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201일째, 2018년 10월 3일(수)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8. 10. 4. 09:08

천일여행 1201일째, 2018103() 애틀랜타/맑음

 

사무실에 출근해 간단하게 일을 마치고 클럽으로 올라가 나갈 준비를 거의 마쳤을 때

전화벨이 울리는 데 모르는 번호라 그냥 받지 말까 하다가 통화를 했다.

"Hello!"

"Hello, Kenny!, I'm Orlando."

"Who?"

"Orlando Ojeda, Sugarloaf Member"

"Ah! Orlando, how are you?"

"Okay, how are you?"

"What's up"

"Do you have partner for Member-Member?"

"No"

"How about me? Can we play?"

"Why not"

"Why not? That's funny. Anyway are you okay with me?"

"Sure"

"You call to pro shop or me?"

"You can call, please"

"Okay"

지난 주 Charles Hall에게 물었지만 이미 Partner가 있다고 해서 이영진 사장을 고려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를 않아 올해도 Member-Member는 포기를 하고

하종구 사장에게 Arrange하라는 통화를 이틀 전에 했었는데 뜻하지 않게 연락이 온 거라

망설임도 없이 "Why not"이라고 했던 Orlando가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5분도 지나지 않아 클럽에서 Member-Member in이라는 이메일이 도착하였다.

운동을 마치고 회사로 향하며 아해와 통화 할 때

목소리가 통통 튀는 게 뭔가 좋은 일이 있는가 봐요?”

아니, 별 거 없는데....”

비슷한 이야기가 두 번 반복하였다.

아마도 포기했던 Event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져 나도 모르게 톤이 올라갔나?

 

오늘 한완희 어머님이 한국에서 돌아가셨단다.

10여일 전 임창재 사장의 환영식을 위해 애틀랜타에 사는 동기들에게 연락하기 전

먼저 연락했던 친구가 완희였다.

그는 추석날에 과테말라로 선교여행을 갔다가 29일에 돌아올 예정인데 위독하신 어머님께

아무 일 없으면 930일 저녁에 나올 수 있겠다는 말을 하면서 과테말라에 가 있는 동안

어머님께 일이 생기만 찬 난감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분간 임 사장 환영식을 미루기로 했다.

그런데 이틀 전 어머님이 위독해 한국에 있는데 그러지 않으려 해도 자꾸 눈물이 난다는

메시지가 와서 동기들 단체 카톡방에 알리자 너나 할 것 없이 위로의 글을 올렸는데

이틀 만에 돌아가신 거다.

가능한 피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언젠가 나도 반드시 겪어야 할 일이기에 남일 같지가 않다.

예전에 밤에 전화벨이 울리면 할머님께 무슨 일이 생긴 것 아닌가 하며 받기를 망설일 때가

있었지만 정작 돌아가셨을 땐 아무도 연락을 주지 않아 모르다 두세 달 지나고 알게 되었다.

아마도 먼 곳에서 가야 할 나를 배려한 작은 아버님의 생각에서 그랬을 것이다.

암튼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바로 받지 않으면 무슨 일 생긴 것 아니야?’하는 걱정이 드는데

완희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것 가슴이 참 많이 아리다.

 

오늘 골프는 18홀을 돌았는데 나와 박 사장은 걷고 닥터 송은 카트를 탔다.

다른 때 같으면 먼저 가시라고 했을 만도 한데 출발하기 전 송 선생님이 다가와

지난 번 클럽챔피언십에서 우승 하셨다면서요?”

축하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오늘 내가 두 분과 같은 시각으로 되어 있는데......”

저희는 걸을 텐데 관계없으시겠어요?”

내심 먼저 가시기를 바라며 한 소리에

나야 한 가지라도 더 배우고 싶은데 잘 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게 영광이지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쑥스럽습니다.”라면서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어 셋이 18홀을 했다.

박 사장과 둘이 걸으면 3시간 40분 정도 걸리는데 셋이 거의 정확하게 4시간, 속도 나쁘지 않다.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9월 결산을 하면서 CPA에 건네 줄 자료를 정리하고 퇴근,

집에 도착해 1시간 다림질을 하였다.

혼자 살면서 한 번 게으르며 꼭 대가를 치러야 하는 데 지난 주 골프바지를 다리지 않아

오늘 무려 9개를 다리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작정을 하고 계란말이를 잘 해보겠다고 시도를 하였지만 노력과 정성을 다한 것에 비하면

그리 나쁘거나 Very Good도 아닌 그저 그렇다고 할 정도로 만족했다.

저녁을 먹고 쉬면서 하루를 되새김을 하며 마무리하였다.

 

암튼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