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86일째, 2018년 3월 2일(금)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8. 3. 3. 11:50

천일여행 986일째, 201832() 애틀랜타/맑음

 

오늘도 아침온도가 50도 아래, 거기다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그 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의 햇살이 눈이 부셨고

그럼에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깊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날,

아해가 이런 날을 여기에 있었더라면 틀림없이 뛰고 싶다고 했을 것이다.

약간 차가운 공기를 헤치며 뛰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눈을 감고 햇살을 느끼니 그리움 때문에 울컥하며 솟구치는 그 무엇,

몸은 차갑게 느꼈지만 마음은 따스해지고 얼굴은 따끈한 눈물로 적셔졌다.

바람 때문에 바람막이를 입고 연습장에서 스윙을 하는데 볼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내가 그렇게 치고 있음에도 이유를 알 수 없다며 투덜투덜.

금요일은 9홀을 걷는 날 이지만 오늘은 햇살의 사랑에 빠져 18홀을 걸었다.

오늘 할 일을 어제 대부분 다 했기 때문에,

그리고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많이 걸었다.

뒤를 따르는 LarryThomas가 오늘도 토끼몰이 하듯 바짝 따라와

공을 줍는 등의 다른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쓸 수가 없어 속도를 냈기에

18홀을 걸은 시간은 어제와 비슷한 3시간 15, 점수는 딱 18Over, 90

16번 홀을 걸을 때 뜸엔 허벅지가 뻐근하며 힘이 빠져서 속도를 늦추고 싶을 정도였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는 데 오늘 참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속도에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사무실로 내려와 Jonas와 미팅,

어제 CPA에 다녀온 그의 IRS 편지에 관한 것

Crew pay에 관한 것

공장의 뒤뜰 공사에 관한 것

그리고 Wet polishing을 위해 공장 내부 공사에 관한 것에다

Jonas 차를 새로 사는 것 까지 정리를 하곤 점심을 먹었다.

자동차는 아직도 한 달이 남았는데 하도 졸라대기에 오늘부로 Paid off하고

당장이라도 사라고 했더니 엉거주춤 뭔가 하는 듯하다 iPad를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그리고 얼마 뒤 자동차 Dealer에 있다며 “2017년 자동차가 1만 불이 싼데 어떻게 생각 하냐?“

전화가 와서 굳이 그걸 살 필요가 있느냐 물으니 "Just asking"

참 철부지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뭐 나도 그런데 뭐~’하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해 공장 문을 열려고 하는 데 꽉 끼어서 열리질 않았었다.

셔터 문을 열었기에 누군가 오면 손을 볼 것으로 생각하고 까맣게 잊었다.

점심을 먹고 정신없이 일을 하는데 외출했다 돌아온 Christian이 문 이야기를 할 때서야

기억이 났는데 아무도 고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있었던 거였다.

기대한 내가 잘 못이지하면서 고치려는 시도를 했는데 안쪽에서 뭔가 고장 난 것 같다.

할 수 없이 뜯어내 버리곤 Christian에게 새 것을 사오라 했다.

정말 나 아니면 이런 것 할 생각을 안 하나?

아님 내가 알아서 할 것이기에 관심이 없나?

암튼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어쩌랴 내가 이 회사의 사장이자 엔지니어 인 것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 것을 사오라고 했더니 Christian이 자기가 Install 한단다.

자슥, 제법 잘 크고 있구만....

 

퇴근하려고 문을 나서는 데 Christian이 새로 사 온 손잡이를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설치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체하는지 모르겠다는 대답이다.

이런하며 건네받아 핀으로 눌러 해체시켜 건네주곤 설치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그는 실행하고,

도움을 줘 가며 설치를 끝내곤 "Good job"하고 사무실을 나서 H-Mart에 들려 몇 가지 사고,

은행에 들려 checks deposit 후 집에 도착 할 때까지 Dinner 행사를 마친 아해와 통화.

집에 들어와 알찌개를 데우다 콩나물을 추가해 마져 끓이고 굴비를 구워 저녁을 먹고는

딸기와 카마모일로 입가심에 이까지 닦고는 밖으로 향했다.

오늘이 대보름이라 하여 달을 보기위해 콘도를 나가 건너편 호텔 옆에 낮게 뜨고 있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아직은 먼 이야기 이지만 아해의 다음 근무지가 파리가 되게 해 달라는 소원 말이다.

집으로 들어와 로마인 이야기 15권 후기를 정리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