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833일째 2020년 6월 26일(금)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날이 뿌옇다.
오늘 골프는 Harmanprit Kaur(그냥 "Harman"이라고 부르란다.)라는 인도계 여성인데
올 해 대학졸업반으로 어제 박 사장과 내 뒤에서 따라오던 남매였는데 오늘은 남동생이
나오지 않았고 엄마는 접는 의자를 들고 따라다니며 그늘에서 의자를 펴서 쉬고는 했다.
오늘도 지난 번 Raymond Kim과 골프 할 때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는데
그런 와중에도 Georgia State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아버지는 1990년에 엄마는 2년 뒤
인도에서 미국으로 왔단다.
골프는?
나랑 똑같이 White에서 쳤는데 샷 거리는 조금 더 길지만 아주 잘 치는 편은 아닌 게
아마도 많이 연습을 하지 않은 게 분명하고 선수까지의 실력은 아닌 듯...
암튼 9홀을 마치고 MatroCity Bank 둘루스 지점에 들려 Notary Public을 하고
사무실로 들어와 Stop payment자료를 이메일로 보내곤 Christian, Liana를 데리고
미팅, Crew Checks 발행 서명하는 것으로 사무실 일 종료,
Costco에 들려 자동차 Gas, 오이, 바나나 등 몇 가지 채소 과일과 식료품을 사고 집에 도착,
샤워에 이어 점심을 먹고 늘어져 불금을 조용히 보냈다.
“자기야! 손 상해, 고무장갑 끼고 해요.”
예전에 나는 설거지를 할 때 맨 손으로 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해서, 맨 손이 편했고
고무장갑을 끼면 갑갑해서, 맨 손이 편했고
고무장갑을 사는 것도 돈인데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 맨 손으로 설거지를 했다.
아해를 만나고 나서도 자연스럽게 맨 손으로 했는데 보다 못한 아해가 어느 날 했던 말이다.
“자기야! 손 상해, 고무장갑 끼고 해요.”
그럼에도 그냥 맨 손으로 했다.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시작했고
안전하고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 더 열심히 설거지에 인덕션 청소까지 할 수 있었다.
물론 아해의 말을 따른다는 위안이 그리움을 달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오늘 저녁 설거지할 게 적지 않았다.
소고기와 새우, 호박에 버섯, 샐러리를 손질하고 볶았더니 설거지 할 게 많아졌다.
손질한 재료들을 각각의 그릇에 넣으니 그럴 밖에......
식사를 마치고 Sink를 보며 “오늘도 할 일이 적지 않군...”했다.
하기 싫은 건 절대 아니고 그냥 한 참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요즈음 하루 줄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게 저녁을 먹고 난 이후의 일이다.
설거지, 인덕션 청소, 카운터탑 청소, 싱크 청소, 저녁 차 마실 물 끓이기,
아침에 마실 커피 Setting하기, 저녁과 아침에 먹을 약 챙기기, 후식 과일 씻기 등
밥 먹는 시간보다 먹고 난 이후의 과정이 더욱 복잡하고 한 참 걸린다.
오늘은 소고기야채볶음을 할 때 기름이 튀었으니 더욱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다.
“송 선생, 하기 싫은 건 아니지?”
“정말 아니지?”
물론 정말 아니지만 비장한 각오로 [고무장갑]을 끼며 순서를 정하기 위해 머리가 빨리
굴러가는 게 1초에 몇 십 억 계산하는 컴퓨터 같다면 허풍이 센 거겠지?
기름기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리하고 작고 가벼운 것으로부터 시작해 크고 무거운 순서로,
아주 큰 것 들은 씻으면 바로 마른걸레로 닦아 바로 보관한다.
그렇게 한 참을 하다 보니 발뒤꿈치가 아려서 차와 과일 등 후식을 생략.
물론 더 큰 이유는 오래 만에 고기를 먹었더니 배가 더부룩하고 불러 공간이 없을 것 같아...
[고무장갑]을 벗어 케비넷 안쪽에 거는 것으로 부엌일 끝,
바로 의자에 앉아 족욕을 하는 것으로 휴식시간을 갖는데 아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커피를 마시러 스타벅스에 갔다고 하는 데 아마도 나와 통화를 위해서, 운동을 위해서...
커피를 들고 동네의 시장에 가서 떡을 사는 과정까지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천일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일여행 1835일째 2020년 6월 28일(일)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낮에 소나기 (0) | 2020.06.29 |
---|---|
천일여행 1834일째 2020년 6월 27일(토) 애틀랜타/맑음, 오늘도 뿌옇다. 오후 몇 차례 소나기 (0) | 2020.06.28 |
천일여행 1832일째 2020년 6월 25일(목) 애틀랜타/오전/대체로 흐림, 오후/맑음 (0) | 2020.06.26 |
천일여행 1831일째 2020년 6월 24일(수)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오후 늦게부터 간간이 소나기 (0) | 2020.06.25 |
천일여행 1830일째 2020년 6월 23일(화) 애틀랜타/대체로 흐림 (0) | 202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