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970일째, 2018년 2월 14일(수) 애틀랜타/흐림
악몽에 시달렸다.
길고 깊은 악몽에 잠을 제대로 잔건지 모를 정도로 힘들었다.
자다가 한두 번은 깬 것 같은 데 계속 이어졌던 건지 아님 한 번에 긴 꿈이었는지 모르지만
너무 힘들어 꿈이기를 바라며 헤어나고 싶어 몸부림치다 결국 꿈이란 걸 알고 안도하였지만
그 여운 때문에 한 참을 심장이 벌렁거리고 이어 기진맥진해서 다시 잠에 들었던 것 같았다.
띄엄띄엄 생각나는 것은 회사의 bankruptcy였는데 얼마간 부족하여 애걸복걸 사정을 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이 다니다 뭔가 해결점을 찾은 것 같기도 하였지만
분명한 것은 꿈이길 바라고 결국 깨서 꿈이란 걸 알고 가슴을 쓸어내린 Story.
허겁지겁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여운에 회사에 뭐가 문제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며
정신을 빼앗기고 힘들어 하면서 사무실까지 도착하였다.
어제와 똑 같이 그 건물 그대로, 조용함에 ‘괜한 꿈 때문에 신경이 쓰였네.’하는 안도,
아니 어쩌면 평온하기 때문에 그랬던 건가?
암튼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였다.
중학교 몇 학년 때였는지, 그리고 과목도 물상이었는지 기술이었는지 정확하진 않지만
숯과 자갈, 모래를 이용한 간이 정수기를 만드는 방학숙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어제 아해가 근무지의 물이 안전한지 확인할 수 없어 목욕을 못하는
그러니까 즐기면서 꼭 해야 하는 두 가지에 대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 약품이나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도 운동하러 가기 전 잠깐 시간을 내어 찾다간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멈추고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중학시절을 방학숙제가 생각이 났다.
컴퓨터 앞으로 돌아와 숯의 효능을 찾아보고는 이번에 아해에게 가면 간이 정수기를
만들어 줘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 있는 판단이 들었다.
운동하러 올라가면서 아해와 통화를 하며 숯을 구입해 놓으라는 이야기를 하곤
운동을 하면서 어떻게 만드는 게 좋을지 다각도로 생각을 했다.
구상은 충분히 마쳤고 아해가 숯만 구해 놓으면 될 것 같다.
아침부터 흐린 오늘 안개비가 내렸지만 온도가 그리 낮지 않아 운동엔 지장이 없었고
밝기도 충분해 Sunglass를 끼고도 시야엔 지장이 전혀 없었다.
Pines에서 9홀을 걸으며 열심히 공을 수집, 어제의 16개에 이어 오늘도 6개나 모았다.
많은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데다 지난 주말에 비가 많이 내려
빗물에 쓸려 잘 모이는 곳에 집중되어 있어 모으기엔 어렵지 않았고
어제는 뒤를 따라오는 골퍼가 없어 Stables의 9번 홀에서 Creek을 건너가서 수집하였다.
운동을 마치곤 CPA사무실로 가면서 그리고 일을 마치고 사무실에 내려오면서 아해와 통화,
오랜만에 많은 통화를 하니 가까이 있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를 처리하면서 Togo한 샐러드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을 지키며 오후 일을 하다 점심을 마친 Liana까지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을 나서 H-Mart로 갔다.
어제 누군가 H-Mart에서 쇼핑을 한 모양인데 이메일로 오는 영수증이 나에게로 왔다.
예전 같으면 무슨 실수가 있었겠지 하며 그냥 넘어 갈 수도 있었겠지만
몇 년 전 내 Social번호로 Verizon에서 Account를 Open하여 요금을 내지 않아
지난해에도 어려움을 겪었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확인하러 갔지만
영수증 발행 점이 Duluth라 내가 갔던 Doraville점에선 확인이 어렵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에 닭과 몇 가지 생선 등을 사서 집으로 왔다.
집으로 오는 중에도 물론 아해와 통화를 했고 현지 시각으로 9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조금 이르게 집에 도착한 나는 닭과 생선 등을 손질해 냉동실에 넣고
지난 주말에 했던 빨래를 정리해서 Closet에 넣고 다림질까지 바쁜 늦은 오후를 보냈다.
연어머리를 그릴에 굽고 양상치 씻고 된장찌개 데워 저녁상을 차려 먹고는 딸기로 후식,
TV를 보면서 저녁을 보내다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잠시 쉬다 잠자리에 든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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