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188일째 2021년 6월 16일(수) 강화/맑음
자가격리 14일차
오늘도 새벽에 깼다.
약간의 두통, 그리고 집에 인터넷이 되지 않는 게 쉬이 잠을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다.
두통약은 참아 보기로 했지만 인터넷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곤
라우터를 몇 번에 걸쳐 껐다 켜기를 반복해 보았지만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는 것에
전화기를 비행기 탑승모드에서 로밍으로 바꿔야했다.
혹시나 ‘자가 격리자 안전보호 앱’ 작동이 멈추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나친 걱정 때문에 그렇게 했다.
책을 한참 읽다가 다시 잠들었다 어머님의 빠끔히 문 여는 소리에 깼을 때
일어나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라우터가 작동하는지 전화기로 먼저 확인하는 것도
내 성격의 탓이다.
암튼 인터넷은 다시 작동을 잘 하는 것을 확인하곤 몸을 일으켜 어머님이 주시는
콩물에 인삼을 먹는 데 변비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음에 걱정이 되었다.
30여분을 넘게 집안을 걸어도 해결되지 않은 변비의 해결을 포기하곤 잠시 쉬었다.
침대로 가서는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조금 잠잠하던 편두통이 예사롭지 않다.
변비나 편두통 모두가 자가격리로 인한 움직임 제한의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자가격리만 해제되면 잘 해결되는 것으로 마음에 새기며 견뎌보는 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아침을 먹었다.
나름 편한 누룽지를 부탁해 먹은 것은 어머님과 보조를 맞추기 위함이었다.
내가 먹지 않으면 어머님도 건너 뛸까봐서 말이다.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어머님과 수다를 떠는 데 조금 과장된 내 이야기에
어머님은 깔깔대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에서 내일이면 떨어져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많이 덜어졌다.
거의 12시가 되도록 웃고 즐겼으니 족히 3시간은 그러고 앉아 있었던 거였다.
저녁에 둘째와 셋째 부부가 와서는 저녁상이 술자리로 이어졌다.
예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간혹 술자리가 있어도 술을 안 먹는 나는 중간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곤 했었는데 시작해서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킨 건 한국을 떠나고 처음이다.
두 동생이 티격태격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위태하게 보였지만
그건 쓸데없는 내 우려였고 어머님은 수시로 그만마시라는 말씀을 하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늦은 시각까지 많은 병을 비웠다.
그렇게 술자리를 마치곤 한국에 도착해 가장 늦은 시각인 10시를 훌쩍 넘겨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오늘을 마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천일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일여행 2215일째 2021년 7월 13일(화) 아침/애틀랜타/흐림, 오후/애틀랜타/맑음 (0) | 2021.07.14 |
---|---|
화첩기행 3 - 타향의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편지 -김병종 지음 (0) | 2021.07.10 |
천일여행 2187일째 2021년 6월 15일(화) 강화/흐림 (0) | 2021.06.16 |
천일여행 2186일째 2021년 6월 14일(월) 강화/맑음 (0) | 2021.06.15 |
천일여행 2185일째 2021년 6월 13일(일) 강화/맑음 (0) | 2021.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