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882일째 2023년 5월 11일(목) 애틀랜타/흐림, 오후에는 대체로 맑음

송삿갓 2023. 5. 12. 10:20

천일여행 2882일째 2023511() 애틀랜타/흐림, 오후에는 대체로 맑음

94/83/131

 

내 첫사랑은 당신만큼은 안 되지만 상당히 극적이야.”

그러세요?”

시간이 있으니까 좀 들어봐.”

네 그러시죠.”

내 첫사랑은 대학 1학년 때인데, 음대니까 남학생보다는 여자가 훨씬 많은 거야?”

첫사랑이 대학 1학년 때요?”

. 우리 아래층은 체대인데 주고 남자였는데 음대 근처에 어슬렁거리는 놈들이 많았다.”

그렇군요.”

암튼 1학년 때 한 여학생이 꼭 마음에 드는 거야. 그래서 만나자고 꼬셨지.”

그래서요?”

학교 앞 찻집에서 만났어. 첫 만남인데 거의 5시간을 떠든 거야.”

순간 아해와 개인적인 첫 만남에서 5시간 이상을 떠들었던 기억을 더듬었다.

그렇게 할 말이 많으셨어요?”

뭘 그렇게 떠들었는지 잘 모르지만 하여튼 엄청 오래 떠든 거야.”

그리고요.”

그런데 말이야 다음날부터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거야. 그리고는 못 만났어.

그게 내 첫사랑이야.”

그게 다예요?”

아니지. 나중에 미국에 와서 델라웨어에서 연주를 하는 데 한 친구가

그 여자가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다는 거야. 내 그 사건이 음대 안에서 유명했거든.“

첫 만남이후 못 만났는데 유명했다는 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 사이 뭔 사연이 있겠지라며 물었다.

! 정말요?”

그래서 그 친구한데 만나게 해 달라고 하니 그러겠다는 거야.

해서 다음 날 만나기로 했는데 델라웨어에서 필라델피아까지 2시간 운전해서 가서 만났지.”

극적이네요.”

흐흐, 그렇지? 멋진 모자를 쓰고 나왔는데 남편은 뭐 하냐고 물으니, 열쇠수리를 한다네.

Rock Smith알지?“

. 압니다.”

그럼 넌 뭐 하냐고 물으니 모자 장사를 한다는 거야.”

, 대단하시네요.”

다음에 만나면 더 이야기를 해주지.”

 

아침에 골프장에 도착해 채비를 하는 데 지휘를 하셨다는 곽승 선생이 Starter

나와 있는 게 보여 자동차에 보관 중이던 내 책 한권을 준비했다.

클럽하우스에 가서 Check in과 다음 주 목요일 아침 예약을 하고는 1번 홀로 갔다.

지난 번 끝 몇 홀을 같이 플레이를 했었던 윤·송 언니가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곽 선생이 그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티 샷을 하고 그들에서 다가가니 곽 선생이 두 여성골퍼에게 내 소개를 한다.

저 친구가 시인이래요.”라기에 꾸벅 인사를 하며 다가가 준비한 내 책을 건넸다.

두 여성 앞서 혼자 걸으며 2번 홀 티 박스에 다다랐을 때 오늘도 역시 두 홀 앞에

장 선생 그룹이 퍼팅하는 모습이 보여, ‘오늘도 비슷하게 마치겠다.’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 가는 데 장 선생그룹과 나 사이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부부가 카트를 타고

플레이하는 모습이 보였다.

속도를 유지하며 9번 홀을 마치고 10번 홀로 이동하며 Stater인 곽 선생을 지나치는 데

손짓으로 잠시 멈추라더니 내 시집을 읽고 있는데 첫사랑을 읽으면서 자신의 첫사랑

생각을 했다며 5분 넘게 수다를 떨었다.

얼른 앞으로 가고픈 마음을 누르고 곽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떠나는 데 덧붙여 하는 말.

책이 술술 읽혀 참 맛있게 읽고 있어.”

맛있다는 표현이 재미있다며 10번 홀로 이동해 플레이를 이어갔다.

 

13번 홀을 마쳤을 때 내 앞의 그룹인 한국인 부부가 샷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기에

올라갔더니 앞의 장 선생그룹이 페어웨이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음이 보였다.

