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143일째, 2018년 8월 6일(월) 애틀랜타/맑음
불통전화
나는 전화가 불통되는 것에 대한 불안과 강박관념이 왜 그럴까?
오늘 아침 아해의 모닝콜에 몸을 일으켰고 예의 아침의 Routine대로 준비를 마치고 출근,
아침에 출근해서 잠깐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일하는 사람들 교육 등 일을 시키고 있을
것을 알고 있기에 쉽게 전화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아해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세 번 받지 않을 때까지는 ‘잠시 화장실에라도 갔나?‘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을 땐 일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중인가?‘
또 잠시 기다렸다가 또 다시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을 땐 ‘전화기를 두고 1층에 내려갔나?’
이후론 전화를 받지 않을 땐 ‘무슨 일이 있나?’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면 불안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심장 뛰는 것이 빨라지고 멘붕으로 이어진다.
내가 전화를 걸 수 있는 방법은 네 가지, 카톡,과 Whatsapp, 집 전화와 사무실전화다.
하지만 사무실로는 가능한한 전화를 하지 않는다.
내가 사무실에 도착할 때까지 세 가지를 돌려가며 전화를 걸었지만 무응답,
불안감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사무실에 도착했을 땐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봐야겠다.’는 생각,
하지만 점심시간이라 비서도 전화를 받지 않을 것 같아 점심시간 마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그리고 잠시 뒤 아해로부터 전화가 와서는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미안, 전화기를 2층에 두고 내려가서 일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내가 예상했던 것이지만 ‘나는 왜 전화를 못 받았지?’하며 잠시 통화를 마치고 확인하니
내 전화기가 사무실의 WiFi하고 연결이 되질 않아 Whatsapp으로 온 전화를 못 받은 것이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에궁, 이러다 제 명까지 못 사는 것 아니어?’
스마트폰으로 인해 SNS가 활성화되는 과정에 1:1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카톡, Band, Whatsapp 등이 생기면서 그룹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이전에 Fasebook 등의 자기정보나 활동을 만천하에(서로 주고받기로 한 특정한 곳에)
공개하며 자기를 알리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그룹 채팅방은 조금 더 폐쇄되어
자유로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나름 더욱 솔직하고 사실적인 내용을 공유하게되었다.
나는 3그룹의 그룹방에 가입되어 있는데 첫째가 애틀랜타CBMC, 대학ROTC동기, 애틀랜타ROTC,
그리고 반강제로 가입된 고등학교방 등이다.
하지만 내가 그 방에 글을 남기는 것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주로 그냥 보기만하는 그야말로 눈팅족이다.
대학ROTC동기방이 가장 활성화 되어있는데 한두 동기가 적극적으로 글을 올리며 관리하기 때문,
언젠가 한 명의 동기가 ‘그냥 눈팅만 하지 말고 가끔 어떻게 지내는 지 올리라.’는 부탁을 하기에
나는 사는 지역이 떨어져있고 동기들을 거의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과 삶이 달라
크게 할 말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자 그래도 동기들인데 이해하지 않겠느냐며 종용하였지만
그 뒤에도 가끔 보기만 하다가 경조사에만(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글을 남긴다.
정말 별로 할 말이 없는데다 가끔은 미국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글이 있어
미국에 살고 있는 나로선 편하지만 않는 것도 눈팅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애틀랜타CBMC은 전전 회장이기에 그냥 남아있는 정도로 활동에 대해 멘트를 안 한다.
애틀랜타ROTC 방 또한 모임에 거의 가지를 않기 때문에 역시 눈팅만 한다.
고등학교 모임방, 거긴 영국에 살고있는 Votor Song(왜 한국이름이 생각 안 나지?-
나중에 생각이 났는데 송종원)이 강문수로부터 전화번호를 받아 한 번 통화를 하곤
반강제로 들어가게 되었다.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고등학교 동창들하고 연락을 자주하고 친하게 지내는 데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 50여명 졸업생(전자과) 중 1%도 안 되는 그룹에 속하는
일반적인 동창들과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잘났다는 것이 아니라 졸업하던 해에 4년제 대학에 입학한 유일한 사람이었고
이후에도 전체 중 대학을 입학한 3명 중 한 명, 대학을 졸업한 2명 중 한 명(한 명은 중퇴)
이었으니 삶의 간격이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생각나면서 보고픈 친구가 몇이 있으나 대부분 연락하고 살지 않아 연결할 방법이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연락되는 친구는 강문수가 유일, 하지만 문수도 연락하는 친구가 많지
않고 그나마 자주 하지는 않는 것 같아 나와 가끔 만나도 동창들 이야기는 거의 하질 않으니
더욱 알 길이 없다.
반강제로 그룹 카톡방에 가입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궁금해 몇몇의 동창 사진을 보니
낮선 사람들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기야 대부분의 이름도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지니 얼굴을 모르는 건 더욱 당연?
지난 5월에 한국을 방문하겠다던, 그래서 어쩌면 진얼이 결혼식에 오겠다던 Victor가
한국에 간 것 같고 한 참을 체류할 모양이다.
잠잠하던 단체방에 한 번 모여 골프를 하자는 등의 내용을 활발하게 주고받는다.
오늘 혹시나 하고 다시 들어가 보는 데 이름과 얼굴 알겠는 동기가 한둘에 불과하다.
내가 인간관계를 잘못하고 있는 건가?
아침 일을 마치고 외출했다.
은행에 들려 Deposit, H-Mart에서 쌀과 잡곡류 등을 사고 점심을 사서 사무실 복귀,
점심을 먹고는 잠시 쉬다가 7월 결산자료를 정리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조금 이르게 퇴근을 하면서 TJ-Max에 들려 아해가 필요하다는 비누를 사고
집에 들어와 아해와 잠시 통화를 하는데 많이 고단하다기에 잠시 후 잠자리로,
나는 잠시 쉬다가 대구알찌개를 데우고 호박을 썰어 볶아 무말랭이와 조개젓으로 저녁,
자몽과 카마모일로 입가심을 하곤 저녁을 쉬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천일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일여행 1145일째, 2018년 8월 8일(수) 애틀랜타/맑음 (0) | 2018.08.09 |
---|---|
천일여행 1144일째, 2018년 8월 7일(화) 애틀랜타/맑음, 늦은 오후에 한두 차례 소나기 (0) | 2018.08.08 |
천일여행 1142일째, 2018년 8월 5일(일) 애틀랜타/맑음 (0) | 2018.08.06 |
천일여행 1141일째, 2018년 8월 4일(토) 애틀랜타/맑음 (0) | 2018.08.05 |
천일여행 1140일째, 2018년 8월 3일(금) 애틀랜타/오전/대체로 흐림, 오후/맑음 (0) | 2018.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