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754일째 2020년 4월 8일(수)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4. 9. 10:02

천일여행 1754일째 202048() 애틀랜타/맑음

 

운동을 하는 중에 마음이 편치 않은 날이었다.

"PPP 신청하셨어요?“

, 신청했습니다.”

"Approve 받으셨어요?“

아니요, 벌써 받았어요?”

, 어제 신청하고 전에 부행장 하시던 그 누구더라? 지금 행장이요.”

"김화생 행장이요?“

네 신청하고 행장한데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는 사람인데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한 시간 뒤에 담당자로부터 Approve 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래요?”

", 46만 달러 신청했는데 1099는 안 된다며 16만 달러 Approve 받았는데

SBA에서 확정한다네요.“

"나도 김 행장한테 메시지 보내야겠네. 그런데 안 친해서....“

 

2년 전에 SBA Loan Pay off하고 작년에 Line of Credit Close 하면서

더 이상은 은행에 아쉬운 소리 안 할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보니 김화생 행장하고도 부탁을 하거나 받을 일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었다.

김 행장하고는 예전에 커머셜 loan하고 SBA Loan 신청할 때 문제가 되어

많이 만나지 않을 것을 다짐하기도 했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이런 부탁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거다.

그런데 박 사장은 부탁을 해서 한 시간 만에 Approve를 받았다고 하니

나도 메시지를 보내곤 골프를 하는 데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박 사장이 먼저 받았다는 것에 나고 그러고픈 마음에 김 행장에게 부탁을 한 것도

뭔가를 먹고 체한 듯한 그런 몸과 마음으로 골프를 하려니 참 힘들었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안 되면 말지라는 달래는 마음을 수시로 다잡아도

편치 않은 마음이 몸까지 무겁게 만들면서 발걸음은 더디면서 처지기까지 하였다.

그럼에도 잘 놀고 집에 도착해 샐러드를 만들어 점심을 먹고는 쉬는 데

“I'll see."라는 김 행장의 메시지를 받았는데 안도감 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더해졌다.

그래도 내가 은행의 손님인데 부탁을 하는 입장이다 보니 조금은 성의 없는 메시지에

불쾌한 생각까지 들었지만 그래도 내 할 일은 나름 다했다는 것으로 위로를 하였다.

 

그렇게 마음을 정리 했음에도 수시로 이메일을 점검하면서 마음을 다독거리고

이러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질 않는 다는 것을 알면서고 자꾸 그러는 내가 안쓰러웠다.

결국은 순리대로 내 차례가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방향을 잡을 거고

그럼에도 마음은 쓰이고 하는 편치 않은 반복을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잦아질 것으로...

 

오늘따라 기침이 조금 더 심한 게 불안해지기도 한다.

날씨가 더워 꽃가루가 더 날려 그런 것으로 추측은 하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코로나바이러스와 연관짓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걱정을 만들어하는 것도 내 성격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 고치기도 힘들고,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느긋해 진 것은 나이가 든 것과 내 삶의 방법을 달리하며

순간순간 행복을 추구하자는 주문이 제법 먹히고 있음이기도 하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복잡한 마음을 달래며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