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709일째, 2017년 5월 29일(월) 애틀랜타/아침/맑음, 오후/번개, 천둥, 소나기, 저녁/맑음
Memorial Day 휴일, 월요일
오랜만에 월요일 늦장을 부리며 아침을 맞이하였다.
오렌지색의 여명이 적어도 오전엔 맑을 것으로 예상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10시 티타임이라 7시에 일어나 충분한 여유를 갖고 나갈 준비를 하였다.
클럽에 도착하니 Blue/White/Red Tournament가 있어 그런지 주차장에 차가 제법 많다.
연습장에는 잔치분위기를 내려는 듯 활기찬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평상시 보다 더욱 밝고 화사한 옷차림으로 연습을 하다
자기 티타임이 되면 마샬의 호출로 코스를 향해 훌쩍 떠나기를 반복하였다.
우리가 나갈 시간이 되었지만 토너먼트하는 팀들이 늦어져 조금은 기다려야 했다.
10여분 지연되어 나, 안 사장, 곽 회장부부 등 넷이 그룹을 이루어 출발,
우리 앞 팀은 전에 벙커 손질을 하지 않아 Eric이 전화를 걸게 하였던 신규 멤버의 한인들,
4명이 Tee Sheet에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두 사람이 플레이를 하는데
둘 다 샷이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많이 끈다.
오늘은 그린의 깃발이 미국 성조기, 그린 옆에는 깃발을 땅에 놓지 않도록 깃발걸이가 꼽혀있다.
익숙하지 않아 퍼팅을 하면서 땅에 내려놓았다가도 알아차리곤 얼른 걸이에 걸치면서 진행한다.
하지만 우리 앞 팀의 한국사람 둘은 그것을 전혀 모르는지 깃발을 계속 바닥에 놓는다.
만일 백인들이 뒤따르고 있다면 당장 따라가 지적을 했거나 클럽하우스에 전화를 걸었을 게다.
여섯 번째 홀까지 계속 반복하기에 퍼팅을 마치고 7번 홀로 이동한 그들을 쫒아가
깃발을 바닥에 내려놓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자 한 사람이 지난 홀에 겨우 깨우쳤다며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말은 하지만 매우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10번 홀로 이동했을 때 앞 팀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앞팀의 한인들은 전반9만하고 마친 것 같다.
안 사장이 “그 사람들한테 뭐라고 했기에 하다 말고 간 거야?”하는 농을 치기에
“죽을래, 살래? 그랬는데 당신도 함께 가고 싶어”라는 이야기를 하곤 웃었다.
안 사장의 말에 의하면 한국의 포항제철 직원들인데
얼마 전 미국지사를 애틀랜타에 설립하면서 오게 되었단다.
이곳에 지사를 설립한 것이 교통이 좋아서 그랬다는 데 이해가 쉬이 되진 않는다.
곽 회장도 3시에 Haitai에서 오는 손님을 만날 약속이 있다며 전반만 마치고 떠나고
셋이서 18홀을 마쳤을 땐 거의 3시가 가까웠으니 적어도 4시간 30분 이상 플레이를 한 거다.
해서 고단한 몸에 따스한 물을 끼얹고 주차장에 나오니 한 바탕 소나기가 지나갔는지 촉촉했다.
18홀 마치고 정리를 할 때 몇 방울씩 내리던 비가 돌변하여 많이 내린 것 같은데
집으로 내려오는 길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고는
집에 들어 왔을 때 흩뿌리더니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햇살이 방긋
쉬면서 아해의 퍼터 그립을 바꿨고 어제 정성스레 만들었던 Tee가 부러져 다시 만들었다.
뭐를 하든 부상이 없어야 하는데 퍼터 그립을 교체하면서 양면테이프를 떼기 위해
너무 열심히 문질렀는지 왼손 엄지의 지문부분에 물집이 생겼다.
Band-Aid를 붙이고 저녁준비를 시작했다.
아해가 떡만두국을 먹었다기에 나도 같은 메뉴를 선택, 냉동시켰던 닭살을 끓여 육수를 만들고
떡집에서 먹으라고 준 가래떡 썰어 놓았던 것에 고기만두, 계란을 넣고 끓여 푸짐하게 먹었다.
그리곤?
집안 청소, 우선 부엌을 휴대용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부엌은 물론 거실, 화장실까지 바닥을 닦는 Sweeper로 구석구석 밀며 다녔다.
똘똘이(로봇청소기)가 이틀에 한 번씩 열심히 수고를 하지만 얼룩제거는 못 하기에
내 몸이 청소하는 대걸레가 되어 열심히 닦아야 했다.
지난 토요일부터 시작한 메모리얼 연휴 3일
클럽에서 운동할 때를 제외하곤 모든 것을 혼자하다 보니 조금은 쓸쓸함이 느낄 때가 있다.
해서 밖에 나가 저녁을 사 먹거나 차를 마실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집에서의 혼밥이야 아무렇지도 않는데 밖에서는 너무 어색해서 제대로 식사를 못할 것 같다.
그러다 ‘며칠 있으면 혼자가 아닌데 뭐 어때?‘하면서 잊고는
‘오늘은 자유롭게’라는 스스로 위안의 말로 나를 다독거렸다.
연휴에 다들 지쳐 그런지 오늘은 이른 저녁부터 도로가 한산하여 차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나도 노을도 없이 저물어가는 저녁에 조금 이르게 하루 마무리 인사를 한다.
오늘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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