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491일 2019년 7월 20일(토) 애틀랜타/맑음
회사나 삶에서 복잡한 일이 있을 때
누군가와 관계가 흐트러져 마음이 복잡할 때
몸이 고단해 지치거나 힘이 들 때
떡잎에서 새 순이 나오 듯 음악을 들으며 감춰진 감성이 고개를 내밀며
아해를 그리워하게 된다.
그리곤 벅차오르는 마음에 울컥 할 때가 있고
절로 양손을 잡고 마음을 합해 고마움으로 승화될 때
오랜만에 담배를 피면서 머리가 핑 돌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몸에 있는 모든 통증이 천천히 Fade out 되듯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환상이
그 어떤 누구와 어떤 것으로 겨뤄도 이길 것 같은 자신감이
너무 기쁜 나머지 몽환적 몸과 마음이 되는 것에
아해와 함께 너울너울 춤추는 환상에 빠지는 그런 것 말이다.
오늘 골프를 하면서 유난히 힘들었고
긴꼬리의 가오리연이 강한 바람에 이기지 못하고 롤러코스트처럼 주체를 못하는 것처럼
꼴찌의 꼬리를 잡고 아슬아슬하게 버티다 마지막에 역전하는 고전을 했다.
안·박 사장이 골프하는 내내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일부러 져 준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절망에서 탈출하다보니 더욱 힘겨워한 날인데
꼴등한 박 사장이 지불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내려오며 통화를 했고,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는 영상통화를 마치고 혼자 앉아 있는데
그제야 한 숨 돌리며 통화 여운을 음미하며 그리움을 곱씹었다.
안도함이 나를 보듬고 몸의 모든 힘이 빠져나가며 넋을 놓는다.
멍 때리는 데 내 몸 말고는 세상의 모든 것이 아해다.
그래서 좋다.
혼자 있음에도 혼자가 아님에 행복했다.
한 동안 편두통이 없었거나 있어도 하루면 달아나곤 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 이틀인가 아님 사흘인가?
자면서, 아침에 있다가 스트레칭을 하면 사라지는 듯하다가도
살며시 문을 열고 눈치를 살피는 듯
아님 갈까말까를 망설이며 엿보듯 슬쩍 나타나기를 며칠인지 잘 모르겠다.
암튼 어제 하루 종일, 오늘도 하루 종일
해서 어쩔 수 없이 약을 먹었음에도 미열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존재를 알아 달라
칭얼거리며 신경을 쓰이게 한다.
어쩌면 회사의 일 때문에 아님 골프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오늘 아침에 골프하러 가기 전 아해가 준 마른 삼과 찹쌀을 담그고 나갔다.
Drum Stick 한 팩을 녹여 인삼을 넣은 닭죽을 끓인 것은
지난 며칠 힘이 달린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잘 먹고 힘을 내 보자는 각오를 곁들여 잘 끓여 배불리 먹고는 쉬다가 오늘을 접는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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