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755일째 2020년 4월 9일(목) 애틀랜타/이른 아침/비, 오전부터/맑음

송삿갓 2020. 4. 10. 10:22

천일여행 1755일째 202049() 애틀랜타/이른 아침/, 오전부터/맑음

 

돌려막기

언 듯 생각하면 내가 해먹는 음식(주로 저녁)이 몇 가지를 정해 어제는 저거, 오늘은 이거

내일은 또 저거, 모레는 또 이거 하는 식으로 먹은 것 또 먹고, 먹은 거 또 먹고

하는 식으로 급하게 돌려막기 하는 것 같은데 세심하게 따져보면 그도 아니다.

오늘 만든 대구알찌개는 몇 개월이 지났고 그나마 알찌개는 지난 2월에 끓였던 동태알찌개,

이것저것 먹다가 미루다가 어느 날 먹으려다보니 파란 곰팡이가 피었고 역한 냄새로

버렸던 게 한 달도 훨씬 전이다.

딱 한 번 먹을 양만 끓이지 못하는 것은 양이 적으면 맛이 덜 나기도 하지만

먹고 싶은 것 잔뜩 넣는다며 양 조절을 잘 못해 너무 많이 끓여 서너 번에 나눠 먹어야

하는 양이라 타이밍 놓치면 상해서 음식 버리기 싫어하는 성격에 상해서 버리고 나면

며칠을 끌끌 혀를 차며 앞으론 절대 없다.’고 다짐하지만 그게 잘 안 되는 것...

암튼 가능한 매 끼에 한 가지 이상은 새로 해 먹자는 내 나름의 룰에

있는데 또 만들고 있는데 또 만들다보니 그러한 불상사가 벌어지곤 한다.

~ 두세 달 생각해보면 그게 그거고 해 먹은 거 또 해먹는 돌려막기지만

혼자 해 먹는 사람이 그 정도는 감수하자는 그래서 며칠 단위로 돌려막기 같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해 먹는 것 귀찮아하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라며 나를 다독인다.

 

오늘 PPP 때문에 Metro City Bank Jhonny Lee로부터 기다리던 전화가 왔었다.

신청금액은 16만 달러가 넘지만 이번 정책에 1099는 제외되었기에

직원들 주는 Salary만 계산하면 65천 달러 조금 안 되는 금액이 되는데

그렇게 진행해도 되겠냐는 물음에 이미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망설이지 않고 "Yes."

며칠을 끙끙 앓고 신경 쓰이던 일이 해결되었다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갑자기 모든 고민이 다 사라진 것처럼 마음이 편하고 Clam Down...

 

박 사장과 둘이 치던 골프는 안 그래도 잘 하고 있었는데 이후엔 더 가벼운 마음으로

훨훨 이었고 기분 좋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 그리고 샐러드로 점심...

 

저녁을 먹고는 편히 쉬었다.

어제만 해도 억지로라도 편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잡다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려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을 부단히 했었는데.

나는 내가 마이 굳건하고 웬만한 어려움을 잘 견디는 사람이라고 자부했지만

별거 아닌 것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게... 아니 그렇게 하며 잘 견디는 나라고 하자.

잘 다독이고 의연하게 견디면서 오늘까지 기다리는 은근함도 있었다고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나를 더 사랑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으로 하자.

 

오후에 아해가 잠자리에 들기 전 인터넷을 통해 아해의 블라우스와 자켓을 득템했다.

어제 잠시 보았던 블라우스가 마음에 들어오늘 이야기를 했더니 아해가 좋다고,

거기다 하얀색에 가까운 자켓이 마음에 든다기에 하나를 더해 샀다.

이렇게라도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동안의 소통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했다.

아해는 기분 좋게 잠자리로 나는 잠시 쉬다가 저녁준비를 하였다.

단기 돌려막기가 아닌 장기 돌려막기 음식으로 말이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