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369일 2019년 3월 20일(수) 애틀랜타/화창

송삿갓 2019. 3. 21. 09:29

천일여행 13692019320() 애틀랜타/화창

 

내 일상이 점점 단순해 지는 느낌이 든다.

매일은 물론 주간이나 월간 단위의 생활도 여행을 가는 것 말고는

하루하루나 1주일씩, 그리고 1개월씩 생각해 보면 틀로 찍어내는 것처럼 단순해졌다.

일단 모임이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없으니 더욱 그렇다.

특히 CBMC 모임은 매력을 잃은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가끔 참가하는 것조차

평소에 거의 잊고 살다가 모임에 가면 잘 지내시냐?”는 물음에

덕분에라는 답을 들으면 멤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로 잊고 살고 있으니

모임에 얼굴 내미는 것조차 할 수가 없다.

박일청 사장은 백의종군때문에 모임에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차마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모임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더욱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ROTC 모임이야 현 회장이 내가 회장할 때 총무로 고생을 하였기에 품앗이처럼 가지만

그 역시도 노령화되고 점점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져 흥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골프장에서 박 사장 혹은 멤버들과 골프를 하면서 즐기는 정도가 외부 접촉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관계를 설명하는 이유는 오늘 연습장에서 Tony Kim을 만났기 때문이다.

예전엔 수요일마다 만나서 골프를 하고 때론 주말에도 만났었고

TPC 소그래스 골프장을 처음 갈 때 함께 간 사람도 치과의사인 Tony였을 정도로

한 때는 수시로 어울리는 멤버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타나질 않았고

그의 부인인 멜리사가 자기 남편과 함께 골프하기를 권하면서도 정작 그는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하며 어쩐 일이냐고 물으니 이제 다시 골프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론 종종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예전에 함께 골프하던 멤버들을 회상하기도 하였다.

오늘도 얼었다며 Frost Delay가 되어 내 첫 시각이 1015, 그러니까 1시간 50Delay.

때문에 혼자 걸었음에도 130분경에 마칠 수 있었고 한두 가지 일을 처리하고 퇴근하였다.

 

저녁으로 해 먹는 메뉴가 한정적이고 월 주기로 보면 어떤 것은 두세 번 먹어야 하고

6년여를 먹었음에도 질려하지 않고 꾸준히 먹는 내 입이 고맙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와중의 오늘 메뉴는 어묵국에 꽁치구이, 그리고 김치다.

차분하게 잘 먹고는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일 아침엔 복부 Ultra sound가 예약되어 있어 오늘 저녁을 먹고는 촬영까지 금식이다.

배가 많이 고프려나?

암튼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