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069일째, 2018년 5월 24일(목)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송삿갓 2018. 5. 25. 09:23

천일여행 1069일째, 2018524()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어떤 날은 점심 무렵이나 이른 오후에 아침이나 오전이 아득하게 느껴져 기억도 가물가물,

나이 들어간다는 징조일 수도 있지만 많은 일이 있거나 특히 고단할 경우에 그렇다.

오늘이 그런 날 중의 하루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아침과 오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한 참을 차분히 앉아 기억을 더듬고서야 오전의 일들이 정리되었다.

 

오늘 아침은 늦잠을 잤다.

아해의 모닝콜이 늦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누군가가 걸어온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다.

이런 새벽에 누가 전화를 거는 거야?’하며 혼내 줄 마음으로 팔목을 들어 스마트 워치를 보니

아해가 걸어 온 전화였다.

무슨 일이지?‘하며 헐레벌떡 전화를 들어 받아보니

자기야, 늦었어! 전화가 안 돼

보이스톡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시간을 보니 일어나야 할 시각이 25분이나 지났다.

몸은 일어나기 싫다는 듯 늘어지기만 하는데 정말 늦었다.’며 전화기를 보니

비슷한 시각에 보이스톡의 부재중이 찍혀있었다.

소리가 났는데 너무 깊이 잠이 들어 못들은 건지 아님 소리가 안 났던 건지 모르지만

집안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으로 보아 정신없이 꿀잠을 잤던 것이다.

자다가 두 번째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 시각이 궁금해 Alecxa에게 물어볼까하다

에이, 아해가 알아서 깨워 줄 텐데 뭐~’하며 다시 잠을 청했는데

그 때가 대략 4시 언저리였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일······

 

아침 스트레칭 Skip하고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선 어머님과 통화,

그리고 아해와 통화를 할 때가 일어난 지 40여분이 지났을 무렵

몸은 아직도 잠결을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오기 전에 TV의 일기예보를 통해 오전엔 비가 오지 않을 것을 예상했기에

당당하고 거침없이 클럽으로 향해 Push CartGolf 가방을 얹고는 화장실로······

집에서 나오기 전에 한 번 화장실을 다녀왔지만 말끔히 해결을 못한 상황에

클럽의 화장실에 앉아 Sudoku를 하며 남은 것 배출하고 드는 생각

잠은 늦잠까지 충분히 자고 쾌변까지 이어지니 오늘 일진 좋겠다.’며 만족스러웠다.

 

간단한 연습을 마치고 Erik과 함께 Pines로 출발 했는데 두세 홀 지나자 몸이 지친다.

좋은 컨디션에 왜 이러지?’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잡으려는 노력에도 우왕좌왕,

특별히 나쁜 것 없음에도 작은 실수를 연발하자

Erik어디 아프냐? 평상시와 너무 다르다.”는 걱정스러운 염려를 한다.

전반 9을 묵직하게 마치고 고단함이 밀려오는 데 아해로부터 카톡이 왔다.

2kg짜리 10팩의 다트를 선물로 받았단다.

처음엔 ‘2kg짜리만 보고는 그것도 감지덕지 했는데 나중에 ‘10이라는 걸 확인하곤

놀라움이 갑자기 불끈 힘이 솟았다.

전반 9에 무겁던 발걸음은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가벼워지면서 골프가 재미 졌다.

그러다 9번 홀에선 힘이 빠져 다리가 풀리며 Stables의 지난 8홀에 좋았던 것

모두 까먹었지만 오늘 벙커 샷을 많이 해서 그래.’라는 자위를 하며 기분좋게 마무리.

내 참! 오전에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점심을 먹고 나서 까마득하게 느꼈으니, 쯧쯧쯧.

 

샐러드를 먹으려 막 준비가 끝났을 때 Jonas가 문을 닫더니

"Just idea"라고 하면서 10주년 기념으로 모든 직원들 축구를 보러가잔다.

본인이 생각할 때 입장료가 $1,500쯤 될 텐데 어떻게 생각 하느냐며 묻기에 그냥 빤히 보다

그게 10주년이랑 뭔 관계가 있느냐?”고 묻고는 생각해 보겠다고 했지만 반기진 않았다.

그저 뭔가 건수만 생기면 놀 것과 퍼 줄 생각만 하니 기가 막혔지만 더 이상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내일 아침에 잠깐 출근했다 Lake에 놀러 갈 예정이라는 말을 남기곤 외출,

그의 제안은 그냥 마음에 묻어 두는 걸로 내 마음에 기록했다.

 

이미 연휴의 쇼핑이 시작되었는지 어제부터 집 근처가 Traffic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4시 전임에도 400South가 심하게 막혀 퇴근길이 지체되었다.

어제 도착한 아해의 M4 Club의 포장을 Open하며 아해와 통화를 하다 마치곤

아해는 침대로 나는 저녁준비를 시작하여 저녁에 후식까지 마치곤 휴식을 하였다.

 

오늘 하루도 별 탈 없이 잘 보내곤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