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830일째 2020년 6월 23일(화)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송삿갓 2020. 6. 24. 10:19

천일여행 1830일째 2020623()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읽고 나선 당분간 책을 읽지 않을 작정이었다.

소설에 몰입되어 복잡함고 더러운 기분에서 헤어나지 못해 빨리 빠져나가고픈 간절함,

순탄한 마음을 유지하려는 마음을 갈구하며 그런 다짐을 했었다.

거기다 책에 집중하다 고개를 들면 어지럽고 흐릿하게 보이는 세상이 싫어서 이기도 하다.

눈을 쉬게 해 주고 싶다.’는 핑계거리가 책에 눈을 주지 않는 깔끔함을 떨고 싶어서였다.

의외로 몰입에서 쉽게 빠져 나온 것은 한국에 도착해 적응하는 아해를 걱정하느라

아니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책의 내용을 쉬이 흘려버리게 한 것 같다.

그렇다고 아주 잊은 게 아니라 문득문득 갑갑함으로 마음을 조여 오긴 했지만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경우 등 아해를 더 깊이 생각하다보니 사랑이라는 환함이

조여 오는 숨통을 트이게 하여 건너 방에 발길이 닿아 책에 눈길을 주게되었다.

, 이번엔 눈에 피로를 덜 하지만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집을 훑어냈다.

더듬다 멈춘 책 두 권을 손에 잡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방을 나왔다.

[왼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어떤 하루]

 

오늘 골프는 쉬었다.

원래 아침에 무슨 이벤트가 있어 늦은 오전에 티 타임을 잡았었는데 오후에 몇 차례

소나기가 온다기에 생각을 바꾸어 골프할 생각을 아예 접고 잠시 사무실에 가서

몇 가지 점검을 하고 Luis에게 잔소리를 하곤 집으로 내려왔다.

집에 도착해서도 날씨를 점검하며 여차하면 골프장으로 갈 생각을 했지만

다가오는 비구름 사진을 보고 포기를 하곤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책을 읽다가

아주 잠시 낮잠을 자곤 이후엔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샐러드를 만들어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며 오후를 보내는 데 MetroCity Bank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Tommy Barber라는 사람이 Check Cash를 하러왔는데 맞는지

확인 차 전화를 걸어왔는데 처음 듣는 이름이라 잠시만 기다려 달라곤 컴퓨터를 켜서

수표번호를 확인하니 Jonas와 내 Simple IRA를 위해 MetLife로 지난 금요일에 발행

우편으로 보낸 것이었다. 금액, 수표번호 모든 게 맞는 데 Payee만 바뀐 게 이상해

다시 확인을 했음에도 Tommy Barber라는 개인이란다.

그런데 같은 금액의 수표 2장을 발행해 한 우편봉투에 넣어 보냈기에 함께 훔친 게

분명하기에 금요일 발행해 우편으로 보낸 수표 모두(3)Stop Payment하였다.

 

3년 전에는 누군가 내 사인을 도용한 일이 있어 사인을 바꿨는데 이번엔 우리가 발행한

수표에 Payee만 바꾸어 Check Cash를 시도한 것이다. 은행에서는 Account #를 바꿀

것을 제안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문제가 있어 일단 매일 세밀히 검토할 것을

약속하고 종결하였다. 당분간은 매일 인터넷 뱅킹을 통해 점검할 일이 생겼으니

기분은 꿀꿀하다.

저녁 무렵에 은행에서 온 이메일에 오늘 Check Cash를 시도했던 수표 사본이 첨부

되어 있어 자세히 관찰하니 Pyee, 그의 주소, Memo에 있는 내용과 내 서명 또한

위조가 확실하였고 수표에 프린트 된 주소를 확인하니 콘도에서 멀지 않은 곳의

교회였으니 수사를 의뢰해도 잡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늘 마음수련은 ‘7일간의 감사첫째 날을 수행하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

내 주변의 자연,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다 보니 오후에 수표 때문에

가졌던 꿀꿀한 마음은 많이 해소되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