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708일째, 2017년 5월 28일(일) 애틀랜타/아침/번개, 천둥, 소나기, 오전/대체로 흐림
오후/맑음
아침 모닝콜에 일어나 TV를 켜니
“곧 번개와 천둥, 소나기가 시작하여 11시까지 계속 된다”는 일기예보를 한다.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럴 때 가장 갈등이 심하다.
날씨 때문인지 아님 어제 너무 열심히 골프를 해서 그런지 몸이 묵직하고
오른쪽 옆구리 위쪽에 결리는 것과 동시에 움직이면 통증까지 있어
나갈지 말지 고민을 더하였다.
눈길은 TV에 두고 나갈 준비는 계속하다보니 일기위성으로 보이는 비구름이 남쪽에 머물고
내가 있는 곳은 물론 북쪽은 조금 이르게 비가 멈출 것 같다는 예상으로 바뀌었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비는 거의 그치고 서쪽은 맑은 하늘이 보이기까지 하였다.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클럽에는 비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럽에 도착했을 땐 비는 거의 그쳤지만 가끔 하늘을 쪼갤 듯 번쩍거리며 번개를 친다.
준비를 마치고 연습장에 올라가니 나가야 할 시간이 10여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무도 없는 것은 물론 연습 볼 조차도 Setting 되어 있지 않다.
헛스윙으로 몸을 풀고 벙커 안에 있는 몇 개의 볼로 연습을 마쳤을 때도
비는 오지 않는데 아무도 올라오는 사람이 없다.
내 티타임인 7시 50분, 클럽하우스에 전화를 걸어 나가도 되냐고 물으니
"Should be okay, but little delay"라면서 준비 되었으면 나가란다.
하늘은 제법 밝아졌지만 구름이 잔뜩 있는 하늘을 보며 시작하였다.
코스가 젖어 발길이 닿을 때마다 삐죽삐죽 물이 베어 나오고 카트바퀴에는 흙물이 묻어난다.
6번 홀을 마치고 7번으로 걸어가는데 마샬인 John이 지나가면서
오늘 전체적으로 한 시간 Delay되었기에 내 뒤에 따라오는 그룹이 네 홀 뒤에 있다는 이야기다.
그가 나 혼자 많이 걷는 데 좋은 게 뭐냐고 묻기에
골프에 집중하거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하니 자기도 동의 한단다.
18홀을 네 시간 동안 걸었고 점수는 20타 오버, 92를 쳤다.
이거야 원~ 골프와 밀당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실력이라니,
하지만 이유를 대라면 만 가지는 된다.
우선 오늘 페어웨이가 철퍽거려 어이없는 실수가 많았고
평상시 잘 사용하지 않던 3번 우드를 의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면서 실수가 많았다.
3번 우드 실수한 홀은 거의 더블보기를 하여 타수 증진에 기여한 공이 탁월하다.
젖은 땅을 걸어 그런지 18홀을 마치고 언덕을 오르는 데 허벅지와 장딴지가 뻐근하였다.
샤워를 하곤 PGA Super Store에 들려 아해를 위한 골프장갑을 샀고
집으로 내려오는 길에 Nordstrom에 들려 어제 눈길이 갔지만 사지 않았던 슬리퍼를 샀다.
빨래를 세탁기에 돌려 널고 어제 빨았던 이불과 침대 커버를 Dryer에 한 번 더 말려 정리하곤
전에 빨았던 바지와 셔츠를 다림질하여 옷장에 정리하는 등 분주하게 보냈다.
누룽지, 실은 어제 먹으려 했던 건데 아해가 만들어 준 잡곡누룽지를 잘 끓이고
오징어삼겹살볶음과 오이무침, 멸치볶음 등으로 저녁을 잘 먹었다.
왁스칠을 한 골프화를 차에 가져다 두고 부러진 골프 티를 가지고와서 수리하였다.
그냥 클럽에서 주는 나무티를 써도 되지만 전에 사서 사용하다 고장 난 것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닦고, 조이고, 기름 치고 가 아니라 자르고, 뚫고, 잡아매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일은 휴일이라 다른 월요일에 비해 조금 늦게 일어날 예정이기에
저녁에 미리 어머님과 통화를 하였다.
무릎이 아파 고생하시는데 주변에서 광주에 있는 병원이 잘 고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함께 갈 사람이 없어 물어물어 혼자 다녀오셨단다.
지난 주 통화하면서 말씀하시기에 동생 중 한 명을 불러 함께 가시라 했더니
“먹고 살기 바쁜데 누굴 오라고 하느냐?”며 한탄조로 말씀하시는데
안쓰럽고 죄송한 생각이 들어 울컥했지만 뭐 다른 방법이 없는 걸 어쩌랴.
그 병원에 갔더니 X-Ray를 찍고는 진찰을 하는데 정기적으로 1년에 두 번씩 주사를 맞으라는데
동네서도 같은 말을 들었다며 놔두라고 하곤 3일치 약만 처방받고 돌아왔다는 말씀이다.
아마도 스테로이드로 짐작이 되는데 그거야 뭐 맞을 때 뿐인 걸 알지만
“그렇게 하시지 그랬어요?”라는 말로 위안을 드렸지만 “되었다”는 말로 답하신다.
번개와 천둥으로 시작한 하루가 오후로 갈수록 맑은 하늘을 보이곤 이제 저물어
애틀랜타 공항에 착륙 하려는 비행기 불빛이 하늘을 가르는 유성처럼 보인다.
이렇게 하루가 저문다.
오늘도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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