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968일째, 2018년 2월 12일(월) 애틀랜타/비, 흐림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도로에 물기가 많았다.
‘아직도 비가 오나?‘하는 생각을 하며 준비를 하다 파리 드골공항에 아해에게 전화를 걸었다.
“6시에 깨워 주려고 했는데 벌써 일어났어?”하면서 라운지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데
배가 고파서 초토화를 시켰다며 어제의 대한항공 라운지보다 먹을게 많단다.
잘 잤냐고 물었더니 Advil을 2알이나 먹고 잘 잤다는 대답이다.
한 알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2시간 간격으로 깨기에 1시경 한 알을 더 먹었더니
7시까지 푹 자고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라운지에 도착해 아침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다.
시차 때문에 잠을 설칠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나 보다는 시차적응을 훨씬 더 잘 하는 편이다.
준비를 마치고 어머님과 통화를 하는데 힘이 없는 목소리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 죽을 먹다가 없으면 물 말아 드신단다.
언젠가 의사에게 들은 말이 있어 “물 말아 드시면 소화가 더 안 돼요.”라고 했더니
그러지 않으면 넘어가질 않는다는 투정어린 말씀을 하신다.
누군가 옆에서 챙겨 드려야 할 연세이신데 혼자 계시니 더욱 그런 것 같아
마음이 짠하였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일.
화제를 바꿔 명정 준비에 너무 힘쓰지 말라는 말씀을 드렀더니
“나도 그럴란다. 내 몸 내가 아껴야지 작년에 아파보니 너무 힘들어.
그래서 딱 한 접시씩만 할란다.“
“매번 그렇게 말씀하셔도 또 무리해서 아프시잖아요.”
정말 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이야기를 또 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도 이번엔 다르다. 작년에 오래 아프고 났더니 힘이 없다.”
에궁, 많이 힘드시긴 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 또한 매년, 매번 거의 같은 이야기의 전개다.
작년 추석에 이젠 나도 못하겠다며 더 이상 차례나 제사를 지내기 않겠다고 선언하셨다지만
얼마 전 또 하실거냐는 내 질문에
“아버지 돌아가신지 10년째 인데, 10년은 채워야지”
그래 돌아가신지 꼭 10년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지만
어머님이 당장 그만 두시지 않을 것 같고,
매번 뭔가 다른 이유로 살아생전엔 어떻게든 이어 갈 것도 안다.
그래도 혼자 하신다는 것에 자식으로서 특히 장남으로서 송구한 마음에 착찹해지기만 한다.
“하다가 힘들면 그냥 손 놓으세요”
해봐야 소용없는 말을 또 하게 되는 것은 도와드리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투정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지난 주 셋째부부가 와서 하루 자면서 함께 시장을 봐 드렸고
제수씨가 “어머님 그냥 가만히 두세요. 제가 와서 다 할게요.”라고 했다는 말에
고마움과 미안함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사람도 팔목이 아파서 고생인데 잘 할까요?‘하는 말로 미안함을 얼버무렸다.
어머님과 통화를 하고 라운지에서 식사를 마치고 쇼핑을 둘러본다는 아해에게 전화를 걸었다.
살 게 아무 것도 없다며 화장품 등 몇 가지만 사고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Gate 앞에 있단다.
그리고 얼마 뒤 탑승이 시작되었다기에 조심해 가라며 전화를 끊었다.
처음 가는 길, 잘 도착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아침 일을 마치고 Roy 치과에 갔다.
정기적인 Clean and check up하러 가서는 Clean을 하고 Roy가 점검을 하고는
오른쪽 윗니 일부분의 잇몸이 너무 많이 내려앉았다며 Gum을 보강해야 한다며 마취,
그리고 조금 있다가 뭔가를 덧붙이고는 갈고 하더니만 잘 되었단다.
마치고 나오는데 마취가 풀리지 않아 입은 삐뚤어지고 오른쪽 얼굴이 일그러지는 듯하였다.
은행에 들려 비자를 위한 Money Order를 만들고 CPA사무실에 들려 서류를 전달하곤
사무실로 돌아오니 Jonas는 AT&T에 전화를 걸어 뭔가를 추가한다.
12월 Bill이 왜 그린 높으냐고 하였더니 그럴 리가 없다며 보더니 놀란다.
다시 전화를 걸어선 한 참을 통화하면서 조절하고는 통화를 너무 많이 해서 힘들단다.
AT&T에서 뭔가 Promotion을 하면 추가신청하면서 턱 없이 올라가는 Bill이 반복됨에도
그 때마다 전화를 하며 조절한다고 그러는 일이 많지만 고치질 못한다.
나와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어제 클럽에서 Togo 했던 샐러드로 점심을 먹고 책을 읽으며 쉬다가 오후 일을 마치고
로마인 이야기 14권 후기를 남기고는 퇴근했다.
집에 도착해 얼마 지나지 않아 근무지에 잘 도착한 아해와 통화를 하고는 저녁 준비,
저녁은 있는 것들로, 된장찌개와 갈치조림을 데우고 무생채와 올리브를 추가해 식사완료,
후식까지 마치곤 설거지, 그리고 저녁 휴식을 취했다.
오전에 치과에 가서 마취했던 것이 힘들었는지 생각보가 많이 고단하였다.
때문에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 보려고 한다.
아해가 근무지에 도착한 오늘, 이렇게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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