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322일째, 2019년 2월 1일(금) 애틀랜타/맑음
길라잡이
전에 언젠가 아해를 ‘길벗’이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좋은 소식을 가져다주는 아님 어떤 길이든 함께 걷는 벗처럼 되고파 했었는데
오늘 문득 아해는 나의 ‘길라잡이’가 적절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사람들은 나에게 표정이 많이 달라졌고 Stylish하다는 칭찬을 하곤 한다.
전에는 조금 헐렁한 옷을 좋아했고 그걸 편하게 생각했었는데 좋은 말로 하면 Boxy한 것이다.
“딱 맞게 입다보면 큰 건 입지를 못해요.”라면서 박스팬티까지 지적하여 바꾸기 시작했는데
이젠 헐렁한 옷을 입으면 입을 걸 덜 입은 것처럼 아님 남의 옷 빌려 입은 것처럼 이상하다.
색상은 또 어떤가?
예전엔 어둡고 칙칙한 옷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가능한 밝고 화려한 것으로, 어두워도 밝은 듯한 옷으로 모두 바꿨다.
‘나이 들어 너무 튀는 옷 입는 거 아니야?’하는 근엄함으로 위장하던 내가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는, 그러니까 많은 용기를 내 보는 그런 내가 되었다.
거기다 크게 달라 진 것 몸과 마음에 분노와 짜증이 없어졌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토하듯 화를 내든가 꾺꾹눌러 참다가 한 번에 쏟아내곤 했는데
요즘은 화나는 일이 있어도 하늘을 보며 웃으며 털어내든가 여유의 마음으로 삭혀버린다.
나이가 들수록 근엄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쁘거나 슬프거나 할 때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고
어린아이처럼 뒹굴고 싶은 마음은 가질 수도 없었다.
지금은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징징거리기도 한다.
누군가 나쁜 단어를 사용하면 그러지 말라고 부탁을 하든가 슬쩍 자리를 피하기도 해서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을 부단히 한다.
이러는 모든 게 아해가 내 곁에 있음으로써 된 것이니
아해를 나의 ‘길라잡이’라고 하는 게 아주 적절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오늘은 올 들어 가장 따뜻한 날이라 할 수 있는 날이다.
아침에 사무실에서 일을 마치고 골프장으로 올라가 잠시 책을 읽으며 쉬다가 10시를 조금 넘겨
준비를 하고 Eric과 함께 Pines로 출발하였다.
앞이 Dr. Fang과 Dr. Song 부부 등 넷이었기에 빨리 갈 수가 없어 여유롭게 전반 9을 마치고
Eric은 너무 늦는 가며 집으로 가고 혼자 10번 홀(Meadows 1번 홀)에 갔을 때
앞팀에서 path ture하라기에 지나쳐 1시간 40분도 되기 전 후반 9을 마쳤다.
빨리 걷다보니 집중력은 조금 떨어졌지만 더위 때문에 몸이 흥건할 정도로 땀을 흘렸다.
샤워를 하고 사무실에 들려 몇 가지 일을 처리하곤 퇴근,
혼밥을 하곤 불금의 저녁을 잘 쉬면서 보냈다.
천일여행를 쓰려다보니 오늘이 2월의 첫 날임을 다시금 생각하고 아해에게 갈 날 수를 세었다.
한 참 인줄 알았는데 성큼 다가온 것 같으면서도 아직도 2주나 남았다는 생각에 ‘멀다’는 생각.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내 길라잡이 아해 고마워요, 사랑해....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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