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의 컬럼과 글

가을이 빨리 오려나 보다

송삿갓 2014. 8. 14. 09:20

가을이 조금 빨리 오려나 보다

강한 햇살이 차가와진 공기를 통과하면서

푸르른 잔디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못해 현기증을 일으킨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듯 몸의 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

 

혼미해지는 정신에 과거의 장면이 스치듯 지나간다.

깊은 바다와 같은 색의 하늘에

조그만 솜들이 흩뿌려 진 듯

몇 조각의 구름이 수를 놓은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조금은 선선한 잔잔한 바람에

손짓하듯 춤을 추는 코스모스

수많은 고추잠자리 흩날리다

흔들리는 촛불 잡듯

가냘픈 다리로 꽃술을 잡는다.

아이에게 선물 주겠다며

내리친 막대기에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다.

그리곤 핀잔을 듣는다.

 

개통되지 않은 고속도로

흰 연기 품어대며 달리는 소독차 쫒듯

가을의 햇살을 품에 안고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나를 이겨보겠다고 힘껏 달리는 아이가

대견스러워 슬쩍 속도를 낮춘다.

나를 앞서며 환호를 한다.

내가 아빠를 이겼다.

 

가을이 빨리 오려나 보다

찬 공기 뚫은 햇살에

길어지는 그림자가

차가운 공기와 어우러져

몸을 움츠리게 한다.

이제야 8월의 중순에 접어드는데

단풍이 들고 낙엽 날리는

가을의 계절은 먼 것 같은데

몸은, 마음은 가을을 맞이한다.

그렇게 빨리 오려나 보다.

가을이······

Aug 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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