management,

위기를 맞이하면 욕심 부리지 않고 한 타를 잃는다는 작전이 주효했다.

 

사무실로 내려오면서 어제 받은 자동차 Navigation Upgrade를 시작했는데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Engine을 끄지 말라고 해서 켜 놓았더니

모든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물어 나중엔 Jonas가 대신 대답을 하였다.

주급계산에 약간의 문제와 2016년 발행한 Invoice 중 중복 된 것이 발견되었지만

크게 탓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니 Jonas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암튼 금요일 주급 Report를 만들고 얼굴을 맞대지 않는 내 생각은 옳은 것 같다.

내가 만들어 놓고 사라져 Jonas가 혼자 검토하는 동안 화를 내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 자신의 잘 못에 대해 내가 없으니 나름 이유를 찾아 내가 돌아오면

변명 내지는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금요일에 Report를 마치면 한 주를 마무리 하는 거니

오늘도 잘 참고 잘 넘어갔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와서 의자에 앉아 쉬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어떻게 든 자 보려고 노력해도 안 되더니 골아떨어지듯 깊은 잠에 빠졌다 깨어나니

현실 같지가 않고 모든 게 꿈같았다.

일어나 저녁을 준비하였다.

 

며칠 전 끓여 놓은 콩나물국이 있었다.

콩나물을 건져내고 물을 조금 더 부었다.

1/3토막과 양파 1/4개를 잘게 썰어 넣고 조금 끓이다 동태알을 넣고 한 참을 더 끓였다.

알은 조금 많이 넣었다.

잘게 썬 푸른 고추와 다진 마늘을 더해서 끓이다

처음에 건져냈던 콩나물을 넣고 또 끓였다.

정성을 다해서 정갈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다 끓었을 땐 칼칼한 맛이 목을 톡 쏜다.

오늘 먹은 알찌개다.

감자볶음, 김치, 오징어젓이 알찌개의 맛 도우미였다.

 

금요일 늦은 오후의 햇살이 참 맑다.

건너편 호텔 유리창에 비치는 햇빛이 강하다.

 

칼칼하게 먹은 알찌개가 속을 후빈다.

내가 먹은 저녁이 꿈이 아니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낸 거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