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140일째, 2018년 8월 3일(금) 애틀랜타/오전/대체로 흐림, 오후/맑음
요즘 들어 몸에 열이 나고 한기가 들면서 허리에 약간의 통증을 느끼곤 한다.
다른 때에 비해 특별히 무리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비가 많이 내리면서 날씨가 좋지 않아 그럴까?
아마도 그럴지도 모른다.
이번 주 들어 제대로 된 햇살을 맞이한 날이 없으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아침저녁으로 타이레놀이나 몸살 약을 자주 찾게 되는 데
여름휴가를 갖는지 두통이 괴롭히지 않는 게 다행이다.
어제 풍년떡집에 김치를 사러 갔을 때 동갑내기 여사장의 머리카락이 절반은 하얘서 했던 말,
“원래 머리가 그런 거예요, 아님 염색을 했는데 빠져서 그런 거예요?”
“원래 그런 겁니다.”
실은 다른 때에 비해 깔끔해 보이지 않아서 했던 소리다.
“나름 멋이 있네요.”
“전부 빠졌다가 새로 난 머리라 이렇게 살기로 했습니다.”
순간 놀라며
“어디 아팠었어요?”
“네, 암 수술을 두 번 했는데 장기 8개가 없습니다.”
“에궁, 힘드셨겠네요.”
“그래도 위하고 심장이 있으니까 사는 겁니다.”
암이란 말을 들었을 때, 수술을 해야 했을 때, 수술을 마쳤을 때
얼마나 떨리고 기가 막히고 걱정이 되었을까?
그리고 옆에서 봐야하는 가족들은 어땠을까?
평상시 너무 씩씩하고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며 참 좋아 보여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어려움과 사정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며
어쩌면 밝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노력일 수도 있다는 것에 존경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나에 비추어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우치게 되었다.
어제 저녁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며 나에게 주문을 건다.
오늘도 날씨가 흐리고 지역에 따라 소나기가 많이 오겠지만
지난 며칠과는 다르게 확연히 양이 줄어드는 날 이며 내일부턴 햇살도 보일 것이란다.
오늘은 이벤트가 있어 클럽이 Closed하여 골프를 할 수 없는 날인데
하루 쯤 몸을 위해 쉬는 날로 정하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사무실에 앉아 Crew 주급 Report을 점검하며 정리하는 데 다른 때에 비해 문제가 많다.
꼭 Jonas와 한 바탕 할 것 같은 마음에 구름이 잔뜩 낀 하루지만
가능한 다투지 않고 차분히 정리하며 보낼 것을 다짐하며 자료정리를 마쳤을 때
마침 Chris가 다른 날에 비해 일찍 출근했다.
문제의 대부분은 그가 넘긴 Jobs에서 발생하였기에 검토를 하라며 자료를 넘겼다.
Chris에게 넘긴 자료 이외의 것들은 정리해 Jonas 책상위에 놓고는
오늘 전립선 검진을 위한 피를 뽑기로 한 날이기에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Blood work을 마치고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Jonas가 작정한 듯 이것저것을 지적하며 Crew에게 더 지불 할 것을 이야기했지만
그냥 알았다는 말로 대답을 하면서고 속으론 어림도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도 저도 안 되자 Cesar에게 Charged한 Bridge Saw 수리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그건 네가 지적할 일이 아니다. Cesar에게 Slow down해 사용하라고 주위를 줬음에도
따르지 않아 고장 낸 것이다.“라며 말을 잘랐다.
그러자 좋지 않은 말을 하며 화가 난다는 듯이 밖에 일이 있다며 외출 했다.
그걸로 오늘의 상황종료, 하지만 앞으로도 비슷한 잘못을 반복할 것이고
나는 비슷한 대응을 계속하는 상태로 비즈니스는 계속 될 것이 분명하다.
오늘 점심은 박일청 사장과 Tasty 21에서 샤브샤브로 먹고는 사무실로 들어가 수표발행,
퇴근하면서 H-Mart에 들려 고등어와 무 등을 사서 집으로 와선 무를 잘라 말리기 시작,
대구알찌개를 끓이고 고등어김치조림을 만들어 저녁을 먹었다.
딸기와 민트차가 오늘의 후식, 그리곤 금요일 저녁을 편안히 쉬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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