먼저 가세요.”라며 앞 그룹의 남자분이 말하기에

앞이 느린데 같이 치시죠.”라고 했더니

아니요. 내 처가 잘 못치고 샤이해서 그러니 먼저 가세요.”

, 감사합니다.”라고는 티 샷을 하고는 앞으로 내달렸다.

15번 홀 티 박스에서 앞서던 장 선생그룹이 티 샷을 마치지 않음이 보이기에

‘Pass true시켜줬으면 좋겠다.’며 내심 기대했는데

그야말로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생각이었다.

곁눈질도 않고 티 샷을 모두 마치고는 어기적어기적 앞으로 가는 모습에

기대했던 내가 잘 못이지.’라며 기다리는 데 잠시 뒤 나를 pass true시켜줬던

부부가 퍼팅을 마치고 다가오는 데 여자 분이 내게로 오더니

내가 못 치기는 하지만 그냥 같이 칠래요?”라고 묻는다.

. 그러시죠.”

내가 워낙 못 쳐서 잘 치는 분께 방해 될까봐 그랬었는데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

, 개의치 마세요. 저도 잘 못 쳐요.”라고는 합류 하게 되었다.

 

16번 그린에서 퍼팅을 마쳤을 때 여자 분이 묻는다.

"은퇴를 하셨어요? 이 시간에 골프를 하기에.“

. Retire했습니다.”

벌써요? 보기에는 은퇴할 나이가 아닌 것 같은데...”

, 저 은퇴 했습니다.”

그렇군요. 부럽습니다.”

 

침묵이 이어지다 17번 홀 그린에서 퍼팅을 마치고는

무슨 일을 했었어요? 비즈니스는 아니죠?”

아닙니다. 비즈니스를 하다 은퇴했습니다.”

나는 65세에 은퇴했는데, 저 사람은 계속 일하고 싶어하고...”

네 저도 60대입니다.”

정말요? 그렇게 안 보이는 데...”

맞습니다. 모자 벗으면 그렇게 보일 겁니다.”라며 모자를 벗었더니

머리카락만 그러네요. 골프장의 남자들 모자 쓰면 10년은 적게 보는 데 다반사니까.

그래도 멋지게 사시네요.“

, 감사합니다.”

그렇게 골프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이동하는 데 여전히 Stater로 있는 곽 선생이

손을 치켜들며 아는 체를 한다.

 

골프를 마치고 병원으로 가서 주사를 맞고는 Costco에 들려 바나나와 아보카도,

건과류와 우유 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니 1시가 되었다.

 

골프장에서 병원까지 30여분, 병원에서 Costco까지 25여분, Costco에서 집까지 15여분

지난 목요일에 이어 오랜만에 1시간을 넘게 운전을 했다.

다른 날은 집에서 골프장까지 편도 10여분, 가끔 집으로 올 때 막혀 12~3분에 비하면

오늘은 긴 시간을 운전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집에서 듣는 거랑 많이 차이 나는 게, 집에서는 다른 일을 하면서 듣는 음악인 반면

운전하면서 듣는 음악은 가끔은 음악에 따라 내 나름 상상을 하거나

가사가 있는 경우 음미하기도 해서 크게 다르다.

골프장에서 병원으로, 병원에서 Costco로 가는 길에 들으며 감정이 일어 그랬는지

Costco에서 집으로 운전할 때는 긴 시간은 아니지만 깊이가 더해져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볼 사람이 없으니 참거나 닦지도 말자며 흘렸는데 묘한 기분이 들다 마음이 개운해졌다.

나도 모르게 보고프다.’하는 생각을 했는데 눈물을 흘리고 나니 후련해졌음이다.

그래서 좋았다는 의미다.

 

어제와 같은 걸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쉬면서 오후시간을 보냈다, 멋지게....

저녁을 잘 차려 먹고는 쉬다가 아해와 통화하는 중에 안경 Frame한 개를 더 샀고

통화를 마친 후 낮에 운전하면서 느꼈던 감정 보고프다를 음미하며

올드 팝송을 듣다가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 운동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병원과 Costco에 무사하게 잘 다녀 온 것에 감사하며

아해와 통화를 한 것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